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Eng Teach Movie Media > Volume 23(1); 2022 > Article
영화영어에서 고유명사의 역할에 관한 연구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paper is to investigate how L2 learners recognize and utilize proper names when they are instructed. Proper names have been researched linguistically but have not been considered as the subject of second language acquisition research. As well as encyclopedic knowledge that includes cultural information, proper names facilitate the association of narrative contents with language forms. Based on Hoey(2013)’s theory of lexical priming, this maximizes the retention of language forms, and helps with the understanding of pragmatic contexts. This case study of three students shows the educational value of proper names in the field of English education using movies. The study consisted of an oral memorization test and a written test about proper names followed by an oral interview about the participants’ experiences of proper names. The results show that learning proper names can help with memorization, suggesting it would be promising to teach encyclopedic information in the classroom through proper names. The results further indicate that the participants understood the importance of proper names in remembering a storyline and as a help for memorization. The participants subconsciously used proper names as primes which gave salience to the target utterances. Such salience led the participants to successful memorization.

I. 서론

영화를 이용하여 영어를 가르치는 과정은 하나부터 열까지 이론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교수자의 선택들로 구성되고, 영화선정은 그 첫번째 선택으로써 중요하면서도 결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한다. 이런 중요한 선택에서 영화선정의 기준과 조건에 대한 많은 연구들(Brown, 2010; Kabooha, 2016; King, 2002; Tuncay, 2014)은 다양한 중범죄, 비속어, 학생들의 관심을 벗어난 주제, 학생들 언어 수준에 맞지 않는 영화 등은 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육적인 측면에서 보았을 때 중범죄와 비속어 등은 당연히 피해야 할 것이고 교수자들도 이런 점들은 당연히 주의를 기울이는 것 같다. 반면 학생들의 관심을 벗어난 주제와 사용된 언어의 난이도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많다. 특히 영화 속 언어의 난이도 문제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교육현장에 사용되기 위해서는 언어를 통제해야 한다는 잘못된 인식이 저변에 깔려 있다는 점이다. 사실 영화는 교육적인 목적으로 만들어진 매체가 아니고 인간의 창의성과 예술성이 반영된 총체적인 종합예술 매체이기 때문에 영화 대본을 공부하는 것은 문학작품을 읽는 활동과 유사할 수 있고, 여러가지 면에서 부담을 줄 수도 있다. 학습자의 인지와 언어능력에 맞추어 만들어진 교재가 아니기 때문에 학습자들 수준에 맞는 영화를 정확하게 선정할 수 없다. 학생들의 언어능력도 천태만상일 뿐만 아니라 인간의 다양한 생활과 문화를 보여주는 영화 속의 언어사용 양상도 다양하기 때문에 수준과 기준을 맞춘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영화를 교재화하는 교재개발자나 교수자가 이론적 근거를 바탕으로, 선정된 영화에서 난이도가 조절되고 장면이 선별되어 사용될 수밖에 없다. 그러는 과정 속에서 가장 간과되는 것이 바로 고유명사(proper names)1 라고 할 수 있다.
고유명사는 교수현장에서 전혀 다뤄지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칭하는 기능으로만 여겨지기 때문에 그 의미만 해석하고 지나갈 뿐 교수의 대상으로써 연구된 적은 거의 없고, 언어학 분야에서만 다뤄지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고유명사는 어떤 맥락에서 사용되느냐에 따라 다양한 정보를 지닌 어휘로써 교수현장에서 이용될 수 있는 기능이 명확하므로 이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고유명사는 영화에 자주 등장하고 사실 영화의 대본 읽기를 어렵게 만드는 원인 중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고유명사의 정의는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은데, 일반적으로 고유명사는 사람, 장소, 조직, 사물과 같은 것을 말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백과사전적 지식(encyclopedic knowledge)을 지닌 독특한 형태의 의미로 고유명사의 정의를 국한하겠다. 영화의 고유명사는 일반 전공에서 사용되는 전공용어와 유사한 점들이 있다. 파일럿 연구로 대학생 3명을 대상으로 전공 원서를 해석시켰더니 2명이 특화 어휘(specialized vocabulary)인 전문 어휘(technical vocabulary)와 학술 어휘(academic vocabulary)를 일반 사전에 나오는 일반적인 의미로 처리를 하는 것이 발견되었다.2 특화 어휘들은 백과사전적인 정보로 가득한 어휘이기 때문에 사전적인 의미로는 전공 내용을 이해할 수가 없다. 영화에는 위와 같은 특화 어휘를 찾아보기 힘들지만 대신 고유명사들이 있다. 일반적으로 영어에서는 고유명사인 사람이름, 지명, 또는 사물의 이름(title of something) 등이 대문자로 표시되고, 이런 고유명사들은 실제로 존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학생들이 이런 고유명사들을 소홀히 하게 되면 경우에 따라서 문맥을 상실하여 궁극적으로는 영어학습에 피해를 입을 수가 있다(Kim, 2017).
본 연구에서는 첫째로 고유명사가 산재해 있는 영화를 선정하여 실험에 참여한 학생들이 어떤 어휘에 주목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영화에서 이런 어휘들에 대해서는 어떤 태도와 인식을 취하고 있는지를 관찰할 것이다. 두 번째로는 특화 어휘 또는 고유명사들에 관심을 보일 경우 언어 학습과 어떤 관계를 형성하는지도 살펴보게 될 것이다. 상식적으로 가르치는 교수자나 학생들은 빈도수 높은 어휘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식의 학습은 실용적인 어휘를 배울 수 있게 해 주지만 내용을 벗어나서 어휘를 배우는 모양새가 되기 쉽다. 다시 말하면 실용적인 어휘를 비실용적인 상황으로 학습하는 비효율적인 일이 벌어지게 되고 이런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진정성 있는 상황 맥락을 명확하게 제시해줄 고유명사와 같은 명칭 어휘(appellative vocabulary)들에 대한 관심도 필요해 보인다. 이때 Hoey(2005)의 어휘 점화(lexical priming) 이론이 고유명사와 일반 표현들 사이의 상호작용에 대한 해법을 제시해 줄 것이라고 판단된다. 세 번째로는 교수자의 역할이다. 고유명사와 같은 특화 어휘들이 학생들의 언어 학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고유명사에 숨어 있는 백과사전적인 정보의 지도는 교수자의 몫이다. 전공에서도 전문 어휘나 학술 어휘는 교수자의 지도에 달려 있기 때문에 영화에서의 고유명사도 마찬가지가 될 것이므로 이에 대한 교수자의 역할을 규명할 필요가 있겠다.

