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화 분석을 통한 대화와 언어와의 관계에 대한 재조명: 영화를 활용한 사례 연구*
Reexamining the Relationship Between Communication and Language Through Discourse Analysis: A Case Study Using Movie Material*
Article information
Trans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paper is to examine the nature of communication and the function of language through discourse analysis using movie material. To achieve this, six English-major undergraduates were selected as subjects. The movie used for this study was Mrs. Harris Goes to Paris (Fabian, 2022). Over a three-month period, the subjects participated and were administered six tests, along with one report. Two tests focused on content relevant to the case study (the second and sixth tests), while three tests focused on form (the first, third, and fourth tests). The fifth test combined content and form. The results indicated that subjects B, C, and D preferred content-based instruction (emphasizing the nature of communication, stories, culture, etc.), despite subject D not achieving a high test score. Subject A was ambivalent, noting that while content-based instruction was beneficial, language learning was also necessary. Subjects E and F preferred English language learning. In their reports commenting on the method, subjects B, C, and D were positive, subject A had mixed feelings, and subjects E and F were indifferent. Considering that three out of six subjects responded positively, we believe that using discourse analysis can be effective in helping students understand the nature of communication.
I. 서론
언어와 대화와의 관계를 언급할 때, 언어가 대화의 수단이라는 말은 일종의 표어가 되어있을 정도이다. 이는 언어와 대화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뜻일 것이다. 그런데 대화는 목적 지향적인 성격을 지닌 행위이고 언어는 규칙 지향적인 성격을 가진 것을 고려해 보면 대화와 언어 사이에 밀접한 관계가 과연 존재하는지 의구심이 커진다. 대화와 언어가 다른 것이면서도 서로 관계가 있는 것은(Bella, 2021) 타당하지만 어떻게 전혀 다른 성격을 지닌 성질들이 관계를 맺을 수 있는지 규명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하면 어떤 요소가 이 두개의 성질을 관계를 맺게 해 주는지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최근에 와서 대화 안에서 언어를 배우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라고 말들을 한다(Myslihaka, 2017). 그러나 대화와 언어가 어떻게 관계를 맺으며 나아가는지 밝히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런 혼란 속에서 20세기와 21세기에 언어 이론의 변천과정을 잠깐 살펴보는 것은 대화와 언어의 헝클어진 관계에 실마리를 제공해 줄 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단어의 의미를 생각해보자. 생성 문법에서는 의미는 다루지도 못하던 개념이다. 그러나 1970년대 후반부터 인지 언어학에서는 의미는 중심적인 원칙이 되었다(Dabrowska & Divjak, 2015). 인간이 말을 할 때 형태보다 의미를 생각할 것이라는 그들의 논리는 생성문법보다 인지 언어학이 언어 사용에서 타당성을 높여준 근거가 된 듯하다. Geeraerts(2006)는 언어 이론들은 서로 배타적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현실감이 있는 이론이 결국은 승리를 하고 관심을 받게 될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편의상 언어는 대화의 충실한 일꾼(slave)이라는 잠정적인 관계를 설정하고자 한다. 대화의 방향에 따라서 언어의 형태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언어는 독립된 개념이 아니고 대화에 종속된 개념이라는 뜻이다. 예를 들어 화자 A가 화자 B에게 말을 걸려고 하는데 지금 화자 B가 급한 볼일이 있다고 짧게 말을 하라고 한다고 가정을 해 보자. 이런 대화 상황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언어는 변신을 해야 할 것이다. 문장으로 표현하고 싶었던 것을 단어로 짧게 표현해야 할지도 모른다. 이와 같이 언어를 위해서 대화가 적응하는 것이 아니고 대화를 위해서 언어가 변신을 하는 것이니 충실한 일꾼이라는 용어가 일리가 있을 것이다.
대화 역시 잠정적인 정의(working definition)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대화와 말하기(language performance)를 구분하고 있지 못한 것 같기 때문이다. 사실 EFL 상황에서 대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 교실에서 사용하는 대화의 장은 대부분 진정성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 대화는 본질적으로 화자의 의도를 성취하고자 하는 행위가 포함되어야 하는데 학생들은 대화에서 언어에 주로 몰두를 하기 때문이다. 언어를 배우기 위한 말하기 수행이 목적이지 화자의 의도를 성취하려는 행위가 못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의 대화는 첫째, 화자의 의도를 분명히 가지고 있어야 하며 둘째, 언어 의존도는 최소화된 행위라고 정의를 내리고자 한다.
그러나 교실에서 진정한 대화 행위를 구현하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지금까지 교실에서 언어를 배워본 경험은 있어도 대화를 배워본 기억은 없을 것이다. 교실은 대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장소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영화를 대화에 참여하는 차선책으로 고려를 하려고 한다. 물론 영화 안에서 직접적인 대화는 있을 수 없다. 극중 인물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대화를 보며 간접적으로 대화 경험을 할 뿐이다. 무엇이던지 배우려면 보는 것을 우선적으로 하는 것은 경험적으로 잘 알고 있다. 자전거를 타기 위해서 다른 사람이 자전거를 타는 것을 먼저 구경하는 것도 좋은 학습법이다. 대화를 하기 위해서 남들이 하는 대화를 먼저 구경하는 것도 대화를 배우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영화를 간접적인 대화의 장으로 간주를 하고 그 안에서 언어가 어떻게 움직이고 변화하는지를 살펴보게 될 것이다. 대화와 언어와의 관계를 재조명하겠다는 뜻이다. 이를 위하여 담화 분석(discourse analysis)과 대화 분석(conversation analysis)을 활용하고자 한다. 영화의 대화에 간접적이나마 참여할 수 있는 전략은 담화 분석과 대화 분석이라고 판단되기 때문이다(Wooffitt, 2005). 이 분석들을 통하여 극중 인물의 상호작용을 결정하는 사회적, 문화적, 그리고 심리적 문맥 등을 추론할 수 있을 것이며 언어가 사회적 문맥에서 어떻게 사용되는 지도 이해하게 될 것이다(Chepinchikj & Thompson, 2016).
II. 문헌 연구
이 장에서는 언어에 관한 연구가 왜 문맥에서부터 연구가 되어야 하는지를 간략하게 살펴 볼 것이다. 이를 위하여 지난 세기부터 언어학에 큰 영향을 미친 연구들의 변모 과정을 기술할 것이다. 이 외에 의미적 확산(semantic extension)과 비유적 언어(figurative language)도 살펴보게 될 것이다.
1. 언어의 내부에서부터 언어의 외부로: Embodied Meaning1을 중심으로
Geeraerts(2006)는 20세기에서 언어학의 발전은 2개의 접근법에 의해서 특징이 지워진다고 했다. 하나는 구조적 접근이고, 다른 하나는 생성적 접근이다. 이 접근법들은 특징이 탈 문맥화(decontextualization)이다. 다시 말하면 언어를 독립된 체계로 보겠다는 뜻이다.
