J Eng Teach Movie Media > Volume 24(1); 2023 > Article
영어 교육에서의 세계시민성을 위한 미디어 콘텐츠 연구: 다큐멘터리 나란히: 한국의 고아에서 세계 속으로를 중심으로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analyze the contents of the documentary, Side by Side: Out of a South Korean Orphanage and into the World (Glenn & Julie, 2018), as a form of media content for global citizenship education, and to examine the validity of its utilization. This documentary proposes an improved awareness of transnational adoption and a new awareness of the issue through creative directing and innovative screening methods. Utilizing media contents such as documentaries, students objectify social issues and materialize the recognition of problems and their solutions independently. This can be used as an effective approach to improve global citizenship in English education targeting the MZ generation who are actively open to media and digital environments. Above all, watching Side by Side: Out of a South Korean Orphanage and into the World and discussing the adoption discourse will be an opportunity for students to develop their multicultural sensitivity and learn the virtues of being human. Furthermore, it will find whether this documentary is appropriate for practicing the core areas of global citizenship and global citizenship education presented by UNESCO (2015) and could be considered a basic study for future English class design and learning outcomes.

I. 서론

이 연구의 목적은 한국계 해외 입양인의 삶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나란히: 한국의 고아에서 세계속으로(Side by Side: Out of a South Korean Orphanage and into the World, Glenn & Julie, 2018)에 나타난 해외 입양인의 상실과 정체성 그리고 모국에 대한 입장을 분석하여 미디어에 익숙한 대학생들의 세계시민성 함양을 위해 영어 교육 콘텐츠로써의 활용 가능성을 살펴보는 것이다.
Side by Side1는 한국계 해외 입양인 감독인 글렌 모리(Glenn Morey)와 그의 아내 줄리 모리(Julie Morey)가 2018년 프로젝트 형식으로 제작한 다큐멘터리이다. 모리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자신은 입양 가족의 사랑을 받으며 성장했지만, 어느 순간 자신이 가족을 닮지 않았으며 입양 가족의 역사에 속할 수 없음을 깨닫고 자신의 정체성을 규명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MacDonald, 2020). 이 다큐멘터리가 한국계 해외 입양인들에 대한 특별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목을 받은 이유는 작품을 연출한 감독에서부터 등장한 화자들 모두 한국계 입양인들이라는 점으로 그들이 전달하는 사실적 네러티브의 진정성과 더불어 최신의 미디어 플랫폼 기술을 활용한 창의적 시도가 주요했기 때문이다. Side by Side의 이야기는 모국과 입양국 사이에서 경험한 이중적 정체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동시에 희생을 초월한 세계시민의 존재적 타당성을 다루고 있다.
해외 입양인들에 대해 정서적으로 집단적 죄책감을 가진 한국 사회는 입양인들에 대한 영화나 다큐멘터리에 대중의 관심이 많은 편이다. 국내에서 제작된 다큐멘터리와 영화는 해외 입양인의 비극적 삶을 다루거나 생모를 찾기 위해 한국을 찾는 고국 방문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다소 감정적으로 치우칠 가능성이 있는 스토리텔링은 콘텐츠가 환기하는 해외 입양인에 대한 사회적 시사점을 놓칠 위험이 있다. 또한, 전 지구적으로 초국가적 다양성이 휘몰아치고 있는 요즘 순혈 민족주의 유감이나 반성만으로 해외 입양인을 대하는 것은 시대적으로 적절하지 않다. 이제 해외 입양인들은 성장하여 반백 살이 넘거나 장성한 성인으로 과거 국가와 기관의 목소리가 전부였던 초국가 입양에 대해 그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고 있다. 그들은 해외 입양아로 불리는 것을 거부하면서 해외 입양인 모임을 통해 입양제도의 실질적 개선과 입양인의 권익과 보호를 위해 국제적으로 연대하고 있다.
입양과 관련한 연구는 다문화주의, 디아스포라, 초국가적 이주, 인종 간 입양에 있어 경계인으로서 실존의 양상에 대한 것이 주요한데 그 배경에는 초국가 입양인들이 성장하며 모국과 입양국 사이에서 경험한 갈등과 인종, 문화적 특징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Kim(2007)에 의하면, “미국은 전 세계 초국가적 입양 역사에 있어 가장 큰 입양국으로 2001년 이후에는 연간 20,000명 이상의 초국가적 입양이 행해지는 국가이다”(p. 527). 초국가 입양인에 관한 연구의 타당성에 대해 리사 로우(Lisa Lowe)는 미국에 이주한 다양한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경험하는 “문화적 다양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아시아에서 태어났으나 미국인의 가정에 입양되어 미국 문화의 배경에서 미국인으로 교육받고 성장한 아시아계 입양인이야말로 기존의 모델 마이너리티가 가진 고정관념에 새로운 개념을 부여할 가능성을 가진 그룹이라는 것이다(Lee, 2015, p. 2011에서 재인용). 이와 같이 초국가 입양인을 모델 마이너리티의 전형성에서 분리하고자 하는 것은 마이너리티 정의에서 한층 더 타자화 된, 즉 이들이 가진 출생과 성장의 타자화 특징 때문이다. 한국 사회도 다르지 않다. 1980년대부터 가속화되어온 우리 사회의 초국가적 이주는 배타적 민족주의와 순혈주의에 지속적인 질문을 던짐으로써 기존의 개념과 질서에 균열과 변화를 일으켜왔다. 오랜 세월 국가적 자부심으로 다져진 민족국가 신화는 유입된 다양한 이주자들로 무의미화 되어가고 있다.
세계가 다원화, 다문화 과정을 거듭하는 동안 세계시민 콘텐츠도 다양해졌으며 이에 따른 세계시민성에 대한 정의에 대한 논의와 교수학습법 개발 등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기존의 교육들은 다문화나 국제문화를 소개하는데 그쳐 “교육적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많지 않았다”(Seo & Kim, 2013, p. 380). 앞으로의 세계시민교육은 “소수자적 체험의 본질적 속성을 확인하고 그러한 보편적 체험을 발생시키는 맥락을 비판적으로 분석할 수 있으며, 이를 교육적으로 승화”(Seo & Kim, 2013, p. 380)시킬 노력들이 필요하다. UNESCO(2015)가 제시한 세계시민성은 인류 공동의 보편의 가치를 바탕으로 국가를 초월한 소속감과 연대감을 갖고 보편적 가치에 기초한 다원성을 존중하여 자신과 타인, 그리고 환경을 포괄적으로 이해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유네스코의 세계시민교육의 핵심 영역은 인지적 영역, 사회∙정서적 영역, 행동적 영역으로 나눌 수 있는데 영화와 다큐멘터리와 같은 세계시민 미디어 콘텐츠는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으며 다음과 같은 학습적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초국가 입양인의 다큐멘터리를 통해 학습자는 첫째, 지역, 국가, 세계의 이슈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고 이해할 수 있는 인지적 영역을 발달시킬 수 있다. 둘째, 인권에 기반을 둔 가치와 책임을 공유하며 보편적 인류라는 소속감을 경험함으로써 차이와 다양성에 대한 존중 및 공감, 연대의 태도를 익힐 수 있는 사회∙정서적 영역의 학습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셋째, 학습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세상을 위해 지역, 국가, 세계 차원에서 필요한 행동을 실천하기 위한 동기와 의지를 기를 수 있다. 이번 연구는 비교적 최근의 다큐멘터리 작품을 연구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초국가 입양의 현재를 확인하고 세계시민주의에 기반한 우리의 다문화 감수성을 높일 수 있는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또한, 영화와 더불어 실제적(authentic) 영상 학습 자료인 다큐멘터리는 “EFL/ESL 영역에서 실제적인 자료가 학습자의 인지적, 정의적 측면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Kim & Lee, 2020, p. 2에서 재인용). Kim과 Lee(2020)에 따르면, 실제성을 가진 영상 자료는 “학습자의 영어에 대한 동기와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물론이고 학습자의 수업 참여를 활성화 시켜준다. 또한 영화는 볼거리를 다양하게 제공하기 때문에 학습자의 시선을 끌기 쉽고, 현실과 비슷한 상황을 보여줌으로써 학습자로 하여금 해당 영화에 몰입되게 하거나 감정이입이 나타나게 하기도 한다” (2020, p. 2). 이와 같은 영어교육 과정을 통해 영어 의사소통능력의 향상은 물론 수업 콘텐츠가 제공하는 문화 지식에 대한 인지적 능력도 자연스럽게 높일 수 있을 것이다.