II. 이론적 배경

1. 고유명사

어휘통계연구에서 고유명사의 중요성은 간과되는 경향이 있었는데, 언어교육에서 고유명사는 별도로 처리되는 관행으로 학습 필요성이 적으며 학습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는 인식이 있었다. 별도로 처리한다고 하는데(Nation, 2006; Schmitt, 2008; Webb & Rodgers, 2009a), 고유명사는 자체적 의미는 약하고 가리키는 지시의 기능을 주로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이런 이유 때문에 유럽 문법 연구회(European Grammatical Studies)에서는 고유명사를 명사의 하위 분류(subclass)로 인식하였다. 이에 반해 Kobeleva(2012)는 고유명사가 제2 외국어 습득과 어휘 연구에서 크게 소홀히 다뤄졌다고 비판하였다. 그는 110명의 L2 학생들을 대상으로 듣기 테스트를 시도해서, 한 팀에게는 낯선 고유명사를 제공하고 다른 한팀에게는 테스트 전에 미리 가르쳐서 고유명사를 친숙하게 해 주었다. 그 결과 낯선 고유명사를 들은 학생들이 듣기에 크게 방해를 받았다고 한다. Hanks(2013)에 따르면 어휘로 분류(lexical entries)된 것 중에서 무려 70%가 넘는 어휘들이 고유명사라고 말하고 있고, 이는 최근에 크게 발전한 컴퓨터를 통한 어휘 데이터 구축을 통해서 얻은 수치이다. 다단어 표현(multiword expressions)의 종류나 총계가 많은데 고유명사는 그보다 훨씬 수치가 높게 나온다는 것이고 향후 더 늘어나게 된다고 하였다. 최근 2021년 영국 OED(Oxford English Dictionary)에 등재된 26개의 단어에서 김치(kimchi), 막걸리(makkoli), 불고기(bulgogi), 한복(hanbok), 먹방(mukbang) 등은 고유명사이며 이런 현상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연구결과에서도 보여주듯이 어휘에서 비중이 큰 고유명사에 대한 학습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Klassen(2018)은 고유명사가 단순히 대상을 지칭하는 기능만 가진 것인지 아니면 자체적으로 의미를 가진 것인지를 연구하였는데, 두 가지 쟁점으로 하나는 언외의 의미(connotation)와 명시적인 의미(denotation), 다른 하나는 의미(sense)와 가리키기(reference)를 기술하였다. 쟁점들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 Mill(1865)의 비유를 들어 설명하기를, 아라비안 나이트에서 도둑이 분필(chalk)로 표시한 것은 집을 가리키는 것일 뿐자체적으로 의미는 없다고 했다. 따라서 어휘적 의미는 언외의 의미에만 들어있고 가리키는 의미에는 안들어 있다고 하였다.
고유명사가 어휘적인 의미(lexical meaning)는 가지고 있지 않고 백과사전적 의미(encyclopedia meaning)만가지고 있다고 주장을 하는 연구들도 있다(Coates, 2000, 2006, 2009). 이에 반해 고유명사도 어휘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을 하는 학자들도 있고(Anderson, 2007; Partee, 2002; Van Langendonck, 2007), 또한 통사적, 의미론적 의미와 가치를 가지고 있다(Names, 2019)는 주장도 있다. 이런 언어학적 논란은 차치하고 영어교육의 입장에서는 이런 고유명사가 언어학습에 효과를 줄 수 있는지와 효과적이라면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관심을 둘 필요성이 있겠다.
먼저 고유명사를 백과사전적 지식으로 간주하는 연구들(Coates, 2006, 2009; McKinsey, 2010) 중의 하나인 Coates(2006, 2009)는 기존에서 논쟁이 되고 있는 고유명사의 분류 범주 즉, 고유명사를 어디에 넣어야 할것인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
  • (1) Names are words for individuals (singletons of any kind).

  • (2) Names have no meaning.

  • (3) Names are to be classified as either proper or common. (2009, p. 433)

첫 번째 (1) 정의에서 이름(names)은 어떤 종류이던지 개체에게 주어진 단어이며 다른 개체와 구분을 지을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사람 이름의 경우 철수라는 이름은 한 사람의 이름이기는 하지만 철수라는 이름을 가진 다른 사람들이 많을 수 있다. 따라서 (1) 정의는 일종의 “paradox”(Coates, 2009, p. 434)라고 하였다. (2) 정의에서는 이름은 의미가 없다고 했고, 다만 지시 대상만 가리키고 있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런데 제주도를 말할 때 제주도가 어느 지역인가를 가리키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보다 더 많은 내용이 문맥에 따라서 전달될 수 있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에서는 상대적으로 이국적인 분위기와 기후 및 기타 환경을 사람들에게 전달해주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2) 정의도 너무 단순하게 고유명사를 바라보고 있을 뿐 전체적인 의미를 포함하고 있지 못하다. (3) 정의에서 이름은 고유명사나 보통명사로 분류될 수 있다. Coates(2009, p. 436)는 “The First World War”를 가지고 예를 들었는데, 대문자로 표시를 하였으니 이는 고유 명사에 해당이 되는 것인지 아니면 하나의 사건을 가리키는 보통명사인지 판단하기가 어렵다고 하였다. “The First World War”의 하나하나의 단어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이를 의미가 없는 고유명사로 간주할 것인지 또는 보통 명사로 간주할 것인지가 어려운 것이다. 이 관점에서 볼 때, 고유명사를 언어영역에 포함시키는 것을 확정적으로 단언하기 어려울 수 있다.
고유명사를 언어영역과 연관 지은 연구(Partee, 2002)는 이를 입증하는데 “John/the man/a man walked in. He looked tired”(Partee, 2002, p. 360). 문장을 이용하였다. 이 문장에서 John, the man, 그리고 a man이 각기 다른 통사적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다음 문장의 He라는 명사대용(anaphora)에 포함이 된다. 그러므로 고유명사도 언어영역에 포함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Anderson(2007)도 고유명사를 언어영역에서 해석하려고 노력했다. 그는 고유명사를 언어학적 체계로 보지 않으려는 현상은 의미가 최소한으로 주어지고 백과사전적인 정보가 많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우리가 영희라고 불렀을 때, 최소한 영희의 성(gender)이 여자라는 의미가 내포된 것은 언어학적 지식에 속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비록 고유명사가 언어학적 지식을 최소한으로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언어 체계에 속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고 했다. 다음의 Van Langendonck(2007, p. 18)이 예시하고 있는 문장들은 고유명사가 왜 언어영역에 들어가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 Belgrade has been bombed again.

  • The Rhine has been polluted a lot.

첫 문장에서 베오그라드(Belgrade)를 고유명사로 간주하는 것에는 동의를 할 수밖에 없지만 두 번째 문장의 라인강(The Rhine)은 고유명사로 볼 수 없다고 하였다. 왜냐하면 고유명사가 the Rhine인지 Rhine인지 정확히 알 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Rhine이 주어로서 문장 내에서 명사구의 역할을 하려면 정관사 the가필요하다고 한다. 결국 언어영역인 문법의 영향을 피할 수가 없기 때문에 고유명사는 언어영역으로 간주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고유명사에 대한 연구들이 복잡한 것에 비해 교실에서 고유명사들을 어떻게 다루며 지도할 것인지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거의 볼 수 없고 교수자료의 대상에서 제외되어왔던 것은 분명하다. 고유명사가 어휘적인 의미가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대신 문화적인 지식은 상당히 많이 내포하고 있다. 예를 들어 Hanks(2013)Shakespeare의 이름을 모르면 영어권의 문화에 속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말한다. 고유명사가 어휘로 인식이 되던, 지식으로 인식이 되던, 교실에서 어떻게 다뤄져야 할지는 명확하다고 볼 수있다. 고유명사는 교수자의 책임하에 특별한 인식을 바탕으로 세심하게 교수 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백과사전적 지식은 학생들이 혼자 학습하며 감당하기 어려운데, 정보를 검색하여 이해하는데 시간도 많이 걸리고 힘들게 따로 찾아야 되는 과정을 겪게 되므로 영어교육의 범주를 넘어서서 전공과목의 리포트를 쓰는 과정과 비슷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고유명사를 어휘 분석에서 다루지 않으려는 경향(Klassen, 2021)도 이해가 가지만, 그렇기 때문에 교수자의 역할이 여기에서 중요하게 된다.