1970년대에는 이와는 다른 즉 언어는 독립된 체계가 아니고 의미와 문법이 상호 보완적이라는 새로운 접근법이 나왔고 이것을 인지 언어학(cognitive linguistics)이라고 부르게 되었다(Sellami-Sellami, 2022). 다음은 Sellami-Sellami가 하는 말이다.
Formal syntacticians place great value on Chomsky’s UG. For them, UG provides a system that is capable of producing careful, orderly, and parsimonious descriptions of the world’s languages. This system is powerful because it enables comparisons between languages that may or may not be related […] cognitive linguists disagree with this premise. They argue that such a formal view of language is narrow because it analyzes language in terms of word and sentence structure (i.e., morphosyntax) and has “little to say about linguistic meaning or the communicative functions of language.” (p. 201)
인지 언어학에 따르면 기존의 언어학은 단어와 문장 구조(morphosyntax)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 언어 이론으로서 불충분하다고 보았다. 왜냐하면 언어가 가지고 있는 중요한 요소들을 간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언어가 실제 문맥에서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즉 문법은 의미에서 독립되어 있지 못하다. 인간이 문장을 만드는 방식(문법)이 우리가 사건이나 상황(의미)을 어떻게 지각하고 해석하는지에 영향을 받는다는 뜻이다. 이와 같은 의미를 embodied meaning이라고 부를 수 있다. Sawarni와 Borah(2024)에 따르면 embodied meaning은 언어와 의미에 대한 이해는 인간이 몸으로 경험하는 것과 세상과의 상호작용에 깊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 추상적인 개념도 언어학적 구조도 감각과 운동 경험(sensory and motor experiences)에 기초를 두고 있다는 아이디어이다(Bach, 2012).
인지 언어학에서는 문법 구조 조차도 embodied meaning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예를 들면 능동태 문장과 수동태 문장은 형태적으로만 관계를 맺는 것이 아니다(Hilpert, 2019). 다음 예를 보자.
능동태: The cat chased the mouse.
수동태: The moue was chased by the cat.
사람이 능동태의 문장을 보게 되면 “the cat”에 눈을 돌리게 된다. 고양이가 하는 행동을 보면서 의미적으로 행동을 행하는 존재로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수동태를 보게 되면 사람은 “the mouse”에 눈길을 주면서 쥐가 고양이에게 곤란을 겪고 있는 상황을 알게 된다. 화자가 수동태와 능동태 중 어느 것을 사용할 것인가는 문맥에 의해서 판단하는 것이다. 단순히 능동태와 수동태가 형태적으로 관련이 있다는 생각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Bach(2012)는 언어가 가지고 있는 embodied view에 대해 3가지의 증거를 제시하고 있다.
(1) Linguistic descriptions draw upon processes and brain regions that support the event’s actual sensory experience.
(2) These perceptual event representations are treated by the cognitive apparatus just like real events, triggering the motor behaviours that would be elicited in such circumstances.
(3) The representation of action content draws upon information encoded in the understander’s own action control systems. (p. 35)
첫 번째 증거에 대해서는 인간은 무엇인가를 언어로 기술하려고 할 때, 인간의 뇌 또한 마치 실제로 그것을 경험한 것처럼 같은 과정을 거친다. 예를 들어, “여름에는 냉면이 최고야”라고 말을 하면 우리의 뇌도 마치 실제로 냉면을 먹는 것과 같은 작용을 하여 활성화가 일어난다. 두 번째 증거는 우리가 어떤 사건에 관해서 듣거나 생각하게 되면 우리의 뇌가 그 사건이 실제로 일어난 것처럼 작동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난 바퀴벌레가 진짜 싫어”라고 말을 하면 그 사건이 실제로 일어난 것처럼 온 몸을 몸서리치게 된다. 세 번째 증거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인간이 어떤 행동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 행동을 통제하고 있는 같은 체계를 뇌가 동시에 사용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탁구 치는 이야기를 누군가가 하게 되면 그 이야기를 듣는 사람의 뇌는 탁구 칠 때의 뇌의 지역을 활성화하여 마치 탁구를 치는 사람처럼 준비를 하게 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언어는 독립적으로 간주할 체계가 아니고 인간의 인지(cognition)와 상호 교류를 통해 사용되는 체계가 되는 것이다.
2. 의미 확산(Semantic Extension)
의미 확산이란 단어의 사전적 의미를 벗어나서 다른 것을 가리킬 때 사용이 된다(Bowerman & Smith, 2022). 물론 여기에는 원칙이 있다. 문자 그대로의 의미와 확산된 의미 사이에 무언으로 인정된 연관성이다. 예를 들어 “mouse”는 우리가 알고 있는 쥐를 가리키지만 확산이 되어서 쥐의 모양을 닮은 컴퓨터 마우스로 쓰인다. 인간의 “mouth”는 동굴의 입구를 가리키기도 하며(Bowerman & Smith, 2022), 여기서의 원칙은 닮은 꼴이 될 것이다. 인간은 왜 “mouth”를 “동굴의 입구”라고 표현하는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기존의 어휘로 표현하고 싶은 현명함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기존의 어휘로 표현하지 않고 새로운 어휘를 만들어낸다면 우리들은 갑자기 증가하는 어휘 때문에 언어를 제대로 배우지 못하게 될 것이다. 이에 대해 Nan(2016)은 중국어와 한국어에서 발생하는 “mouth”의 7가지 다의어들(polysemous words)을 기술하였다.
의미적인 확산을 하는 또 다른 이유는 효율(efficiency)이다. 대화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잘 알고 있는 단어들을 새로운 문맥에 사용해 보는 것이다(Xu 외, 2016).
[…] semantic categories reflect a historical process of chaining, whereby a name for one idea is extended to a related idea, and then on to further ideas, resulting in a chained structure in which the later items in the chain may have little similarity to the early ones. (p. 2081)
저자들의 말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의미적 항목들은 사슬 형식으로 엮여 있어서 이 아이디어가 관련 있는 다른 아이디어로 확산이 되고 후에는 처음과 전혀 닮지 않게 될 수도 있다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확산을 유발하는 것은 바로 대화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의미적 확산을 사람들이 택하는 다른 이유로는 창의성(creativity)이 있다. L2 사용자들이 서로 대화를 하게 되면 지속적으로 의미적 확산을 이용하게 된다. 한쪽 언어에서 관용어나 구, 개념들을 빌려서 다른 언어에 창의적으로 적용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식의 의미적 확산은 L2 사용자의 어휘를 확장시켜 줄 뿐만이 아니고 생각을 창의적으로 하게끔 머리를 스스로 훈련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Fernández-Fontecha & Kenett, 2022).
이 외에도 의미적 확산을 활용하는 예는 더 찾을 수 있다. 예를 들면 문화적인 적응을 위해서도 의미적인 확산을 이용하여 새로운 기술, 사회적인 규범 등을 포함 시킨다. 그러나 의미적 확산을 활용하는 중요한 배경은 바로 대화라는 사실이다. 즉 대화를 통해서 언어가 풍요로워지는 것이다.