II. 미디어 콘텐츠와 MZ세대

미디어 교육의 비평가 데이비드 버킹엄(David Buckingham)은 미디어 텍스트는 여러 종류의 ‘언어들’ 혹은 의사소통의 다양한 형식이라고 할 수 있는 시각 이미지(정지된 이미지 혹은 동영상), 오디오(음향, 음악 혹은 말), 그리고 문자 언어를 결합하기 때문에 미디어 교육은 단지 문자에만 관련된 것이 아니라, 이미지와 소리의 상징적 체계와 관련하여 광범위한 능력을 기르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한다. 이런 능력은 종종 리터러시(literacy)라는 형식으로 부르는데, 특히 현대사회에서는 ‘미디어 리터러시’를 갖추는 것이 전통적인 의미의 텍스트 리터러시를 갖추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주장한다(Buckingham, 2003/2004).
미디어 교육은 미디어에 관하여 가르치고 배우는 것과 더불어 미디어를 통해 재현되는 이미지와 표상들에 대해 비판적으로 해석하는 능력, 즉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을 가르치는 것을 말한다. 코로나 팬데믹의 장막이 서서히 걷히고 교육현장에서 느끼는 것은 불과 몇 년 전과 비교해 학생들이 새로운 디지털 콘텐츠의 활용에 더욱 능동적이며 미디어 콘텐츠에 즉각적인 반응을 보인다는 점이다. 오랜 비대면 강의에 익숙해진 측면도 있겠지만, 이른바 MZ세대로 불리는 전 지구적으로 트렌드와 이슈의 중심에 있는 그들의 특징과도 관련이 있다.
MZ세대는 최초의 글로벌 세대이자 인터넷 시대에서 성장한 밀레니얼 세대(1981년-1995년)와 어릴 때부터 인터넷과 휴대용 디지털 기술에 접근하여 성장한 “디지털 원주민”이라고 불리는 Z세대(1996년-2010년)의 합성어이다. 현재 대학생들은 MZ세대에 속하는데 이들은 스크린 타임으로 인해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세대로 인식되기도 한다. 미디어 콘텐츠를 학습자에게 접근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비평가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비평가 닐 포스트만(Neil Postman)은 아동기의 상실(The Disappearance of Childhood)에서 “아동기라는 개념은 인쇄 미디어의 창조물로 TV와 같은 뉴미디어가 아동기의 본질을 파괴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문자를 읽고 쓰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오랜 학습과 연습이 필요하지만, TV를 읽고 해석하는 데에는 특별한 학습이 필요 없다면서 TV는 “모든 것을 폭로하는 매체”라고 지적하고 있다(Postma, 1994, Buckingham, 2003/2004, p. 43에서 재인용).
MZ세대들은 스마트폰, 태블릿과 같은 기기를 통해 메타버스 공간에서 아바타로 살아가기도 하고,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SNS에서 텍스트보다 색채와 이미지를 선호하는 특징을 보인다. 그들은 전자상거래 성장의 일등공신이기도 하며, 가장 즐기는 여가활동으로 YouTube 시청이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며, 넷플릭스 구독도 TV보다는 모바일을 통해 즐긴다. 또한, MZ세대의 커뮤니케이션 고유 특성에 관한 연구를 참고하면 MZ세대가 베이비붐 세대나 X세대와 비교해 새로운 디지털 기술의 능숙성과 새로운 콘텐츠 선호도에 대해 유의미한 통계적 차이를 보인다(Shon 외, 2021). 이 연구에 따르면 MZ세대는 태어나고 자라는 시점에서 이미 인터넷과 컴퓨터에 익숙하고 모바일 디바이스 등의 사용이 자유로운 디지털 원주민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MZ세대는 학창시절에 이미 컴퓨터를 생활화했으며, 컴퓨터와 인터넷을 기반으로 멀티태스킹이 가능한 영상 기반 커뮤니케이션으로 이동한 세대라고 할 수 있다. 특히 Z세대의 스마트폰 이용률은 92.7%로 매우 높은 편이며, 이 세대 중 90.8%의 비율이 동영상 콘텐츠를 주로 YouTube에서 스트리밍 방식으로 시청하는 경향이 있다. Z세대는 다른 세대와 비교해서 SNS에서의 영향력이 큰 것이 특징이다(Shon 외, 2021, p. 206). MZ세대들에게 미디어는 엔터테인먼트의 도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환경이자 소통의 창구이다. 수업에서 미디어를 활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미디어 테크놀로지, 콘텐츠의 텍스트성, 학습자의 수용성 등이 다면적이고 복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러한 이유로 사실 전달이 우선이 아닌 심리적 뉘앙스와 문화적 코드를 이해해야 하는 인문 미디어 활용 수업에서는 콘텐츠 선정이 더욱 중요하다.