2. 고유명사의 유형

본 연구에서는 고유명사라는 용어를 사용하였지만 영어로는 용어가 두개로, 하나는 proper name이고 다른 하나는 proper noun이다.3 전자는 명사구로 되어 있고 후자는 하나의 단어로 된 명사이다. 예를 들어 proper name인 Tom Smith는 2개의 proper nouns로 되어 있는 셈이다. 당연하고 간단해 보이지만 통사적으로 살펴보면 proper name이 간단한 것은 아니다.
  • 1) a. She lives in New Zealand.   b. Clinton was re-elected. [full NP]

  • 2) a. the New Zealand government b. the Clinton administration [modifier]

  • 3) a. the New Zealand of my youth b. the new Clinton [head] (Payne & Huddleston, 2002, p. 516)

Proper names가 가장 기본적인 기능인 어떤 존재의 이름을 지칭하는 경우에 특정한 실체를 가리킨다. 1)을보면 New ZealandClinton이 특정한 실체가 되며 통사적으로 명사구가 된다. 그러나 2)와 3)에서는 proper names가 더 커다란 명사구의 부분이 되면서 수식어가 되기도 하고 명사구의 헤드(head)가 되기도 한다. 한편 proper nouns의 입장에서 보면 ZealandClinton은 proper nouns가 되지만 New Zealand는 안된다.
Leckie(2012)는 proper names에 대한 술부 관점(the predicate view), 지시적 관점(the referential view), 그리고 다의성 관점(the polysemy view)을 기술하면서 다의성 관점의 타당성을 주장하였다. 술부 관점과 지시적 관점의 약점들이 보완된 방법이라고 주장했는데, proper names에 관한 연구가 깊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Proper noun의 정의를 기술하면, 특정한 사람, 장소, 또는 사물에 맞는 구체적인 이름을 붙인 것이 proper noun이고, 영어에서는 proper nouns의 첫 글자를 대문자로 표기하도록 되어 있다(Traffis, n.d.). Proper names에 비해 proper nouns가 상대적으로 간단해 보여서, 보통 단어가 2개 이상이 되기 때문에 통사적인 지식도 필요할 수 있고 의미적인 지식이 필요할 수도 있다. 관심을 갖고 주목해야 하는 것은 proper nouns의 가치로, 언어적인 가치가 아니고 인간이 생존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가치가 된다. 인간이 proper nouns를 사용하게 된 것은 생존을 위한 것으로써,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므로 음식을 나누고 아기를 키우는 것을 서로 돕고 포식자들로부터 서로를 보호하면서 생존한다. 이 과정에서 상대가 눈에 보이지 않으면 이름을 불러 그 상대를 오게 만든다. 여기서 proper nouns가 만들어지는 것이다(Gasser, 2020). 이런 관점에서 보면 proper nouns는 이름을 부르는 기능을 가질 수 밖에 없고, 언어발달과정에서 proper nouns는 제일 먼저 배우는 어휘가 될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겠다. 아기가 제일 먼저 배우는 엄마, 아빠라는 어휘도 실체를 말한 것이기 때문에 지칭을 하게 되니까 그렇게 볼 수 있다.

3. 고유명사의 백과사전적 정보와 어휘 점화

일반적으로 학생들이 소홀히 다루는 부분이 고유명사의 백과사전적인 정보이다. 특히 전공에서 특화 어휘들은 일반 사전에서 찾아낸 의미로 감당할 수 없는데, 너무 특정하게 지정된 의미가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연구 중에는 고유명사는 학습하는데 부담이 적다고 언급하는 것들이 있다(예, Nation, 2006; Schmitt, 2008; Webb, 2010; Webb & Rogers, 2009a, 2009b). 그러나 고유명사는 학생들이 그 중요성을 간과하게 되고 스스로 학습하기에 감당하기 어려울 수가 있는데, 전문성이 내포된 정보이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등장하는 고유명사들도 마찬가지로 거의 대부분이 실존하는 인물이나 장소를 지칭하거나 문화적인 양상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고유명사들을 소홀히 하게 되면 맥락을 파악하거나 영화 전체의 줄거리를 이해하는데 장애가 될 수도 있다. 다시 말하면 섬세한 문맥을 소홀히 하게 되어 화자의 의도된 의미를 놓치거나, 사용된 언어표현의 매력을 느끼지 못하게 되기도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고유명사가 내재하고 있는 백과사전적인 정보가 학습자들의 언어 학습에 영향을 미칠 수가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다.
Hoey(2005)의 어휘 점화 이론을 이용하면 이런 언어학습과의 관계를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는 가정 하에 어휘 점화 이론을 고찰할 필요성이 있다. 어휘 점화는 Hoey가 1990년대 후반에 언어패턴(colligation)을 상세하게 연구하다가 발전시킨 이론이다(Pace-Sigge & Patterson, 2017). Pace-Sigge와 Patterson(2017)은 기존에 나와있는 문법 모델들이 이론으로서는 논리적으로 그럴듯해 보이지만, 일반적인 언어사용에 적용하게 되면 어느 부분에서는 일관성과 일반화가 부족하였다고 주장한다. 규칙이 일관되어 있지 않고 예외가 여기 저기 보인다는 것은 이론으로서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은 분명하다.
Hoey(2007)에 따르면 언어 사용자는 단어를 만나면 무의식적으로 그 단어의 맥락과 옆 가까이에 있는 단어들(co-text)을 기억하게 된다고 한다. 그 단어들을 다시 보게 되면서 계속 축적되고 옆에 함께 나타났던 단어들까지 함께 붙여서 사용하게 되는 것이고, 그러면서 이전에 만났던 맥락과 상황을 계속 복제한다고 하였다. 그는 이렇게 연어가 만들어지는 과정 즉 연어 발생을 설명하였고, 이 같은 과정이 언어의 다른 현상들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어휘 점화는 코퍼스 언어학의 어휘적인 요소와 심리언어학의 점화적인 요소가 결합된 이론이다(Pace-Sigge, 2013). 구체적으로 기술하면 코퍼스 언어학의 개념들인 연어(collocation)와 언어패턴들이 심리언어학에서 발견한 것들과 관계를 맺는 일을 하는 것이 어휘 점화라고 할 수 있다. 심리언어학적으로 단어 연상을 하는데 어떤 것들은 더디고 어떤 것들은 촉진되는 현상을 가리킨다(Hoey, 2013). 의사를 떠올리면 간호사와 환자가 빠르게 연상되지만 변호사같이 연관 없는 것들은 연상이 되기 힘든 것을 말한다.
Hoey(2005)의 어휘 점화에서 약점으로 지적될 수 있는 것은 그가 점화에 대해서 깊게 다루지 못했다는 사실이다(Pace-Sigge, 2010). 점화는 기억에 자리잡고 있는 정보에 접근하는 것을 용이하게 해 준다(Sherman, Crawford, Hamilton, & Garcia-Marques, 2003)고 하였다. 사실 인간의 뇌는 모든 기억에 쉽게 접근되지 않아서 어떤 정보는 기억나지만 어떤 정보는 전혀 본적도 없는 것처럼 생각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기억 속의 정보에 접근성을 높여주는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가 바로 점화라는 것이다. 사람이 어떤 맥락에서의 경험을 통해 축적된 지식이 활성화되어서 점화와 관련된 정보를 기억속에서 더 용이하게 접근하도록 해 준다는 것이다.
우리가 언어를 사용할 때는 우리의 뇌에 내재된 정신사전(mental lexicon) 안에서 어휘를 발견해서 발화를 하는 것이다. 마치 창고안에 넣어둔 것을 적시 적소에 꺼내 쓰는 것과 비슷한 과정이며 이런 정신사전에 기억으로 자리잡으려면 많은 사용을 통해 반복되어야 한다. 점화가 일어났다는 것은 정신사전에 빨리 접근했다는 것으로 볼 수 있겠다. 정보는 이미 알려진 다른 정보들과 연결이 될 때 쉽게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이다(Pace-Sigge, 2010). 이미 알려져 있듯이 정보처리가 다른 정보와 연결이 되면 심층 처리(deep processing)가 되고 표면적으로 보이는 것만 처리하면 표층 처리(shallow processing)가 된다. 표층 처리는 시간이 조금만 경과하면 기억에서 사라진다(Sieck, 2021). 이런 관점에서 보면 점화는 언어학적 개념이 아니고 심리학적 개념임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한 마디로 어휘 점화는 어휘가 중심이 되면서, 실제 언어 사용에 기초한 언어 연구의 접근법이라고 하겠다(Pace-Sigge & Patterson, 2017).