3. 비유적인 언어(Figurative Language)
비유적인 언어는 오랜 세월 동안 창의적인 사람들의 전유물로 인식이 되어 왔었다. 예를 들면 작가나 시인과 같은 창의적인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언어를 비유적인 언어라고 인식을 했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일반 사람들도 매일 매일의 생활 속에서 은유적인 표현을 실제적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그들이 이에 대한 자각력이 부족하여 모르고 있을 뿐이다(Sala-Suszyńska, 2016). Katz(1998)도 비유적인 언어는 시적인 상황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말을 할 때 도처에 사용될 수 있는 특징이 있다고 했다. 또한 Twinkl(n.d.)은 비유적 언어에 대해 아래와 같이 기술했다.
Figurative language is the use of words or phrases to create a special meaning. It’s non-literal, which means the use of language shouldn’t be taken as fact but creatively interpreted. Figurative language often has a different meaning or intention that goes beyond the ways the word or phrase is typically used. Figurative language is recognized as an important and highly versatile literary device.
비유적 언어는 특별한 의미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단어나 구들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nonliteral” 이라고 특징을 언급했는데 “non-literal”이란 이 안에서 사용된 단어들이 말하는 것과 표현하고자 하는 의미가 다를 때를 가리키는 것이다. 그리고 비유적인 언어에 속하는 7개의 타입들이 있다. 은유(metaphor), 직유(simile), 의인화(personification), 과장(hyperbole), 두운(alliteration), 의성어(onomatopoeia), 그리고 관용구(idiom)가 있다(Twinkl, n.d.). 물론 다르게 분류를 한 것도 있다. 예를 들면 CFI Team(n.d.)에서는 6개로 나누어 은유, 직유, 의인화, 과장, 의성어 그리고 제유(synecdoche)로 나누었다. 그러나 비유적 언어의 타입이 몇 개 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비유적 표현을 왜 사용하려는 지이다.
Cacciari(1998)가 이에 대한 답변을 주고 있다. 그는 은유를 예로 삼아 설명을 하였는데 은유는 비유적 언어의 일부이므로 그가 결국은 비유적 언어를 인간이 왜 사용하는지에 대한 답변을 주고 있다고 본다. 그에 따르면 은유는 언어를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거나 흥미 있게 보이게 하기 위해 사용하는 장식적인 요소(decorative element)가 아니라는 것이다. 은유는 우리가 대화를 하고 세상을 이해하려는 데에 기초적인 역할을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은유는 매일 매일의 대화에 깊게 박혀 있어서 인간의 사고와 지각(perception)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본질적으로 은유는 인간의 인지 과정을 형성하는 것을 돕고 인간이 환경을 해석하고 상호작용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쳐서 은유는 언어와 사고의 중심적인 부분이 되게 한다. 이 관점에서 보면 대화에 참여를 할 때 비유적인 언어도 배울 수 있는 것이 분명하다.
III. 연구 설계
1. 배경
일반적으로 언어만 준비가 되면 대화는 쉽게 할 수 있는 것으로 착각을 한다. 대화에서 제일 큰 비중이 언어라고 판단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대화를 배우지 않는 것이 문제가 될 수가 있다. 이미 L1에서 대화를 익혔기 때문에 L2의 대화는 무조건 참여가 가능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L1의 대화와 L2의 대화는 다른 양상이므로 L2로 대화하는 법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본 실험에서는 대화에서 언어로 방향을 정하고 피험자들이 대화라는 문맥에서 어떤 언어를 배워야 대화에 진정으로 참여하게 되는지 지도 할 것이다. 그리고 지도를 받은 피험자들 사이에서 어떤 피험자가 진정으로 대화에 참여하고 어떤 피험자가 대화에 참여는 하지 않고 영어라는 언어를 배우기 위한 자세를 취하는지를 살펴 보게 될 것이다.
본 실험에서 대화는 영화의 극중 인물들이 상호작용하는 것을 말한다. 한 마디로 간접적인 대화 체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EFL 상황에서 직접적인 참여는 환경상 어렵기 때문에 간접적인 대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2. 피험자
본 사례연구에서는 토익 점수로 800점이 넘는 학생들 6명을 선발을 하였다. 영어 상급자를 선택한 이유는 피험자들이 대화를 통해서 언어를 배웠는지 아니면 언어를 통해서 대화를 배웠는지를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기 때문이다.
피험자 소개를 하자면 6명 중에서 1명은 외국 생활을 해 본 경험이 있고 대화 경험도 많다. 이 피험자는 과연 영화를 활용한 간접적인 대화에서 어떤 언어를 배우려고 할 지 관찰대상이 될 것이다. 나머지 5명은 잠깐 여행은 해 보았지만 대화 경험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그렇다면 5명은 간접적인 대화에서 어떤 언어를 배울 지도 살펴볼 가치가 있다. 이미 대화 경험이 풍부한 피험자와 그렇지 못한 피험자들 사이에서 언어 학습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비교할 좋은 기회로 사료된다.
피험자 모두 영화를 활용하여 영어 학습을 한 경험은 충분하다. 최소 1년이상의 영화 학습 경험을 가지고 있다. 본 실험, 즉 사례 연구가 영화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피험자들은 본 활동에 적합한 학생들로 사료된다. 또한 6명 중 5명이 직접적인 대화 경험은 적지만 영화를 사용하였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대화를 접해본 경험은 있다고 본다. 따라서 본 연구의 취지가 영화를 활용하여 대화를 간접적으로 접하는 것이기 때문에 선발된 피험자들은 이 연구에 부합된다고 하겠다.
3. 교재
본 사례 연구에서 사용한 교재는 미시즈 해리스 파리에 가다(Mrs. Harris Goes to Paris, Fabian, 2022)이다. 이 영화의 배경은 1957년 런던이다. 주인공인 미시즈 해리스는 청소부인데 우연히 프랑스 의상 디자이너 디오르(Dior)의 고급 여성복에 끌리게 되어 프랑스 파리로 옷을 사러 가게 된다. 기본적으로 1960년 전의 영어와 그리고 영국 영어, 또한 파리에서의 문화적인 어색함 등이 영화 전체에 산재하고 있다. 미시즈 해리스의 대화를 이해하려면 문맥을 확실하게 알아야 한다. 본 연구가 대화를 통한 언어 학습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이 영화는 교재로써 적절하다고 사료된다.
4. 절차
본 사례 연구는 3개월 간 일주일에 한 번씩 12번을 진행하는 세션이다. 한 세션은 1시간에서 1.5 시간이다. 절차는 다음과 같다.
첫째, 피험자들이 돌아가며 영화 대본을 해석을 한다.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서 영화는 집에서 보도록 한다.