III. 다큐멘터리 Side by Side 분석

지난 2018년 미국의 Social Justice Film Festival에서 Gold Jury Prize를 수상한 작품은 한국계 미국인 감독의 다큐멘터리 Side by Side였다. 한국계 해외 입양인을 소재로 하고 있는 이 작품은 수상과 동시에 여러 영화제에 공식 상영작으로 초청이 되었고, 해외 입양인 이슈에 대해 감각적인 연출로 새로운 시선을 보여준 것이 화제가 되었다.
Side by Side는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100인의 한국계 해외 입양인들이 들려주는 지난 60여 년의 한국의 해외 입양에 대한 생생한 증언의 기록이다. 모리 감독 부부는 이 작품의 제작을 위해 2013년 9월 24일 서울에서 촬영하기 시작해 2015년 11월 20일 호주의 멜버른(Melbourne)을 마지막으로 7개국 16개 도시에서 6개 언어로 100명의 한국계 입양인들을 인터뷰했다. 인터뷰 대상자로는 18세에서 70세 사이의 입양인과 입양되지 못한 채 보육원에서 보호 종료된 나이든 고아들이었다. 모리 감독이 처음 이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된 계기는 다인종영화제에 참가하면서 만나게 된 필리핀계 이민자 모녀의 솔직한 이야기에 감동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1960년 생후 2주 만에 보육원에 버려져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미국으로 입양되었던 자신의 삶이 이들 이민자 모녀가 당한 인종차별과 새로운 땅에 정착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것과 많이 닮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후 그는 “자신의 뿌리(origins)와 화해하고 입양에 대해 오랫동안 잠식되어 있던 감정을 대면하기로 결심”한 후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되었다. Side by Side를 통해 그는 “그를 형성한 서로 다른 유산과 대면하고 화해할 수 있는 방식을 발견하게 되었다”(MacDonald, 2020)라고 말한다.
모리 감독이 멀티미디어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소개하고 있는 Side by Side는 프로덕션 및 미디어 테크놀로지가 집약된 프로젝트이다. 우선 다큐멘터리에 등장하는 각자의 화자는 특별한 연기요청을 받지 않고 시간 순서에 따라 자신의 입양에 대해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며 말하기 시작한다. 100개의 이야기는 거의 촬영된 영상 전체로 제공이 되며, “명료성(clarity), 쓸데없는 반복(redundancy), 그리고 실수(mistakes)”에 있어서만 편집이 되었으며, 편집의 가장 우선순위는 “화자가 의도한 이야기를 온전하게 보존”하는 것이었다(side×side, n.d.).
We did not seek to insert ourselves, as filmmakers, into their truth. In this, we were absolutely determined. That is why every participant was filmed in exactly the same way, on the same neutral background, with the same lighting and composition. We asked every participant to respond to the same four questions, in order to organize their narrative chronologically: (1) Tell us about your origin; (2) tell us about your adoption or aging-out; (3) tell us about how you grew up; and (4) tell us about the years when you became an adult, up until now. Occasionally, we asked a follow up question, for clarification or expansion. (side×side, n.d.)
이처럼 촬영된 100개의 인터뷰 영상은 온라인 비디오 설치(online video installation)형식으로 웹사이트에서 스트리밍 되었다. 모리 감독은 멀티스크린 환경과 플랫폼 간 통합(the multi-screen environment and crossplatform integration)을 강조한 미디어 콘텐츠 프로젝트를 기획했기 때문에 기존의 영상의 길이에 개의치 않고 다양하게 열러 있는 플랫폼-온라인 웹사이트 스트리밍, 단편영화 상영, 뉴욕 타임스(New York Times) Op-DOCS2 그리고 YouTube-의 형식에 맞춰 각색해 상영했다. 특히, 뉴욕 타임스 Op-DOCS에서 상영된 영상은 16분의 미니멀 영화로 새롭게 각색되어 Given Away(Glenn & Julie, 2019)라는 새로운 제목으로 상영되었다. 이 영상은 1주일 이상 상위 10위 자리를 지키며, YouTube에서는 300,000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MacDonald, 2020). 또한, 같은 해 Side by Side를 서울과 뉴욕에서 멀티스크린 비디오 아트로 상영하여 해외 입양인의 스토리텔링을 영상미학 예술로 확장하는 시도를 했다.
Side by Side의 다양한 상영 플랫폼의 활용이 해외 입양인에 대한 이슈에 대해 젊은 세대들의 공감을 얻는데 적중한 결과는 미셸 마페졸리(Michel Maffesoli)의 ‘신부족주의’(Neo-Tribalism)를 연상하게 한다. 그는 “전통적인 ‘국가’나 거대 구조는 해체되어 가는 한편, 사람들의 삶의 방식은 취미나 여가 등의 선택적 친목 그룹 혹은 감정적 공동체를 중심으로 편성되어 가는 변화의 모습을 의미한다”(Jang, p. 56)고 말한다. 이제 인류는 문화, 스포츠, 성(性), 종교 등 다양한 관심사에 따라 불규칙하게 재편되는 소집단에 속하는 것으로 소속감을 느낀다. 요즘 세대들은 자신의 신념과 선호도에 일치한다면 세대를 초월해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으며, 참여의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면 낯선 군중 속에서도 챌린지의 일인이 되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감독은 작품을 전통적인 방식으로 상영도 하지만, 사회적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인터랙티브 오피니언이 적극적으로 파생할 수 있는 디지털 기반의 MZ세대라는 부족 속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가지고 들어갔다. 누군가에게는 아주 생소하고 이질적인 삶의 이야기도 다양한 목적과 관심사에 열러 있는 집단에서는 그들과의 상호작용이 극대화되리라 판단했던 것이다. 또한, 신부족주의식의 다양한 소집단이 존재하는 반면 그들의 관심사가 아닐 때는 대중과 작품과의 대면조차 어려운 요즘 감독은 상영 채널을 다각화하는 방식으로 대중들에게 해외 입양인의 목소리를 전달하고자 했다. 이처럼 Side by Side는 수용자의 니즈와 취향을 고려한 다양한 플랫폼에서 생산된 콘텐츠이다.