III. 연구 방법

본 실험의 목표는 영화에 자주 나타나는 고유명사들이 학생들의 영어학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첫째, 학생들이 고유명사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관찰하여 그 원인이 무엇인지 확인하게 될 것이다. 둘째, 고유명사에 포함된 백과사전적 의미가 학생들의 영어학습에 어떤 식으로 도움이 되는지를 알아볼 것이다. 예를 들면 문장을 암기하려면 줄거리를 기억하는 것이 필요한데, 고유명사의 백과사전적 정보가 줄거리 기억에 도움이 되는지를 확인할 것이다. 셋째, 고유명사가 영어학습에 주는 긍정적 효과를 학생들이 체험하고 믿게 될 때, 그들의 고유명사 학습과 태도가 달라질 것인지 인터뷰를 통해서 확인할 것이다.

1. 피험자

본 사례연구 실험에 참여하는 피험자는 모두 3명으로 영어 전공 학생들이고, 영어 실력은 모두 토익 750이상의 중상위 정도이다. 고유명사가 지닌 백과사전적 정보에 관심을 보이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중상 정도의 영어 실력은 필요하다고 사료된다. 영어 실력이 낮을 경우는 학습부담이 두배로 증가할 위험이 따르기 때문에, 일반 단어들의 의미와 문법 지식 그리고 고유명사의 백과사전적인 정보의 학습을 함께 하는 것은 무리수가 될 것이다.
피험자들은 이미 여러 편의 영화로 영어학습을 해 본 경험이 있다. 그러나 교수현장의 관행대로 고유명사에 대한 특별한 관심과 학습을 해본 경험은 전혀 없다고 하였다. 따라서 피험자들을 통해서 기존에 그들의 몸에 밴 학습 방식과 본 실험에서 시행하는 방식을 비교할 수 있었다.

2. 교재

본 실험에서 사용하는 교재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The Favourite, Lanthimos, 2018)는 2018년 만들어진 작품이지만 배경은 18세기 초의 영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영화는 블랙 코미디(black comedy)로서 당시에 금기로 되어 있는 주제를 가볍게 다루고 있다. 1711년 영국이 프랑스와 전쟁 중이고 당시의 여왕 Ann은 몸이 아파서 평생 지기(confidante)인 Sarah에게 국가 통치를 거의 맡기다시피 하고 있다. Abigail은 Sarah의 사촌 동생인데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Sarah에게 도움을 받고자 궁을 찾아온다. 두 여인이 여왕인 Ann을 가운데에 놓고 벌이는 다양한 갈등이 이 영화의 주제라고 하겠다.4
더 페이버릿은 역사적인 사실을 근거로 하여 만들어진 작품이므로 다양한 고유명사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고유명사의 백과사전적인 정보를 찾기가 어렵지 않다. 이런 고전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들은 현대물이 아니어서 학생들의 언어 학습에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고전시대를 배경으로 한다고 해서 영화 전편에 사용된 어휘들이 모두 시대에 뒤떨어진 것은 아니다. 지적을 받고 있는 어휘들이나 표현들은 당시의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는데 유익하고 동시에 명확한 문맥을 형성하여 기타 표현들을 학습하는데 편리할 수도 있다. 또한 역사적인 배경지식이 많이 필요한 영화여서 피험자들이 고유명사를 어떻게 다루는지를 잘 볼 수 있으므로 본 실험의 목적에 부합하는 교재로 판단된다.