둘째, 한 명의 피험자가 정해진 양을 해석하고 나면 교수자는 해석이 문맥에 잘 맞는가를 확인한다. 확인 과정은 피험자들과 토론을 하며 가장 적합한 해석을 결정한다. 대부분의 해석에서 의미적 확산이 많이 보이기 때문에 해석한 피험자가 어떤 의미적 확산을 잘 하는지를 살핀다. 의미적 확산이 개별적인 단어에 머무는지 아니면 통사적인 문장에서 의미적인 확산을 보여주는지 등도 관찰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단어의 사전적 의미에 집착하여 해석을 어색하게 하지 않도록 교수자는 피험자들에게 주의를 준다. 한 마디로 단어의 사전적 의미에 끌려 다니지 않고 창의적으로 의미를 만들어낼 것을 강조한다.
셋째, 피험자들의 해석이 모두 끝나고 나면 교수자는 숙제를 내준다. 그날 해석한 장면에서 기억하고 싶은 단어나 표현 등을 적어서 제출하게 한다. 교수자는 피험자들이 제출한 단어장을 보고 피험자들의 대화 감각이 어떻게 발전해 나가는지를 살핀다. 대화는 목적을 수행하는 활동이라는 것을 이해하였다면 목적 수행과 관련된 언어 표현들을 중심으로 단어장이 만들어질 것이다. 그런데 실용적인 언어 표현을 중심으로 단어장이 만들어진다면 피험자들은 대화에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없고 영어 표현만을 배우려는 자세 만을 고수할 것이다.
넷째, 한 세션의 활동은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간단하다. 마지막으로 테스트를 하여 피험자들이 나름대로 피드백을 받게 한다(참조, IV. 결과 및 분석).
5. 평가
사례 연구가 영화에서 대화의 목적을 찾아내는 활동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피험자들이 대본의 대화에 노출이 될 기회는 충분하다. 목적을 찾는 활동은 결국 대화에 참여도가 높았다는 뜻이 되기에 높은 점수를 받게 될 것이다.
첫 번째 회상 테스트에서는 10개의 문항을 주고 5개는 multiword expressions(MWEs)를 기억하게 하고 나머지 5개에서는 소위 non-MWEs, 다시 말하면 하나의 단위(single unit)로 간주되지 않는 일반적인 단어 배열로 된 표현을 쓰도록 유도한다(참조, Appendix A. Recall Test). 예를 들면 1번 문항에서는 “지금 일어난 일”(= what’s just happened)과 같은 MWE를 묻고 있고 2번 문항에서는 “원하시는 옷”(= the dress you want)과 같은 non-single unit(NSU)를 묻는다. 대화에 참여하게 되면 어떤 타입의 형태가 기억하기 쉬운지를 묻는 것이다. 다만 결국은 언어를 묻는 테스트이기 때문에 암기에 전적으로 의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두 번째 인식 테스트도 10개의 문항이다. 피험자들에게 우리말로 해석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해석을 하면서 어떤 상황이었는지 문맥을 함께 묻고 있다. 세션에서 영화의 장면 대화의 목적적 성질에 대한 토론을 많이 하였기 때문에 문맥을 쉽게 기억해 낼 것으로 예상을 한다. 만약에 문맥을 잘 쓰면 대화 참여도가 높다고 볼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대화의 참여도에 관심이 없다고 보게 될 것이다(참조, Appendix B. Recognition Test). 따라서 대화의 참여도가 높고 대화의 본질에 민감한 피험자가 높은 점수를 받을 것이라 예상을 한다.
세 번째 MWEs 기억 테스트도 10개의 문항이다. 이번에는 MWEs를 얼마나 잘 기억하고 있는지를 묻는다(참조, Appendix C. Memorization of Idiomatic Expression Test). 예를 들어 3번 문항은 화자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말을 하고 있는데 우리말로는 단순하게 “실수했습니다”라는 뜻에 불과하겠지만 극중 인물인 Mrs. Harris는 “My clumsy clogs”라고 말을 한다. 직역을 하면 “사람이 나무 신발을 신으면 걷기가 불편한 법이다”가 된다. 이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하여 상황에 어울리지 않게 거북스러운 잘못을 저지른 것을 용서 바란다는 의미를 전달한 것이다. 4번 문항에서는 “이미”라는 뜻으로 “as it is”를 물었다. 화자가 하루 늦었다는 말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한 MWE이다. 이와 같이 극중 인물들의 발화에 집중할 수 있다면 그 발화와 관련된 MWEs를 쉽게 기억하게 되는지를 묻는 것이다. 이번 테스트도 결국은 언어를 묻는 것이어서 대화 참여를 깊게 하지 않아도 답을 기억할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는다.
네 번째 NSUs 기억 테스트에서도 문항은 10개이다. 이번에는 10개가 모두 NSUs이고 기억 정도를 묻는 테스트이다. 세 번째 테스트와 유사하다. 그런데 MWEs와는 다르게 NSUs는 자체적으로 하나의 단위의 역할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이런 관계로 NSUs를 암기하고 기억하는 것이 MWEs의 암기보다 어렵지는 않은지를 확인하게 될 것이다. 만약 MWEs의 암기와 비슷한 결과가 나온다면 대화 분석 덕택으로 간주할 것이다. 풍부한 문맥을 제공하니까 NSUs도 MWEs같이 인식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4번 문항에서 질문은 “언제든지 일자리 알아봐 드릴게요”이다. 우리말의 이 질문은 자주 듣던 표현이다. 비록 우리말이지만 NSUs를 마치 하나의 단위로 착각하게 만들어줄 지 모른다. 답은 “I can always find you a job”으로서 MWE가 아닌데도 우리말 덕택에 MWE로 착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참조, Appendix D. Memorization of Word Combination Test). 그러나 이 테스트도 결국은 언어를 묻고 있어서 언어 학습에 관심이 많은 피험자라면 무조건 암기를 하여 높은 점수를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다섯 번째 문법 현저성 테스트는 화자의 의도나 대화의 목적에 관심을 갖는 것이 전치사, 부사, 조동사, 경 동사(light verb), 자동사 등등에 대한 현저성(salience)을 높여 주는지를 묻고 있다. 예를 들어 2번 문항에서 Carre가 “Get to work, quick!”이라고 말을 한다. 우리말로는 “일 시작해라, 빨리”가 된다. 여기서 “get”의 역할을 묻고 있다. 대화 내용에 민감한 피험자라면 빈칸으로 해 놓은 “get”을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피험자들이 높은 점수를 받는다면 대화 목적을 가지고 학습을 하여도 문법 능력도 함께 향상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주는 것이다. 이 테스트도 10개의 문항이다(참조, Appendix E. Salience in Grammar Test). 그러나 여기서도 암기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피험자들도 좋은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
여섯 번째 담화 분석 테스트는 문항이 모두 8개이다. 이번에는 담화 분석과 대화 분석이다. 피험자들이 세션에서 활동으로 배웠던 것들을 직접 분석해 보게 한다(참조, Appendix F. Discourse Analysis). 만약 높은 점수를 받으면 대화 목적에 대한 분석을 할만한 능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하게 될 것이다. 테스트 중에서 제일 중요한 테스트이기도 하다. 여기 문항들은 우리말로 답변을 하게 되어 있다. 대화에 관심이 부족한 피험자들이라면 답변을 하기가 어려울 것이라 보고 있다. 아마 이 테스트에서 피험자들이 확실하게 갈리게 되리라 사료된다.