특히, 미디어와 디지털 콘텐츠가 장르를 초월하고 있는 최근에는 미디어 콘텐츠가 텍스트의 영역과 혼용되거나 오히려 통합적 장르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다큐멘터리와 같은 미디어 콘텐츠를 세계시민주의 문화 콘텐츠로 수업에서 사용할 때 기대할 수 있는 가장 큰 효과는 비주얼 텍스트에 익숙한 학생들에게 낯선 스토리텔링을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미디어 콘텐츠는 “지각하는 당사자가 의식적으로 형식의 효과에 주목하지 않아도 스토리텔링을 통해 자동적으로 감성적 영향을 마주치게 구성”(Park, 2010, p. 16)되어 콘텐츠와 수용자 사이의 상호작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때 주의할 사항이 있다. Side by Side와 같은 다소 감정 이입이 쉬운 미디어 콘텐츠는 자칫 감상에 흐르기 쉬워 비판적 미디어 리터러시의 능력을 소실할 가능성이 있다. 베르톨트 브레히트(Bertolt Brecht)는 ‘소격효과’(Verfremdungseffekt)의 정의를 통해 “영상물과 수용자 사이에 거리를 두고 작품을 비판적으로 감상하게 할 필요가 있다”(Park, 2010, p. 16)고 말한다. 따라서 Side by Side를 수업에서 활용할 경우 현실적인 입양 담론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서는 학습자와 작품 사이에 거리를 두어 객관화 하는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Side by Side는 마치 해외로 입양되는 아이가 공항으로 향하며 마주했던 한국의 이미지를 기억 속에서 꺼내 보이는 몇 장의 흑백사진으로 시작한다. 한국을 떠나기 전에 저장된 파편적이지만 유일했던 기억들이 흑백의 장면으로 이어진다. 도로 너머로 보이는 갯벌과 바다, 한창 산업화와 도시화 속에서 회색 빛 아파트 단지들이 보인다. 곧이어 고아인 듯한 아이들이 입양 가족의 나라로 가기 위해 비행기에 오르는 모습이 영상에 담긴다. 내레이터는 “inter-country adoption as we think of it today started in South Korea(오늘 우리가 생각해 볼 초국가 입양 이야기는 한국에서 시작되었다)”라고 말한다. 3분여간의 도입부 설명이 끝나면 바로 첫 번째 입양인의 모습이 화자로서 영상의 중앙에 클로즈업된다. 화자는 상반신의 모습만 보이고 화자의 말은 영어자막으로 처리된다. 화자의 감정을 강조하기 위해 이따금 페이드-인, 페이드-아웃 되는 음향효과 외에는 음악 장치라고 할 어떤 것도 삽입되어 있지 않다. Side by Side는 총 아홉 명의 입양인 화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한 사람의 전체 이야기가 한 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아홉 명의 이야기들이 서로 뒤섞여 있다. 이들 중 여성은 일곱 명, 남성은 두 명이었으며, 대부분 영어를 사용했고, 불어와 네덜란드어, 스웨덴어를 사용하는 화자도 있었다. 출연한 입양인 모두 개인생활 보호를 위해 익명으로 출연하였으며 신분은 공개되지 않았다.
모리 감독은 화자들에게 자신들의 입양 경험에 대해 이야기할 때 특별한 개입을 하지 않았다. 대신, 다음의 네 가지 사항 “출신 배경,” “입양 혹은 고령화(비입양인) 과정,” “성장,” “현재의 삶”에 대해 시간순으로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알려주었다. 그리고 40여 분의 영화로 편집할 때에는 아홉 명의 이야기는 서로 뒤엉켜 누구의 이야기인지를 구분하는 것이 무의미하게 느껴지고 그들의 이야기는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입양인 디아스포라의 하나 된 목소리로 들린다. 다큐멘터리를 보다 보면 처음에는 낯선 이방인의 은밀한 개인사를 호기심으로 엿보는 기분이 들다가 어느새 가족과 사회, 그리고 역사로 확장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앞서 미디어 콘텐츠의 활용에 있어 브레히트의 소격화를 예를 들어 냉철한 비평을 위해 관객과 콘텐츠 사이에 거리 두기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해외 입양 이슈는 역사적으로 한국인에게 내재한 정서가 있어 브레히트의 ‘낯설게 하기’가 까다롭다. 그러나 Side by Side는 한국계 해외 입양인에 대해 다루고 있지만, 초국가 입양은 전 지구적으로 행해지고 있는 일이며, 미국에서 제작되었다는 점에서 작품의 주제를 한국 내로 제한해서는 안 된다. Side by Side는 입양으로 인한 분열된 정체성과 혼돈의 성장기에 대한 것이지만, 이것으로 인해 자신의 삶을 포기하거나 모국과 생모에 대한 원한이 그들의 현재나 미래를 대체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나 입양인들의 삶의 여정은 출생에서부터 시작된 이별과 상실, 그리고 입양과 정체성의 혼란에 대한 것이 많았고, 생부모와의 재회가 화해와 치유가 되지 못한 입양인들의 고백도 있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다큐멘터리는 한 사람의 영상을 주제별로 분리한 후 제목 없이 서로 연결해 이어 붙였다. 구체적인 분석을 위해 영상에 등장하는 화자들에게 각각 이름을 붙인 후 산재된 이야기를 각각의 화자에게 모아주었다. 문서로 정리한 스크립트는 A4용지의 약 9장의 분량이었으며 아홉 명의 대사량은 조금씩 달랐다. 그들의 분절되었던 이야기가 모여 약식으로나마 입양인 개인의 회고록이 되었다. 출신(origin), 입양(adoption), 성장(growing-up), 성인이 된 이후의 현재의 삶(the years when you became an adult, up until now)에 대한 아홉 명의 입양의 역사는 다음과 같다.