3. 절차

사례연구의 수업절차로서 첫째, 피험자들이 직접 대본의 일부를 해석한다. 해석하는 내용 중에 등장한 고유명사에 대해서 교수자는 어떻게 처리하고 이해했는지를 묻는다. 사람 이름, 지명 이름, 기타 프랑스와 관련된 서류 이름 등으로 맥락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며 내용상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 등에 대한 질문이다.
둘째, 교수자는 고유명사에 대한 다양하고 상세한 설명을 내용과 관련지어서 진행한다. 각 고유명사가 장면의 맥락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설명해주고 문화적이고 역사적인 함의까지 다루기도 하였다. 상황에 따라서는 고유명사의 사용에서 내포된 등장인물의 감정상태도 반영되기도 하므로 이에 대한 토론도 행해졌다. 고유명사 학습이 끝난 후, 학습 전과 학습 후에 영어학습에 어떤 인식의 변화가 생겼는지를 물었고 보고서로 작성하도록 하였다.
셋째, 학습한 내용에 대한 구두시험과 필기시험을 통해서 피험자들의 영어 학습 양상을 살펴보았다. 먼저 구두시험은 암기를 확인하는 시험이었는데, 피험자들이 줄거리를 기억할 줄 알고 고유명사와 관련된 발화들의 현저성(salience)이 보인다면 당연히 암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 예측하였다. 암기는 구두로 테스트하였고, 구두시험에 대해서는 일주일 전에 미리 사전에 통보하였다. 두 번째는 필기시험으로, 고유명사들을 기억하는 정도를 확인하려고 하였다. 만약 고유명사들을 잘 기억한다면 고유명사들과 관련된 발화들의 장기 기억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였다. 이 고유명사 필기시험은 전혀 어떠한 통보도 없이 학습한 시점에서 3주가 경과한 후에 시행하였다.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통해 고유명사에 대한 학습이 피험자들에게 어떤 생각과 인식을 주었는지를 알아보았다. 인터뷰는 직접 피험자들에게 질문하고 그들이 편안하게 답변할 수 있도록 진행하였다. 피험자들로부터 고유명사들을 학습한 경험을 직접 듣고 분석하여 사례연구에 대한 신뢰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하였다. 고유명사에 대한 인식과 자각이 영어학습 테스트를 통해 도움이 되었다는 것을 알아보기 위한 것이었다.
영화의 사용에 있어서는 학습자들에게 시작전에 각자 전체적으로 영화를 보고 오도록 지도하였고, 매수업 마다 진도에 맞는 분량의 장면을 보도록 하였다. 영화를 시청하고 줄거리를 알고 오기 때문에 당연히 고유명사에 대한 배경지식과 정보를 상당히 알고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그러나 고유명사에 대한 문답과 강의를 진행하면서, 피험자들이 그렇게 고유명사의 기능과 의미를 심도 깊게 파악하지 못하고 무심하게 지나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IV. 연구 결과와 분석

1. 고유명사에 대한 태도와 인식

다음은 대본의 한 부분으로 대표적인 고유명사인 이름 부분을 굵게 표시하였다. 이 어휘들에 대한 피험자들의 반응이나 태도가 어떠한지 질문을 통해 알아보았다.
  • 1) Anne: How was my speech?

  • 2) Sarah: You were brilliant.

  • 3) Anne: Did I lisp?

  • 4) Sarah: You don’t lisp.

  • 5) Anne: I know. That was what was so troubling about it. The thought that I suddenly did.

  • 6) Sarah: No.

  • 7) Anne: Sarah, you must say hello to the little ones.

  • 8) Sarah: No. It is macabre.

  • (대화 1, The Favorite)

교수자의 첫 질문은 “Anne은 누구인가?”이다. 이에 대해 피험자 A와 B는 여왕이라고 했고 C는 이보다는 정보를 많이 제공하였다. 그는 “Anne은 영국 여왕이고 18세기에 통치를 하던 사람”이라고 했다. 교수자는 다음 질문에서 “Anne은 영국을 통치하면서 어떤 문제를 안고 있었나?”를 물었다. 이에 대해서 모든 피험자들이 답변을 하지 못하였고, “Anne은 몸이 아주 약해서 아기를 제대로 순산하지 못하여 결국 17명의 아이를 유산하거나 태어나자마자 얼마 살지 못하고 죽게 되는 가슴 아픈 경험을 한 여인이며 나라를 직접 통치하기에 부적합한 건강과 정신적인 불안정한 상태를 가진 여인”이라는 것을 알려 주었다. 다음으로 “Sarah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피험자 A와 B는 답을 하지 못하였고 피험자 C는 “공작부인”이라고 답변했다. 교수자는 다시 세부질문으로 들어가서 “7번과 8번의 대화를 보면 여왕이 Sarah에게 ‘17마리의 토끼들에게 인사를 하지 그래’라고 말을 했는데 8번에서 Sarah는 소름이 끼친다고 거부를 한다. 여왕이 하는 말을 거부한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를 피험자들에게 물었다. 이번에도 피험자 A와 B는 전혀 답변을 못하였고 피험자 C는 “Anne과 Sarah는 여덟 살 때부터 잘 알고 지내는 사이였습니다”라고 답변하였다.
교수자의 질문에 피험자 A와 B가 답변을 못했다는 것은 영화 내용에 대한 관심이 영어 학습에 필요한 어휘나 표현 등을 배우는 정도로 그쳤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화를 보고 줄거리를 파악하고 왔음에도 불구하고 영어학습에서 많은 학습자들이 하는 관행적인 패턴을 따르고 있어서 언어에만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교수자가 Anne과 Sarah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을 때 피험자들은 새로운 느낌을 받았다고 하였다. 그래서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된 후에는 사적으로 매우 가까운 관계라서 It is macabre같은 발언을 할 수 있는 것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반면에 피험자 C는 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았으며 내용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주인공인 두 인물에 대한 질문에 잘 대답한 것으로 보인다.
위의 대화 1 장면은 영화의 시작으로, 피험자들은 무심코 첫 장면의 첫 발화를 해석하였고 영화를 본 후에 해석하였지만 상황과 내용을 연결시키지 못하였다고 했다. 피험자들의 보고서에 따르면 Anne의 건강 상태를 알고 나서는 How was my speech?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한다. 3번의 Did I lisp?도 여왕의 건강에 대한 정보와 연결이 되므로 왜 이런 질문을 했는지가 더욱 맥락상 이해가 된다고 하였다. 여왕 Anne은 통풍과 신경쇠약을 앓고 있는 환자이고, 환자로 어휘 점화 현상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1번에서 그녀가 자신의 연설이 어땠는지 궁금해하고 걱정도 한다. 3번에서 Anne이 혀 짧은 소리를 냈는지 Sarah에게 물었을 때 이 질문은 머리에서 빠르게 처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Anne이 환자로 점화가 되어 있기 때문에 이렇게 어휘 점화의 관점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이런 과정들은 암기를 할 때 큰 효과를 볼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고유명사가 장면의 줄거리를 연상하도록 도움을 줄 것이고, 줄거리가 명확해지면 암기가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즉, 피험자들은 고유명사가 가지고 있는 백과사전적인 정보가 영어 학습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체험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겠다. 따라서 피험자들이 향후의 개인학습에서 고유명사를 소홀히 다루지 않을 것이다.
  • 1) Harley: Prime Minister, we need to discuss who will go to the French with the peace treaty proposal.

  • 2) Sarah: We do not need a peace treaty proposal. We have them on the run.

  • 3) Harley: So they will give in to us.

  • 4) Godolphin: One battle will not win the war.

  • 5) Harley: I have held my party together, as we the country landowners have essentially paid for this entire war…

  • 6) Godolphin: And grateful we are, too.

  • 7) Harley: While city merchants enrich themselves from it.

  • 8) Marlborough: And yet I do not see your fat tweedy dead when I look out upon the battlefield.

  • 9) Harley: We’re out of money. My point.