일곱 번째는 피험자들의 소견을 듣는 일종의 개방형 질문들이다. 실험에 직접 참여한 피험자들에게서 경험을 듣는 것은 실험의 신뢰도를 높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질문이 대화와 언어의 관계를 묻는 것이라 소견을 듣는 것도 피험자들이 대화와 언어에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요약을 하면 언어적 테스트에서 점수가 높은 경우와 대화와 관련된 테스트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경우가 생겨날 것이다. 대화 분석을 하였을 때 피험자들이 얼마나 언어적 관심에서 대화적 관심으로 이동이 가능한지 가름하게 될 것이다.
IV. 결과 및 분석
아래 테스트 결과에서 각 문항에 대해 정답일 경우 1점(point), 반만 맞을 경우 0.5점, 오답일 경우 0점으로 채점하고 세부사항에서 2w/3w는 3개의 단어에서 2개의 단어만 맞았다는 표시이다.
3개월 동안 대화 분석 활동을 하면서 6명의 피험자들을 관찰할 기회는 충분하였다. 피험자 A, B, C는 적극적으로 활동에 참여를 하였고 피험자 D는 소극적으로 활동을 하였지만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를 하였다. 피험자 E와 F는 활동의 참여는 거의 없었지만 학습에 대한 진지함은 꾸준히 보였다. 테스트를 거치지 않아도 대충 피험자 4명, 즉, A, B, C 그리고 D는 대화 분석 활동에 찬성을 하는 편으로 보였으며 피험자 E와 F는 위의 피험자들과는 다르게 이 활동을 지지해 주었다.
6개의 테스트를 보면 피험자들의 성향이 잘 나타나고 있다. 대화를 바라보는 각기 다른 관점을 기반으로 테스트에 임하고 있는데 그들의 대화와 언어에 대한 인식을 관찰할 기회가 된다.
1. 회상 테스트
회상 테스트는 10개의 문장을 주고 필요한 곳에서 빈칸을 만들고 그 부분의 의미를 우리말로 주고 영어로 쓰는 것이다. 5개의 문장은 다단어 표현(multiword expressions: MWEs)이고 나머지 5개는 다단어 표현이 아닌 형태들(non-single units: NSUs)2 이다. 주지하다시피 MWEs는 일상 대화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표현들이다(Constant 외, 2017; Kallens & Christiansen, 2022; Thomson 외, 2023). 결과는 아래 Table 1과 같다. 각 문항에 대해 1점, 0.5점, 0점으로 나눠 채점한 이유는 각 문항에서 반만 맞았을 때의 상황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이다. 예를 들면 1번 문항에서 정답은 “what’s just happened”인데 피험자 A는 “what’s happen just before”라고 적어서 0.5점을 받았다. 그는 3개의 단어에서 2개의 단어 “what’s”와 “just”를 기억하여, Table 1에서 2w/3w로 표시했고 반만 맞은 정확도는 67%로 나타났다. 또한 피험자 A의 0.5점을 맞은 4w/4w(100%)는 정답이 아니라 4개의 단어 중에서 4개를 모두 기억을 해냈다는 뜻이다. 구체적으로 언급을 하자면 피험자 A는 “How’s that work, then?”을 “How’s that gonna work, then”이라고 적었다. 그런데 추가로 “gonna”가 들어간 것이다. 이것은 무시하기로 했다.
피험자 A는 MWEs에서 한 개도 완전하게 맞힌 것이 없었다. 5개 중에 4개가 반점을 받았을 뿐이다. 즉 반만 맞은 것은 80%가 되고 정확도를 위해서 4개의 반점을 평균을 내면 76%가 되었다. 비록 반만 맞은 것이지만 정확도가 76%에 해당되므로 나쁜 점수는 아니라고 사료된다. 피험자 A의 NSUs에서는 완전히 맞은 것이 40%이고 반점이 40%이다. 반점의 정확도에서는 88%가 나와서 정확도 면에서 상당히 높은 점수가 나온 것이다. 이 수치를 근간으로 피험자 A를 평가하자면 그는 MWEs보다 NSUs에서 기억을 잘 하였다. MWEs가 NSUs와 다른 점은 MWEs는 하나의 단위로 간주가 되는 것이다(Lindstromberg & Boers, 2005). 이런 장점을 가진 MWEs를 NSUs가 이길 수 있었던 것은 NSUs의 속성을 마치 하나의 단위로 간주할 수 있는 일이 벌어졌다는 뜻이다. 2번 문항에서 샤사녀(Chassagne) 후작이 “When you see the dress you want”라는 말을 하는데 “the dress you want”는 MWE는 아니지만 우리말로 자연스럽게 번역을 하면 “원하는 옷”이 될 것이다. 마치 하나의 단어인 양 취급할 수 있는 우리말 형태이다. 이런 이점 때문에 NSUs도 MWEs와 같은 기억 적중률을 보일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피험자 A는 영화 대화에 참여도가 높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NSUs의 의미를 MWEs처럼 만들어낼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테스트의 관점에서 보면 높은 점수는 아니다.
피험자 B는 MWEs나 NSUs나 높은 점수를 받았다. MWEs에서 1개를 틀렸을 뿐이다. 그녀도 NSUs에서 우수함을 보여 주였다. 피험자 A와 다른 점은 대화에 대한 관심도 높고 테스트에 대한 준비도 잘 한 것으로 보인다. 피험자 C도 MWEs보다 NSUs의 기억이 높았다. NSUs에서 틀린 것이 한 개도 없었고 MWEs에서는 한 개의 실수가 있었다.
이는 피험자 D도 예외가 아니다. NSUs에서는 틀린 것이 하나도 없었는데 MWEs에서는 5개 중에서 무려 3개나 틀렸다. 그녀는 유난히도 MWEs에서 기억의 어려움을 보여 주었다. 피험자 D의 경우를 생각해 보면 그녀가 왜 MWEs에서 실수가 많았는지 짐작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MWEs는 개별적인 단어로 전체의 의미를 짐작하기 어려우므로 암기가 잘 되어 있지 않으면 실수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한편 피험자 E와 피험자 F는 MWEs를 모두 완전하게 기억하였다. 그런데 피험자 E는 MWEs가 NSUs보다 맞힌 확률이 높았다. 피험자 F는 MWEs와 NSUs에서 모두 만점을 받아 피험자들 중 제일 우수한 점수를 보여 주었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대화에 대한 관심과 테스트 준비는 다른 것이라 이 점수만으로 피험자 F가 대화 분석 활동을 잘 수행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물론 피험자들이 NSUs를 MWEs보다 암기를 잘 했다는 유의미적인 차이는 보이지 않는다. 피험자 D를 제외하고는 모두 NSUs가 암기가 잘 되었다는 성향을 보였을 뿐이다.