1. 출신과 입양

I don’t know how long I lived in Korea, but I was adopted when I was 18 months old. (...) The story I had been told was that I was probably born to a mixed couple, that is, a Koran mother and an American soldier. (...) that you were a child born of adultery. So, you grew up with your mom and her husband. And when the husband discovered that you were not his child but the child of an American soldier, instead of quietly dropping the baby off at the orphanage, as the other children were, the story goes that he threw you out of the car in front of the orphanage.” It seemed so violent and inconceivable for me, a new young mother, that I wanted to set this aside, in a small locker. And in the following years, I always. I had flashes coming to me of this unspeakable act. I was shocked. But at the same time, I wanted to forget it. But I couldn’t. (여자 A, Side by Side)
What I know from my adoption papers is that, when I was born, I was the youngest out of five daughters. And my parents couldn’t afford to keep me because they needed a son. (여자 B, Side by Side)
When you’re abandoned in a public place, and there’s record, there’s no identifying information-my birth mother or father. nobody left a note, or some mothers would pin their child’s birth date to their coat or something and try to just leave a little crumb. I had no crumbs. When you have no crumbs, I think I’ve always had very low expectations in thinking that I could find any biological family. (여자 D, Side by Side)
The other thing that I’ve learned through my research is...my mother would have been a gijichon, which is essentially a military prostitute. There were thousands-thousands of them in Korea. This is post-war Korea. Essentially, if women didn’t work on the base, they worked on their backs, and my mom did the latter kind of work. My understanding is, within that military camp town culture, you had women who... served either white soldiers or black soldiers. Clearly, my G.I. dad was white. I learned that or I was told that he had rotated back to the US before I was born. Probably had no interest in me. I mean that was the case with thousands of us mixed-race children who were born in Korean, and there were indeed thousands of us. In fact, we are the reason international adoption from Korea started. It was basically to purge the country of its human refuse. You know the mixed-race kids that were born to the gijichon, and the G.I.s that were there at the time. (여자 G, Side by Side)
입양 담론의 학자이자 임상 심리치료사인 Verrier(2003/2013, p. 43)는 입양인에게 “입양은 사실상 트라우마 경험”으로 대부분의 입양인들은 이 경험에 대한 감정을 부정하거나 억누르며 살아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누구도 그들의 감정을 인정하거나 가치 있게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많은 입양인이 입양 기록을 가지고 있지 않거나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상당하다. 아이를 포기하는 한국의 생부모는 한국의 흔적을 자세히 남기고 싶지 않을 테고, 입양 가족은 한국에서의 기억을 아이에게서 삭제하고 싶어 한다. 생부모는 친권을 포기하고 아이에 대한 부모의 법적 지위를 모두 입양기관과 양부모에게 위임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아이에 대한 정보는 누락되거나 삭제된다. 혹은 기관 중심 편의를 위해 거짓으로 수정되기도 한다. 친권을 포기하는 절차는 초국가 입양을 위한 선결 조건이지만, 이 과정은 “입양인 당사자와 생모의 “사회적 죽음”을 의미하며 출생국가에서의 입양인의 사회적 정체성과 가족 상황을 모두 삭제하는 과정을 거쳐서 “법적 고아”(legal orphan) 상태가 되어 야만 초국가 입양이 가능”(Lee, 2015, p. 210)해진다.
한국인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입양단체는 홀트아동복지회이다. 홀트아동복지회는 한국에서 시작되어 이후에 세계 여러 나라에 지사를 둔 다국적 기업으로 성장했다. 한국으로 귀환한 해외 입양인으로 입양인 권익 보호 운동가이자 영문학 작가인 Trenka(2010, p. 43)는 한국의 해외 입양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며 “홀트아동복지회의 대부분 수익금은 입양에서 나오며, 기금모금 활동과 투자에서 얻는 금액은 얼마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들은 “입양수수료,” “(입양아)교통비,” “관광비,” “입양인 서비스”의 명목 등으로 수익금을 벌어들이며 “매년 50만 달러가 넘는 금액을 기독교 록 밴드 활동비로 사용하여 전 세계에서 공연을 펼치며 입양사업을 홍보하고 홀트아동복지회의 긍정적인 이미지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다”고 주장한다.
홀트아동복지회가 한국에서 입양사업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전쟁 직후 늘어난 고아와 가난하고 궁핍한 삶도 있지만 순혈 민족주의에 대한 자부심과 아들을 선호하는 가부장 중심사회의 특성과 무관하지 않다. 특히, 기지촌 여성에게서 태어난 혼혈 입양인은 여성/입양인/혼혈유색인종으로 다층적 타자로 억압받고 있다. 혼혈여성 입양인은 모국에서도 유기되고 입양국에서도 젠더, 계급, 인종적으로 가장 소외당하는 계층으로 삶의 생존을 위해 처절한 저항이 필요하다.