  • (대화 2, The Favorite)

위의 대화 2는 앞의 대화 1보다 복잡해서 내용도 많고 등장인물도 많으며 사람이 아닌 고유명사들도 더 많다. 대화 1에서는 2개의 고유명사가 전부였는데 여기에서는 고유명사가 굵은 글씨의 7개(사람 3 + 기타 4)였다. 피험자들에게 고유명사들에 대해 물었을 때5 그들은 전혀 대답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대화 1에서 고유명사의 중요성을 체험했음에도 불구하고 고유명사에 대한 정보를 준비하지 않은 것을 보면 아직 피험자들은 충분한 준비가 안된 것으로 보인다. 또는 이에 대한 정보를 준비하는 것은 교수자의 역할일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백과사전적인 정보는 피험자들의 준비로 처리되기에는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전공에서 전문 어휘와 학술 어휘에 대한 설명이 담당교수의 책임인 것과 유사하다고 하겠다.
준비가 부족했음에도 불구하고 고유명사에 대한 중요성을 피험자들은 인지하게 된 것 같다. 대화 1에서는 고유명사의 정보 때문에 다른 표현들이 새롭게 보였다고 하였는데 대화 2에서는 복잡한 고유명사들에 대한 정보를 접하면서 대화내용에 대한 흥미가 생겼다고 했다. 대화 2의 3번과 4번 대사에서 Harley와 Godolphin의 가시 돋친 말을 주고받는 대화나 7번과 8번에서 Harley와 Marlborough 사이의 빈정거리는 말 등을 해석하면서 내용을 더욱 즐기게 되었다고 했다. 여기서도 어휘 점화의 관점으로 볼 수가 있겠다. 고유명사들에 대한 정보들이 극중인물들의 발화들을 재해석하게 해 주었다고 했다. 이 역시 테스트 결과로 피험자들의 반응을 볼 수 있다.
  • 1) Sally: Mrs. Meg says you are to scrub the floor until she can her toothless, fat face in it.

  • 2) Abigail: (She is carrying a water basket, but she is moaning as soon as she starts scrubbing the floor.)

  • 3) Sally: (pretending to be calm) You might need gloves. Lye is dangerous. It burns bad.

  • 4) Meg: You! Grab the bandage box off the shelf. The queen’s had an attack of gout!

  • 5) Abigail: (She grabs the bandage box in a hurry.)

  • (대화 3, The Favorite)

대화 3에서는 2개의 고유명사를 제시하였다. 피험자들에게 lyegout에 대해 설명해 보라고 하자 지난 활동들과는 달리 준비된 답변을 하였다. 고유명사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을 했다는 증거로 볼 수 있겠다. 어휘 점화적인 관점에서 lye를 보면 떠오르는 표현이 무엇인가를 물었더니 모두들 한결같이 It burns badto scrub the floor라고 답변을 하였다. Gout에 대해서는 The queen’s had an attack of gout가 떠오른다고 했다. 고유명사와 일반 발화들을 쉽게 짝을 지어 연상으로 떠올리고 있었다. 즉 고유명사가 점화가 되면서 피험자들이 만나는 발화들 중에 관련된 발화를 고르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피험자들은 처음에는 고유명사의 중요성을 모르다가 고유명사의 중요성은 인식을 했지만 수업을 위해서 설명을 할 만큼 준비를 하지 못하였다. 나중에는 피험자들이 고유명사에 대한 정보를 발표할 줄도 알게 되었고 고유명사와 관련 있는 발화들을 골라내는 기술도 보여주었다. 물론 고유명사의 성격에 따라 어떤 명사들은 피험자들이 준비할 수가 있지만 교수자가 준비해 주는 것이 학습을 원활하게 해 줄 것이다.

2. 시험 결과

피험자들이 인식하게 된 고유명사의 중요성에 대한 자각력을 언어 학습에 어떻게 이용하는지를 시험 결과로 살펴보았다. 고유명사가 지닌 백과사전적인 지식이 관련된 장면의 줄거리를 이해하는 것을 돕고, 어휘 점화 이론이 백과사전적인 정보와 관련된 발화의 연상작용을 돕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1) 구두시험 결과

(1) 1차 테스트

Table 1의 1차 테스트에서는 18개의 발화가 하나의 장면에 있다. 이 장면에서는 오직 Anne과 Sarah만이 대화를 하고 있다. 여기에서 설명한 고유명사는 Anne과 Sarah이다. 피험자들은 모두 암기를 성공적으로 해냈지만, 피험자 B는 정관사 the 대신 my를 사용하였다. 비록 형태적으로 틀리기는 했지만 의미적인 관점에서는 지장을 주지 않았다. 피험자 C는 사람이름 Sarah를 뺐다. 여기서도 의미적으로 실수를 범하지 않았다. 따라서 피험자 모두 암기를 잘 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이 결과로 알 수 있는 것은 첫째, 문맥을 확실하게 알고 있으면 암기하기 수월하다는 것이다. 둘째는 고유명사에 대한 설명이 문맥 설정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고, 이에 대한 확인은 인터뷰 결과에서 나타났다.

(2) 2차 테스트

Table 2의 2차 테스트는 23개의 발화가 하나의 장면을 구성하고 있다. 이 장면에 등장인물들은 모두 4명이고 이들이 하나의 주제로 대화하고 있다. 이 장면에서는 7개의 고유명사를 설명하였고, 사람은 Harley, Godolphin, 그리고 Marlborough이다. 나머지 4개의 고유명사는 the French, the peace treaty proposal, the country landowners, 그리고 city merchants이다. 피험자 A는 Table 1에서와 마찬가지로 하나의 실수도 없이 암기를 했다. 피험자 B는 the country landowners에서 country를 생략했다. The country landowners는 백과사전식의 설명을 하느라 여러 차례 반복하였는데도 피험자 B는 단어 하나를 생략하였다. 피험자 B를 보면서 교수자들이 유념해야 될 점이 있는데, 교수자가 고유명사에 대한 설명을 열심히 해도 학생들에게 관심을 불러 일으킬 수 없을 가능성도 생각하고 있어야 할 것 같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조동사 can’tdon’t로 잘못 사용하였다. 그렇지만 의미적으로는 특별한 문제점이 보이지 않는다. 피험자 C는 개별적 단어에서 3개를 틀렸는데 Table 1에서와 유사한 실수를 했다. 정관사 the를 두 군데에서 생략을 했고 호칭인 Harley를 잊었고, 큰 실수로 보이지는 않는다.
Table 1Table 2를 비교해 보면 전자에서는 고유명사 2개를 설명했고 후자에서는 7개를 설명했고, 후자가 전자보다 내용이 복잡하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그리고 전자는 대화에 참여한 인물이 2명이고 후자에서는 4명이기 때문에 후자의 대화가 복잡하다는 것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후자가 발화의 수도 5개가 더 많으니 종합해 보면 암기에 어려움을 더 많이 느낄 것으로 예측하였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틀린 개수가 피험자 B와 C에서 조금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의미적으로는 실수가 없어서 유의미적인 차이를 느낄 수가 없다.
이 결과는 1차 테스트에서 세운 가설이 2차에서도 통한 것으로 판단된다. 다시 말하면 고유명사는 암기를 도와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고유명사의 수가 많은 것이 오히려 암기를 쉽게 하도록 도움을 줄 수도 있다.