요약하여 보면 대화 분석 활동에 적극적인 참여를 피험자들보다 묵묵히 있었던 피험자들이 높은 점수를 보여 주었다. 이를 보면 대화 분석 활동이 언어 기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피험자들이 전반적으로 NSUs의 처리를 잘 한 것은 대화 분석 활동의 역할이 컸다고 본다.
2. 인식 테스트
인식 테스트는 해석을 요구하고 있지만 문맥을 함께 쓰도록 하고 있어서 단순한 해석 테스트가 아님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참고, Appendix B. Recognition Test). 문맥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은 대화에 참여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완전히 맞힌 개수가 많은 것이 대화 참여도가 높다는 것을 가리키는 것이다. 이 테스트의 결과에 따라서 피험자들의 성향도 알 수가 있게 될 것이다. 다음 Table 2는 이에 대한 결과이다.
Table 2에서 정답을 맞힌(1 point) 결과를 보면 피험자 B가 최고의 대화 참여율을 보여 주었다. 10개의 문항 중 9개를 맞췄고 나머지 1개도 틀린 것이 아니고 반점을 받았다. 그녀는 대화 분석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 했음이 드러났다. 두 번째는 피험자 D이다. 문항 10개 중에 6개를 맞췄고 과반수를 살짝 넘겼다. 이 외에 다른 피험자들의 빈약한 참여도는 예상 밖이었다. 평소의 대화 분석 활동에서 적극적인 참여를 하였던 피험자 A와 피험자 C가 각각 30%와 40%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대신에 반점 짜리에서 두 피험자 모두 5개씩을 맞춰서 50%를 기록을 했다. 반점 점수가 높다는 것은 대화 참여율에서 대화 보다는 언어 학습에 어느 정도 마음이 가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언어를 배우는 것은 의미와 형태의 짝짓기가 근간이 되는 것이므로 영화 내용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을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영화 내용에서 의미를 파악해서 해당되는 언어 형태와 짝짓기를 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피험자 E와 F를 보면 반점 짜리가 무려 각각 9개와 8개나 된다. 이들은 거의 대화 활동 또는 담화 분석 활동에 참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놀라운 점수는 아니다.
요약하여 보면 피험자 B는 대화 참여율이 제일 높았고 피험자 D는 그 다음이었다. 그리고 피험자 E와 F는 학습적인 측면에서 대화를 구경하는 정도의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피험자 A와 피험자 C가 어느 입장인지 불분명 하였다. 이 시점에서는 A와 C는 중간적인 입장으로 잠정적으로 고려하기로 하였다. 담화 분석을 즐기지만 언어 학습에 도움이 되는 정도로 한계를 긋고 있다고 보았다.
3. MWEs 기억 테스트
이번에는 MWEs만 10개의 문항을 제공하면서 선호도가 다른 피험자들(담화 분석 활동과 영어 학습 활동)이 어떻게 MWEs를 처리하는지 테스트를 하였다. Table 3이 결과를 잘 보여주고 있다.
피험자 B와 D를 먼저 살펴보면 피험자 B는 8개를 맞고 2개를 틀렸다. 대화 참여도가 높은 B로서 맞을 수 있는 점수라고 판단이 된다. 2개를 틀렸는데 한 개는 완전히 기억을 하지 못하였고 다른 하나는 언어 패턴을 쓰는 것이었는데 부분적으로만 기억을 해서 틀렸다. 대화에 몰입하는 것이 언어적으로 기억하는 것을 도울 수는 있지만 완전한 암기는 스스로 연습을 잘 해야 했다. 피험자 D의 점수는 너무 형편없었다. 3개를 맞고 3개는 반점, 나머지 4개는 완전히 틀렸다. 이를 보면 마찬가지로 대화 분석을 좋아한다고 해서 MWEs의 기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닌 것이 확실하다.
중간 입장을 택하는 피험자 A와 C를 보자. 피험자 A는 6개를 맞고 3개는 반점, 1개를 틀렸다. 틀린 것이 적은 것을 보면 언어 학습이 개입이 된 느낌이다. 피험자 C는 7개를 맞고 1개가 반점 2개를 틀렸다. 중간 입장이 취하는 특징이 무엇인지 정확히 몰라서 피험자 A와 C에 대해 더 이상 할말이 없다.
피험자 E와 F는 언어적인 입장을 고수하는 학생들인데 놀랍게도 MWEs를 모두 맞혔다. 역시 언어 학습이 크게 개입을 해야 암기와 기억에 도움이 되는 것이 확실해 보인다. 그러나 MWEs를 성공적으로 암기를 했다고 해서 대화를 잘 하는 것은 아니다. 대화는 화자의 의도가 성공을 했을 때 타당성을 가질 수 있다. 언어적인 수행을 잘 한 것만으로 대화의 선악을 구분할 수는 없는 것이다.
요약을 하면 대화에 대한 관심으로 쏠리면 쏠릴수록 언어 학습에서는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언어 학습에 대한 최대한의 노력과 언어 학습에 필요한 최소한의 문맥에 대한 관심이 즉 피험자 E와 F와 같은 학생들이 언어 학습에 성공을 하는 것으로 사료되었다. 결국 테스트를 받으면 받을수록 대화의 본질에서는 멀어지게 되는 모순과 맞닥뜨리게 되니 이 부분에 대한 후행 연구들이 필요해 보인다.
4. NSUs 기억 테스트
NSUs의 테스트는 MWEs의 테스트와 약간 다른 목표를 가지고 있다. NSUs는 형태적으로 MWEs처럼 하나의 단위로 뭉쳐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NSUs를 암기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문맥의 힘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번 테스트도 문항은 10개이다. MWEs의 테스트와 똑같이 질문 문항에 밑줄을 그어 빈칸으로 만들고 그 밑에 빈칸의 의미를 우리말로 적어준다. 우리말은 화용론적인 번역이다. 문법적인 번역은 무시하고 문맥에 어울리는 우리 어법에 맞는 번역을 주었다는 뜻이다(참조, Appendix D. Memorization of Word Combination Test). 결과는 Table 4와 같다.
대화 본질에 대한 선호도를 가지고 있는 피험자 B와 D부터 살펴보면 피험자 B는 7개를 맞았고 2개는 반점이며 1개를 틀렸다. NSUs의 암기에는 문맥이 MWEs보다 많이 필요하다고 보았기 때문에 피험자 B의 점수는 만족스럽다. 한편 피험자 D는 1개를 맞고 2개가 반점이며 7개를 쓰지 못하였기 때문에 테스트 준비가 전혀 안된 학생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으니,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
중간 입장을 택한 피험자 A는 1개를 맞고 3개를 틀렸으며 6개나 틀렸다. 그리고 피험자 C는 3개를 맞혔고 5개가 반점이며 2개를 쓰지 못하였다. 6개를 틀린 피험자 A에 대해서는 피험자 D처럼 언급하지 않겠다. 피험자 C는 반점이 5개가 되었는데 이는 그녀가 알고 있는 문맥으로 정확한 NSUs를 기억하기에 부족했다는 뜻이다.