2. 성장

아홉 명의 입양인들은 서로 다른 입양배경과 이유가 있지만, 입양인으로 살아가면서 경험한 일 중 공통적으로 고백하는 것은 인종차별과 정체성에 대한 문제이다. 정체성에 대한 문제는 어린 시절 입양가정 내에서 시작되기도 하고, 학교와 사회생활을 하면서 겪는 문제가 되기도 한다.
I couldn’t really relate to my physical body either. I would, since I was a young child, stand in front of the mirror and look myself deep in the eyes and ask, “Hello, who am I? Is there someone in there?” until it became so intense that it transformed into fear, a sort of death anxiety, like when you watch a scary movie and it’s way too creepy. But I would still do it quite often. (여자 B, Side by Side)
I feel that that’s the main thing from my childhood just being very self-conscious, and hating mirrors, and hating the way I looked. I have this memory of staring, in front of the mirror, at home in the bathroom. I would have been about four or five. I was trying to pinpoint trying to intellectually figure out exactly what features made me look different. I didn’t realize it was just the combination of all my features. I was also experimenting with putting talcum powder3 on my face, which is like pure white. I thought that, yeah, maybe it was my skin color that made me different. I think back and feel sad about that little girl who was doing that and struggling with her appearance in such a way. (여자 C, Side by Side)
I grew up in the Netherlands feeling I really was a Dutch girl and, as I said before, had blonde hair and blue eyes. Even if that wasn’t the case, when I looked in the mirror, I felt it like that. And I wanted to be that way for the benefit of my Dutch adoptive family because they also treated me like that. (...) Because I always felt it was a negative thing. People who confronted me about my different appearance always did so from a negative standpoint. So, for instance, calling me names like, “Hey chink4,” or “Why do you have such slanty eyes?” or “Why do you have such a flat nose?”-always about features which made me feel very ugly and very negative, and I didn’t want to be like that. (여자 E, Side by Side)
Like most transracial adoptees who grew up back then, I grew up with almost zero racial consciousness. No one gave me any. I had to figure it out for myself. (...) For me the journey of being a transracial adoptee, and the journey of being a gay person, are actually very similar-psychologically and spiritually-at least in my own personal experience. (...) It’s taken me many years to become fully self-racialized- meaning to come to my own consciousness about what it means to be a person of color. (남자 B, Side by Side)
I think I was in denial for 50 years. It’s painful thing to have to look at. The first thing that any of us looks at as an adoptee, is the fact that we lost something. I think those early-life losses always stay with you. I think that has always been inside of me. I was defective. There was something wrong with me. I sort of grew up with that self-concept. (여자 G, Side by Side)
Bhabha(1994)는 “피식민지의 기괴한 모방 혹은 이중화로 영혼은 완전한 분열 존재의 위기에 처한다”(p. 107)라고 우려한다. 입양인들이 성장하면서 상실의 상처와 더불어 분열된 자아의 정체성으로 괴로운 시간을 보내는 것은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는 순간이 백인 가정에 입양된 아시아계 유색인종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이다. 입양 가족과 확연히 다른 모습으로 가족과 사회에서 소속감을 상실하게 되고, 오히려 차별과 멸시의 대상이 되는 경험을 한다. 자신의 뿌리에 대해 알고 싶었으나 어디에서도 기록이나 흔적을 찾기가 어려웠고 그나마 도움을 줄 수 있는 입양 부모는 자식으로 획득된 입양인이 한국의 뿌리에 대해 궁금해하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이처럼 입양인의 한국에서의 상황이나 기록을 알리려 하지 않는 것은 아시아계 유색인종을 입양한 것에 대한 인종적 수치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종적] 수치심은 사람의 존엄성에 폭력을 가하는 것”(Matus, 1998, p. 39)으로 불확실한 자신의 과거를 가진 입양인들은 상실과 결핍 그리고 자기부정으로 얼룩진 세월을 살아야 했다. 입양 부모의 수치심과 그로 인해 낮아진 자존감은 어린 입양아가 주위를 예민하게 살피며 눈치를 보거나 입양 부모에게 사랑을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상실, 결핍, 자기부정은 입양인들은 백인 중심사회의 인종화 속에서 경험하는 인종적 우울증으로 입양 가족과 입양 사회에 완전히 동화될 수 없다는 것에 고통스러워한다. “주로 가족 단위로 이주해온 이민자들은 인종적 우울증을 가족과 함께 극복한다는 이점을 갖지만, 백인 가정에 입양된 아이는 인종적 우울증을 홀로 감내해야 하기에 우울 증세를 방치하기 쉽다”(Park, 2015, p. 114에서 재인용)는 Eng과 Han(2019)의 설명처럼 입양인은 성장 과정에서 정신병리학적 증상을 수반하기도 한다.