(3) 3차 테스트

Table 3의 3차 테스트는 1차와 2차 테스트 보다 여러 각도에서 복잡하다. 우선 발화의 수가 제일 많다. 34개의 발화를 한 장면에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등장인물은 2차때와 같이 4명이지만 다양한 관심이 모여 있어서 복잡하다. 발화 수에 비해 고유명사는 겨우 4개를 설명하였다. 이중에서도 사람인 Sally와 Mrs. Meg는 작은 역을 맡고 있어서 문맥을 세우는데 별 도움이 안 된다. 다른 고유명사로는 lyegout이다. 그런데 lye는 전체 내용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한 번만 사용되었다. 오직 gout만이 3차 테스트의 장면과 관련이 있으나 이 역시 Anne과 Sarah가 대화를 시작하는 동기만 되었을 뿐 더 이상 문맥의 역할은 못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3차 테스트 자료는 고유명사가 자기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하는 대화라고 하겠다.
피험자 A는 개별적인 단어에서 1개, 그리고 청크에서 1개씩 암기하면서 빠뜨렸다. 단어에서는 how we first met에서 how를 기억하지 못하였고 청크에서는 And then they disappeared라는 표현을 빠뜨렸다. 이 실수들은 모두 Anne과 Sarah의 대화에서 발생한 것이다. 피험자 B는 개별적인 단어에서 1개, 청크에서 7개를 틀렸다. 단어에서는 Do you remember how his jaw just hung there?에서 just를 생략하였고 청크에서는 Sarah와 Anne의 대화편에서 3개의 상호작용을 기억하지 못하였고 You must try to sleep이라고 Sarah가 한 말을 빠뜨렸다. 피험자 B는 암기에 혼선을 빚었기 때문에 많은 실수를 보여주었다. 우연하게도 피험자 B도 Sarah와 Anne의 대화에서 모든 실수가 나왔다. 피험자 C는 1개만 개별적인 단어에서 틀렸는데, Sally가 한 말 중에서 전치사 in 대신 on을 사용하였기 때문이다.
이 실수들을 분석해 보면 한가지 재미있는 현상이 보인다. 피험자 A와 피험자 B는 고유명사가 영향을 미치지 못한 Anne과 Sarah의 대화에서 실수를 저질렀다는 점이다. 피험자 C는 Anne과 Sarah의 대화와는 상관없는 곳에서 그리고 고유명사인 lye가 나오는 문맥에서 틀렸다. 그러나 C가 틀린 전치사는 문맥을 세우는 것과는 무관하기 때문에 무시해도 상관이 없어 보인다. 고유명사의 설명이 없는 부분에서 실수가 있었다는 것은 고유명사가 암기를 하는데 효율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가설을 뒷받침해준다고 볼 수 있다.

2) 필기시험 결과

필기시험은 통보 없이 갑작스럽게 치렀기 때문에 피험자들은 전혀 준비할 수 없이 기억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필기시험은 모두 8개의 고유명사에 관한 문제인데, 관련된 정보와 지식을 아는 대로 국어로 쓰도록 하는 문제를 출제하였다. 그 결과, 피험자 A는 8개 중에서 1개를 기억하지 못하였고 피험자 B와 C는 만점을 받았다. 고유명사는 백과사전적인 정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배우면 기억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던 것으로 판단된다. 이 결과를 보면 교실에서 고유명사를 가르치는 일이 학생들에게 지식측면에서도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대신 교수자들에게는 백과사전식의 정보를 준비하는 부담을 안게 될 것이다.

3. 인터뷰 결과

인터뷰에서는 참여와 수업에 대한 느낌 등 다양한 질문들로 진행되었으나 그 중에 3개의 질문이 본 연구와 관련된 핵심적인 내용이다. 첫번째 질문은 암기를 잘 하기 위해서 영화의 줄거리를 내용과 순서대로 잘 정렬하여 상세하게 인지하며 생각하게 하는 전략이 효과가 있었는지를 물었다. 이 전략은 고유명사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인물과의 관계, 인물과 연관된 상황, 인물들 사이의 감정 들을 좀더 상세하게 연관시켜서 하나하나의 발화사이에 숨겨진 의미를 파악해보도록 한 전략이다. 세명의 피험자 모두 굉장히 효과적이었다고 했는데 등장인물들이 왜 그 발화를 했는가를 그 이유와 감정까지 연관되어서 영어 표현이 모두 암기될 수 있었다고 하였다. 단순히 영어 표현을 암기하려고 애쓴 것이 아니라 줄거리를 등장인물의 관계, 감정, 상황과 연관 지어 구성해서 세우는 것이 대화의 의미와 내용을 더욱 잘 기억하게 해주는 것 같다고 하였다.
특히 피험자 A는 이미지를 떠올려서 줄거리를 세운다고 하였고 피험자 B는 영화장면을 떠올려서 줄거리를 잊지 않도록 한다고 했다. 피험자 C는 극중인물들 사이의 관계를 고려하며 줄거리를 세운다고 했다. 각자 세부적인 방법은 달랐지만 발화사이의 연관성을 맺어주는 방법으로 줄거리를 명확하게 구성해서 세우는 전략을 고유명사인 등장인물들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두번째 질문은 피험자들에게 고유명사의 백과사전적인 정보를 주었을 때 줄거리를 회상하는데 도움이 되는지에 관한 것이었다. 사실 영화를 봤다고 모든 줄거리가 자세하게 기억나지는 않고 시간이 경과할수록 대략적인 뼈대만 기억하게 될 뿐이다. 피험자 A와 피험자 B는 그렇다고 대답을 하였는데 피험자 C는 암기활동에서 비교하여 왜 고유명사가 중요한지를 답하였다. 피험자 C에 따르면 암기했던 대화 중 하나는 고유명사가 2개이고 발화의 수는 18개인데, 다른 것은 고유명사가 7개이고 발화도 23개이어서 후자가 암기하기 어려울 줄 알았다고 했다. 그런데 실제로는 조금도 어렵지 않았기 때문에 고유명사의 백과사전적인 정보가 암기에 도움이 된 것이라고 답을 하였다. 비록 피험자 A와 B의 답변은 소극적이었지만 더 심층질문을 했을 때의 반응과 피험자 C의 답변을 보면 모두가 고유명사의 백과사전적인 정보의 효과를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피험자 모두 테스트 3은 암기가 어려웠다고 답을 하였다. 피험자 A와 피험자 C는 어려웠지만 거의 실수를 하지 않았고, 암기 연습을 하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을 뿐이다. 이에 비해 피험자 B는 Sarah와 Anne의 대화에서 큰 부분들을 생략하는 실수를 하였다.
피험자 A는 다른 줄거리가 섞이는 바람에 암기가 어려웠다고 답했다. 피험자 B는 이 외에도 발화의 수가 많아서 암기가 힘들었다고 했다. 그런데 피험자 C는 고유명사를 언급하였는데, 고유명사가 2개에 불과하고 이 명사들이 줄거리를 잡는 이정표의 역할을 해 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실제로 Table 4에서의 고유명사들은 Sarah와 Anne이 긴 대화를 하도록 동기만 제공했을 뿐 그 이상의 역할이 없었다.
피험자 C는 고유명사의 역할을 완전하게 인지하고 있는 경우로 보인다. 피험자 A는 고유명사를 특별하게 의식하고 있지는 않고 대신 고유명사가 있을 경우와 없을 경우에 맞춰 암기 전략을 다르게 세웠다. 그러나 암기를 하는데 고유명사를 이용하는 것으로 보아 이에 대한 자각력은 가지고 있다고 본다. 피험자 B는 답변에 있어서 제일 소극적이었으나 고유명사의 성격에 따라 관련된 표현들과 연관시켜 짝짓기를 하는 것을 보면 어휘 점화적인 측면에서 고유명사를 활용하는 것에 대한 인식이 자리 잡혔다고 볼 수 있다. 궁극적으로 피험자들은 모두 고유명사의 역할에 나름대로 긍정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사료된다.