언어적 성향이 강한 피험자 E는 8개를 맞추고 1개가 반점이며 1개를 틀렸다. 그리고 피험자 F는 만점을 받았다. E와 F는 정말 암기 학습을 잘하고 있는 학생들이다. 대화에서 제공하고 있는 최소한의 문맥을 바탕으로 계속 암기에 성공을 하고 있다. 최소한의 문맥을 이용했을 것이라는 추정은 문맥 안에서 어휘를 암기하는 것이 기억을 오래가게 만든다는 것은 잘 알려진 연구이기 때문이다(Milton, 2009; Yu, 2011). 따라서 형태에 대한 집중과 의미에 대한 필요한 정도의 짝짓기가 어우러져 피험자 F의 만점을 도왔을 것이다. 이에 반하여 피험자 B는 탐닉할 정도의 영화의 내용과 대화에 대한 흥미와 필요한 정도의 언어 형태가 짝짓기가 되었을 것이다. 피험자 F는 그래도 형태에 대한 관심이 높았고 피험자 B는 내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서 정작 언어 테스트에서는 피험자 F보다 높은 점수를 얻기 어려웠을 것이다.
5. 문법 현저성 테스트
3장 평가에서 순수하게 대화의 목적에 관심을 보여도 문법에 대한 현저성이 생길 수 있는지 테스트를 하겠다고 했다. 현저성은 의미와 형태에 대한 지식이 잘 어우러져 있을 때 높아진다(Cintron-Valentine & Ellis, 2016). 여기서도 10개의 문항을 주고 다양한 품사들을 물었다(참조, Appendix E. Salience in Grammar Test). 틀린 곳에는 어떤 품사에서 실수를 하였는지 첨가하였다. 결과는 Table 5와 같다.
이번 Table 5부터는 피험자 A와 D에 대한 언급은 조금만 하기로 한다. Table 4에서 두 피험자들의 점수는 살펴 볼 가치가 적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피험자 B는 9개를 맞혔고 1개를 전치사에서 틀렸다. 그녀는 대화의 본질에 가깝게 다가가고 있기 때문에 언어 형태에도 의미를 부여할 줄 알 것이다. 이는 문법을 바라보는 인지적 접근에서 나온 것이다. 문법과 의미는 서로 독립되어 있지 않고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다(Sellami-Sellami, 2022). 이번 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피험자들은 모두 영어 상급자이므로 문법 지식이 높은 편에 속한다. 따라서 현저성을 떠나서 그들이 가지고 있는 문법 지식으로 이번 테스트에 임할 가능성이 사실 큰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피험자 B는 독특하다고 말할 수 있다.
이번에는 중간 입장을 취하고 있는 피험자 C를 보자. 9개를 맞혔고 전치사에서 1개를 틀렸다. 지난 테스트들과 비교를 하면 월등하게 잘 하였다. 지난 테스트들에서 암기에 성공하지 못한 사례들을 이미 보았으므로 이번 테스트에서도 전적으로 암기에 의존했다고 볼 수는 없다.3 이런 점에서 보면 피험자 C는 풍부한 문맥을 사용하여 빈칸에 맞는 언어를 잘 썼을 것이다. 한 마디로 피험자 C도 대화 분석을 통해서 현저성이 높아졌다고 하겠다.
다음은 피험자 E와 F이다. 철저하게 학습적인 태도를 고수하면서 영화를 본 학생들이다. 모두 만점을 받았다. 그러나 그들이 만점을 받은 것이 현저성이 향상되어서 온 것인지 아니면 암기에 의한 결과인지 분명치 않다. 이전의 테스트에서도 암기에 기반을 둔 것을 고려해 보면 이번 테스트도 현저성이 향상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
요약하면 대화에 전적으로 기초를 두고 있는 피험자 B와 중간 입장을 택한 피험자 C는 높은 현저성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피험자 C가 달라진 모습을 보인 것이 인상적이다. 피험자 E와 F는 암기를 위주로 하여 테스트에서 만점을 받았다고 본다.
6. 담화 분석 테스트
이번 테스트가 본 연구에서 제일 중요한 테스트이다. 본 사례 연구에서 실제로 피험자들과 토론한 내용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Appendix에 전체 문제를 모두 제시하고 다른 문제들은 샘플 형식을 취하였다(참조, Appendix F. Discourse Analysis). 첫 테스트, 세 번째, 네 번째, 그리고 다섯 번째 테스트에서는 영어 표현을 쓰게 되어 있었지만 두 번째 테스트에서는 영어 표현과 우리말 설명 그리고 이번 테스트는 전적으로 우리말로 답하게 되어 있다. 여기서는 다른 결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 총 8문항 중에 피험자들의 테스트 결과는 Table 6와 같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극중 인물들이 어떤 의도를 말하고 있으며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는지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당연히 피험자 B가 제일 앞설 것이라고 기대를 하였는데 놀랍게도 피험자 C가 만점을 받은 것이다. 그녀는 설명을 요구하는 문항 마다 자세하게 답변을 기술을 하였고 그 답변들이 정확 하였다. 확실히 다섯 번째 테스트부터 피험자 C는 담화 분석 활동을 선호하는 자세를 취한 것이다. 그리고 피험자 A도 이번 테스트에서는 8개의 문항에서 6개를 맞춰서 피험자 B와 동률을 이루었다. 이것을 보면 담화 분석에는 흥미를 느낀 것은 확실하다.
이번에는 피험자 E와 F를 보자. 그 동안의 테스트에서 물론 두 번째 테스트는 예외이고 우수한 점수를 보여 주었었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피험자 E는 1개의 정답, 3개의 반점, 그리고 4개나 틀리는 실수를 범했다. 그녀는 한 마디로 영화의 내용에 대해 깊게 들어가지 않았다는 증거이다. 피험자 F는 2개의 정답과 5개의 반점 그리고 1개를 틀렸다. 피험자 E보다는 내용 이해도에서 조금 좋았다. 반점이 무려 5개나 있었다는 것은 어느 정도는 내용에 관심을 보였다는 뜻이다. 다만 대화의 본질을 이해하는 방향으로 움직인 것이 아니고 영어 표현들을 암기하는데 필요한 만큼만 받아들인 것이다.
요약하자면 이번 테스트는 피험자들이 얼마나 대화의 본질에 가까이 다가 갔는가를 파악하기 위한 문항들을 제공하였다. 피험자 C가 새롭게 등장한 학생이었고 피험자 A와 B가 뒤를 이었다. 피험자 E와 F는 대화의 본질과 같은 복잡한 내용은 언어 학습에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여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였다. 결국은 3개월 간의 수업에서 본 모습과 유사한 결과를 얻었다고 하겠다. 담화 분석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또는 흥미를 가지고 참여한 4명과 조용히 언어 학습 위주로 따라온 2명으로 나뉘게 된 것이다.