3. 성인이 된 이후의 현재의 삶

I ended up going to Seoul to visit my orphanage at the Social Welfare Society in Seoul. I had a friend with me, and the visit lasted only about 30 minutes. And it was as if I blacked out during the visit-it was such a shock to be confronted with yourself and your past for real, to see all these small children, the babies that are laying in their little beds. (...) My whole life is side open, and I hope that this is just the beginning of a much stronger bond, and that I’ll find the courage to follow my heart and to put this whole adoption journey behind me, but still preserve what I’ve experienced and to embrace the sorrow that I still feel. (여자 B, Side by Side)
But I still love Korea. I miss it a lot. I miss my birth family a lot. I think, for me, it feels like a kind of sadness that I’ve learned to live with, I guess. When I miss it, and I know that I can’t get back for a certain time, I think it’s just one of the few sadnesses that I’ve learned to live with and carry with me-if that makes sense. (여자 C, Side by Side)
We’re walking there, and my heart is pounding. I’m thinking, this is it. This is the thing I’ve always wanted. (...) In my mind, when I find that place where I was left as a newborn... on January 5, 1974. It’s going to be this triumphant moment. This revelatory moment. I’m going to feel so satisfied. So happy. I finally found the place! (...) It was devastating. It was not a celebratory moment. It was not a triumphant moment. Any satisfaction about having found the place, was completely usurped by this tidal wave of grief, and pain, and one of the most profoundly lonely moments I’ve ever had in my entire life. (...) For me it was so hard. So lonely and sad. And even though I have so much to show for myself now, and many things in my life that I feel very proud of and grateful for. None of that mattered in that moment. None of it. It didn’t matter that I grew up to be a healthy person, with a loving family, and good education, and a good job. None of that mattered. All that mattered in that moment, was that this is how my life started-alone. On this doorstep, at three days old. (여자 D, Side by Side)
The first thing that happened when we came through the gate and passed customs and saw my husband’s family, was that my mother-in-law stood there holding a bunch of flowers. Then she approached us, so I was already a little like, “Okay, she is going to greet my husband.” But she didn’t walk toward my husband, but toward me. And then she gave the flowers to me and said, “Welcome to Korea, your country.” And I really found that very special. (여자 E, Side by Side)
The South Koreans view us, I think-this is my interpretation-as being a part of the tribe, but kind of in some distant outer ring of the tribe and not a very well accepted ring, either. I very strongly urge any Korean adoptee, who is interested, to go visit, but I also immediately advise them that, if they think that it’s going to be an easily integrated experience, they should think again. Or as one adoptee said at a KAAN conference session, “I thought that by going to South Korea, I would be able to put all my puzzle pieces together. But I just ended up with more puzzle pieces.” (남자 B, Side by Side)
입양인들이 자신의 뿌리와 재회하는 것은 치유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일이지만 동시에 그들의 감정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일이기도 하다. 두 번 버림받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은 생부모를 찾으려는 모든 입양인의 마음속에 존재한다. 입양인들이 모국과 생부모를 방문하는 것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함이다. 이질적인 외모로 인해 인종차별의 일상을 살았던 그들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느끼는 첫 감정은 ‘나와 닮은 사람들이다’라는 것이다. 그러나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는 두 사이의 틈을 넓히고, 주저하거나 마주하기를 두려워하는 친부모의 모습으로 입양인은 좌절과 절망을 느끼기도 한다. 모국과 친생 가족을 만난 입양인들이 모두 화해와 치유의 재회를 맞이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들은 삶의 원초적 상처였던 입양으로 인해 그들의 삶이 퇴보하기를 바라지도 않는다. 뿌리와의 재회가 상처를 치유할 기회가 아닐 수도 있지만, 그들은 그 슬픔도 포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입양인들은 비록 자신들을 포기한 나라와 가족이지만 그리움으로 돌아가고 싶은 바람이 있다고도 말한다.