V. 결론 및 제언

영화는 교육용으로 만들어진 매체가 아니고, 인간의 다양한 세계를 만들어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종합예술매체라고 할 수 있다. 영화에서 사용되는 언어는 실제 생활에서 원어민들이 사용하는 언어보다 상대에게 전달하는 효과가 훨씬 더 클 수가 있어서, 언어학습에 영화를 사용하면 단순히 실용적인 표현이 아닌 내용과 맥락과 밀접하게 관련되면서도 수사학적이고 멋진 언어표현을 입력 받을 수 있다. 문학작품에서 드러나는 표현들의 가치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교수자나 학습자들은 영화에서 사용되는 언어의 수준 높은 가치를 십분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용 빈도수가 높은 소위 실용적인 어휘와 표현에만 치중하기 때문이다. 영화의 언어는 작품성과 예술성을 위하여 가장 최선으로 사용되었기 때문에 사용된 언어와 작품의 성격이 잘 어우러져 있다. 따라서 영화를 이용해서 외국어를 배우려고 한다면 작품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져야 그 효율성이 클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학습자들이 소홀히 하는 고유명사가 외국어를 배우는데 어떤 효과를 보여주는 지를 살펴보았다. 사용 빈도수의 관점에서 보면 고유명사는 의미적인 요소가 약하기 때문에 가치가 거의 없는 어휘가 될 것이다. 무엇인가를 가리키는 언급대상(reference)의 역할을 주로 하므로 고유명사를 학습할 가치가 별로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백과사전적 정보를 담고 있는 것이 고유명사임을 고려해 보면 전혀 다른 결과를 체험할 수도 있다.
본 연구에서 3명의 피험자들은 무심코 지나쳤었던 고유명사의 백과사전적 정보를 알게 되었을 때, 각각의 발화가 특별한 의미를 지니기 시작한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고유명사는 영화의 줄거리를 세우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다. 피험자들이 발화들을 암기하려면 줄거리와 맥락이 명확해야 하는데 고유명사가 이를 도와준 것으로 보인다. 이것을 보면 하나의 발화가 특별한 의미를 지니려면 문맥 안에서 재해석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이 외에 고유명사의 역할은 어휘 점화 이론을 이용해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고유명사가 점화가 되면서 평범하게 보였던 발화들이 문맥에 맞는 특별한 의미를 갖게 만든다. 이는 피험자들이 전체적으로 줄거리를 이해하는 것을 돕고 구체적으로 연관성을 주어 발화들의 암기를 도왔다. 피험자 C가 언급한 것처럼 고유명사의 수가 많은 것이 학습에 부담을 주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암기 학습을 돕는 것이라고 했던 것을 의미 있게 조망할 필요가 있다.
교수자의 역할은 고유명사가 최대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여 이끌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학습자들이 놓칠 수 있는 백과사전적 지식과 맥락이 각 발화와 연결되어 이해와 암기를 도울 수있도록 해야 한다. 단순히 스마트폰과 컴퓨터에서 찾을 수 있는 백과사전적 지식 수준이 아니라, 이런 정보와 내용이 대화 속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언어와 결합되어 어떤 의사소통을 갖게 되는지 등으로 확장시킬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영화에 나오는 표현들은 문학작품과 마찬가지로 영화의 작품성과 완성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 또한 인물의 관계, 사건, 상황 등이 각 발화의 의미와 필요성을 부각시켜 주기 때문에 현실에서 체험할 수 있는 대화상황과 유사한 배경을 설정해 준다. 실용적인 생활표현은 영화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부수적인 자료인데 그게 전부인 것처럼 오판하면 안 된다. 영화의 문맥과 상황을 명확하게 인식하는 것이 영화표현들을 학습하는 지름길이라고 하겠다. 고유명사가 영화의 문맥을 잡는데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유념하고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어야 하겠다. 교수자와 학생들 간에 백과사전적 정보의 발표와 토론을 통해 수업을 활성화시킬 것도 매우 효과적일 것이다. 영화가 실용적인 표현들이 가득한 매체이니 빈도수 높고 실용적인 어휘들만 주목하는 관행적인 방식에서 벗어나서 영화라는 매체가 줄 수 있는 장점들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어야 하고, 그 가치들을 십분 활용할 때 일반 영어 학습의 향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Notes

1. 고유명사를 proper nouns으로 하지 않고 proper names로 한 이유는 proper nounsnominal expressions를 포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Van Langendonck(2007)에 따르면 “proper names are nouns or at least nominal expressions”(p. 17)라고 하여 proper names가 본 논문의 논리에 합당하다고 볼 수 있다.

2. 영어 교육론 교재인 Principles of Language Learning and Teaching (Brown, 2014)의 10장을 해석시켰다. 예를 들면, significant같은 단어를 단순히 중요하다는 일반의미로 처리하였다.

3. 적당한 한국어 번역이 없어서 부득이 영어로 구분하기로 한다.

4. 이후 등장인물의 이름을 고유명사로 다루어 설명하므로 한글표기를 하지 않고 그대로 영어로 기재하였다.

5. 1) Harley, Godolphin, 그리고 Marlborough는 어떤 계층을 대변하는 정치인들인가?

5. 2) 이 시대에 영국과 프랑스가 전쟁을 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5. 3) Harley가 평화조약체결을 원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5. 4) The country landowners와 city merchants에 대해 아는 바를 말해 보라.

Table 1
The Mistake Number Among Eighteen Utterances
Individual words Chunks Information
A 0 0 Anne + Sarah interaction
B 1 0
C 1 0
Table 2
The Mistake Number Among Twenty-Three Utterances
Individual words Chunks Information
A 0 0 Harley + Sarah + Godolphin + Marlborough interaction
B 2 0
C 3 0
Table 3
The Mistake Number Among Thirty-Four Utterances
Individual words Chunks Information
A 1 1 Sally + Abigail interaction (two times. Short)
Anne + Sarah interaction Anne + Sarah interaction Anne + Sarah interaction (nine times. Very long)
B 1 7 Mrs. Meg + Abigail interaction (one time. Short)
Anne + Sarah interaction Anne + Sarah interaction Sarah + Mrs. Meg interaction (one time. Short)
C 1 0 Sarah + Abigail interaction (three times. Short)
Sally + Abigail interaction
Table 4
Possible Reasons Difficult to Memorize Test 3
What are possible reasons you feel difficult in memorizing the scene of test 3?
A There were more than one storyline.
B Several scenes were mixed. There were many utterances.
C Proper names were few.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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