7. 피험자들의 반응
실험이 끝나면 피험자들의 반응이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결국은 그들이 본 실험에 대한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가 실험의 성패를 가르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피험자들의 반응은 Table 7과 같다.
피험자 A는 대화 분석 활동이 재미가 있기는 하지만 영어 학습의 방향을 분명하게 제시를 하지 않으면 학습에 필요한 방법으로 받아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피험자 B와 피험자 C는 대화 분석 활동이 참신하여 앞으로 계속 이 방향으로 학습을 하고 싶다고 적극적인 호응을 하였다. 피험자 D도 좋은 방법이라고 시인을 하고 시험을 제대로 못 본 것에 대한 미안함을 표현하였다. 피험자 E는 담화 분석 활동을 이해하기가 어렵다고 하였다. 그녀에게는 학습과 무관한 활동으로 보인 것 같다. 마지막 피험자 F는 피험자 A와 같이 영어 학습이 근간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결국 피험자 B, C, 그리고 D는 담화 분석 활동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고 피험자 A와 F는 조건부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피험자 E는 판단을 중지하였다.
요약하면 피험자 B, C, D는 찬성을 하였고 피험자 A와 F는 조건부였지만 담화 분석 활동을 싫어하지는 않았다. 이런 면에서 보면 영화를 통해서 대화를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해 주는 것이 효과를 보았다고 하겠다.
V. 결론
본 연구에서는 대화와 언어와의 관계에서 언어는 왜 대화 안에서 배워져야 하는지에 대한 재고를 제안하였다. 이 지면에 언급할 수 없는 수많은 문헌과 블로그 등에서 언어는 대화를 위한 중요한 도구임을 강조를 하고 있지만 중요한 도구라는 말이 과연 무슨 뜻인가를 어느 정도는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었다. 실제 EFL 교실에서 보면 많은 학생들이 언어적으로 자신을 못하여 대화에 참여하지 못한다는 말들을 하곤 한다. 대화를 하는 이유가 언어적으로 준비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과연 말이 되는가? 대화는 화자가 말할 필요를 느끼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언어적으로 부족한 것은 상관이 없다. 말하기와 듣기는 언어수행활동이지 대화가 아니다. 언어가 대화의 중요한 도구라는 명제가 대화의 본질을 소홀히 하고 오직 언어에만 전념하는 이상한 습관을 만들어 낸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비판을 해 본다.
본 연구에서는 과연 대화의 본질이 무엇이며 이를 위하여 언어는 어떤 일을 하는 속성을 지녔는 가를 알아보았다. 먼저 대화와 언어와의 관계에서 언어의 정의 또는 기능을 새롭게 내렸다. 언어는 대화의 충실한 일꾼(slave)이라는 언어의 성질 또는 기능을 언급하였다. 대화와 언어의 관계를 이해하기 위하여 영화를 사용하였다. 피험자는 영어 전공자로 6명을 선발을 하였고 그들이 영화의 대화에 참여하면서 과연 대화의 본질에 가까이 다가 가는지 아니면 언어에 머물고 있는지를 관찰한 것이다. 사용한 방법은 담화 분석과 대화 분석이다. Ghafar(2023)는 담화 분석을 사용하는 이유가 실제 세계와 사회적 문맥에 몰입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3개월의 세션이 끝나고 6개의 테스트와 1개의 소견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6개의 테스트는 문맥과 극중 인물의 대화 스타일을 묻는 두 번째와 여섯 번째 테스트와 대화 본질에 대한 관심을 갖는 것이 언어적으로도 발전이 있는지를 묻는 첫 번째, 세 번째, 그리고 네 번째 테스트 마지막으로 문맥과 형태에 대한 지식이 함께 있을 때 답하기 수월한 다섯 번째 테스트를 시행한 것이다. 결과는 피험자 B와 C는 본 연구의 취지에 맞는 학생이었고 피험자 A와 피험자 D는 중간적인 입장이었으며 피험자 E와 피험자 F는 언어 학습을 선호하는 학생들이었다. 다만 소견을 제출할 때 피험자 F는 부분적으로 이 방법을 좋아한다고 하였다. 이들이 보여주는 결과들은 피험자들이 나름대로의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였다. 예를 들어 담화 분석을 통해서 토론을 했던 다양한 쟁점들, 즉, 문화, 극중 인물의 성격과 대화 스타일 등에 대해 피험자 B와 C는 적극적인 참여를 하였고 피험자 A와 D는 부분적인 참여를 선호하였다. 이에 반하여 피험자 E와 F는 토론에 참여를 거의 하지 않고 조용히 있었다. 이들에게 문맥이나 내용은 영어를 배우기 위한 수단으로 작용을 한 것이다.
피험자들이 제출한 소견서는 이런 성향을 더욱 분명하게 하였다. 피험자 A는 언어가 대화의 충실한 일꾼이라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일상 표현과 같은 문맥과 밀접한 관계가 없는 표현도 자신은 공부하고 싶다고 하여 중간적인 입장을 취하였다. 피험자 B와 C는 대화와 언어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어서 즐겁고 보람 있는 시간이었다고 기술을 하였다. 피험자 D는 비록 전체 테스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새로운 것을 배운 시간이었다고 본 연구의 취지에 찬성하는 입장을 택했다. 피험자 E는 떠오르는 것이 없어서 할 말이 없다고 했고 피험자 F는 언어 학습만 보장이 된다면 담화 분석 활동이 좋다고 한 것이다. 결국 3명의 찬성(B, C, 그리고 D)과 2명의 중간적인 입장, 즉 부분적으로 찬성(A와 F), 그리고 대화 분석이나 내용 중심의 수업에 대한 무관심한 태도를 보인 피험자 E로 나눌 수 있었다.
요약하여 보면 대체적으로 담화 분석을 활용한 방법에 대해 6명중 5명은 동의를 하였다. 대화를 통해서 언어를 배워야 한다는 것에는 3명의 피험자들이 적극적인 찬성을 하였으며 2명은 부분적인 찬성을 하였다. 이런 관점에서 본 연구의 제안은 가치가 있는 것으로 사료된다. 다만 언어학습적인 측면에서는 담화 분석을 활용했다고 해서 암기와 기억 면에서 그렇지 못한 경우보다 높은 점수를 받지는 못했다. 후행 연구를 통해서 언어 학습의 발전에도 효과를 볼 수 있기를 희망하는 바이다.
Notes
Embodied를 강조하기 위하여 원어를 사용하였음.
다단어 표현이라는 용어는 더 이상 사용하지 않고 MWE를 사용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NSU라고 본 연구에서 명칭을 만들었는데 simple structure of a sentence의 의미를 담고 있다. MWE와 비교가 되게끔 NSU를 만들어 사용한 것이다.
테스트들을 동시에 진행하였기 때문에 피험자 C가 특별히 이번 테스트에서 암기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