IV. 결론 및 제언

다문화란 “모든 사람들이 인종, 민족 등 문화적, 사회적 배경에 따라 차별받지 않고 각자의 삶의 가치를 누릴 수 있는 사회를 지향하는 개념”(Banks & Banks, 1993, p. 3)으로 이러한 문화적 정서와 가치를 교육에 활용한 것이 다문화 교육이자 세계시민 교육이다. 미디어를 기반으로 한 세계시민 콘텐츠는 사회적 요구에 따라 등장하고 발달했으며 여전히 다양성과 변화의 수용에 열려 있다. 우리는 “문화가 동원되고 해석되는 방식에 민감해야 한다. 문화는 고정된 실체가 아니고 변화하며 새롭게 형성된다. 문화간 대화를 통해 다름을 인정하고 공존하면서 상호성의 윤리를 발전시켜 가는데 문화의 본질이 있다”(Kim, 2018, p. 45). 문화는 고착된 것이 아니라, 상황과 구성원에 따라 유기적으로 상호작용이 일어난다. 70-80년대 해외 입양인에 대한 우리 사회가 가졌던 관점은 현재 또 다른 관점으로 이동하고 있다.
한국 전쟁 이후 전쟁 고아나 혼혈아들을 미군들이 본국으로 데려갔던 초기의 해외 입양을 시작으로 낙후된 사회복지로 유기된 고아들을 국가가 책임지지 못하고 국외로 보내게 된 것에 대해 한국인들은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 주변 강대국으로부터 오랜 식민지의 역사가 있는 한국인에게 전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해외 입양인들의 존재는 입양인 디아스포라로 인식되고 이들에 대해 동포로서 지켜주지 못한 채무의식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수십 년 전에 해외로 보냈던 입양아들이 성인이 되어 입양에 대해 그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현재 우리 사회는 여전히 흑백 화면 속에서 백인 부부의 손을 잡고 사라져간 아이의 환영에만 사로잡혀 있는 것이 아닌지 물어야 할 것이다. 이제 그들은 모국을 찾아 돌아오기도 하고 장기 거주를 위해 이주를 결심하기도 한다. 더이상 포대기에서 울고 있는 아기도, 손을 잡고 아장아장 걸어 들어가는 유아의 모습이 아닌 서로 다른 문화양식을 가지고 외국어를 구사하는 입양인들로 귀환하여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합류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어떤 시선으로 그들을 대해야 할지 현실적인 고민을 해야 한다. 한국사회는 외국인 노동자, 국제결혼, 난민 등의 여러 목적과 경로로 다문화 사회가 된 지 오래이고, 다문화 구성원의 일부로 귀환한 해외 입양인들도 합류하면서 새로운 인식과 제도적 장치도 필요한 때이다.
한편, 세계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면 초국가 입양의 문제를 무조건 부정적으로만 바라만 볼 수만은 없다는 의견도 있다. 박정준은 “국제 입양은 세계적 추세”이자 “다민족 사회에서 국제 입양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어느 사회에서나 행복을 느끼는 편차는 존재하고 이미 다문화 된 사회에서 유색인종으로 살아가는 것이 입양인에게 행복을 좌우하는 치명적인 조건은 아니라고 말한다(Park, 2008). 이미 역사적 배경과 급증한 이민자로 입양인에 익숙한 북미와 유럽의 국가들은 초국가 입양에 대한 인식이나 제도에 대해 열러 있으며, 이제는 세계시민 공동체로서 지향해야 하는 새로운 목표가 필요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초국가 입양에 대한 입장은 여전히 입양국과 입양 부모의 목소리로 대변되며, 대부분 어린 입양인은 그들에 의해 통제될 가능성이 크다. 생부모와 이별하고 자신이 선택하지도 않은 타국행을 걸었던 입양인들이 겪었을 분노와 상실감은 짐작하기도 어려운 일이다. 예를 들면, 한국계 입양인들의 대부분은 아주 어릴 때 입양이 되기 때문에 입양국에서 성장하며 자신의 외모가 나머지 가족들과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면서 자신의 존재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갖는다고 한다. 그러나 다큐멘터리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대부분의 입양 부모는 입양인에 대한 한국의 기록이나 기억을 무시하거나 제대로 알려주는 절차를 거치지 않는다. 입양인들은 키워준 입양 부모에 대한 충성심으로 자신의 뿌리와 출생 배경에 대해 궁금해하지만 물어보기도 어려운 처지다.
결국, 초국가 입양에 대한 논의는 역사적, 윤리적 문제에 대해 동의하는 지점도 있지만, 새로운 문화로의 진입을 위한 미래지향적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것도 필요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Side by Side의 입양인들이 전하는 현재와 미래에 대한 스토리텔링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생애가 입양으로 얼룩졌지만, 모국과 입양국을 비난하지 않으며, 타인의 동정을 바라지도 않는다. 입양인들의 타인에 대한 수평적 태도는 요즘 우리 대학생들이 보여주는 공동체 의식의 특징으로 입양인을 수용하고 이해하는데 긍정적일 것이다. 이런 MZ세대들의 태도는 공감대만 형성이 된다면 다양성에 대해 편견 없이 주체적으로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특히, 문화와 인식에 대한 수업은 교수자의 생각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거나, 텍스트 중심의 강의보다는 미디어 콘텐츠가 효과적일 것이다. 따라서, 학생들에게 다문화 감수성과 세계시민 의식을 높일 수 있는 수업을 제공하는 것은 학습의 효능성과 능동성에 상당히 의미 있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이와 같은 Side by Side를 통한 미디어 콘텐츠 강의는 앞서 언급한 UNESCO(2015) 보고서의 세계시민교육의 핵심 영역을 활성화시키기에 충분히 부합된다고 판단된다. 이 연구는 대학 강의에서 세계시민성 함양을 위한 미디어 콘텐츠의 활용 가능성을 보기 위해 Side by Side를 분석하는데 집중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앞으로 이 다큐멘터리를 활용한 수업 설계와 학습 성과에 대한 후속 연구가 이어질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 연구는 영상 콘텐츠를 통해 문화 인지적 습득 활용성을 선행하고 있지만, 영어로 제작된 콘텐츠를 영어교육 현장에서 사용하여 영어교육 학습 성과를 확인하는 것이 궁극의 목적이다. 이를 위하여 영어 의사소통 습득의 기본인 듣기능력 향상을 위해 배경지식 논의하기, 전체듣기, 핵심어 위주로 반복듣기, 문장 파악하기, 대본(script)을 활용하여 듣기 훈련하기 등이 활용 방안이다. 특히, 문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문법지식이 요구되며 이를 기반으로 문장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이루어지면 학습자는 “말하고자 하는 욕구와 필요를 느끼는”(Ko, 2001, p. 109)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자기주도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자 하는 욕구는 가장 자연스럽고 완성도 있는 토론으로 발전하게 되는데 이것은 이 연구의 최종적인 목표가 될 것이다.

Notes

1. 앞으로 본문에서 나란히: 한국의 고아에서 세계속으로를 언급시 Side by Side로 표시함

2. New York Times의 Op-DOCS는 다양한 분야의 독립영화 제작자와 예술가들이 제작한 독창적인 단편 다큐멘터리를 New York Times 편집부에서 선정해 상영하는 섹션이다. 독립영화 감독에서부터 오스카상 수상 감독의 작품까지 다양하며, 일반적으로 15분 내외의 짧은 단편을 올려 구독자들과 소통하는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플랫폼의 형식이다.

3. 활석 가루에 붕산, 향료 따위를 섞어 만든 화장용 분. 주로 땀띠약으로 쓰임

4. 중국인을 나타내는 영어의 모멸어로 중국계 이민자를 부르는 것에서 기원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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