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러티브 사고 기반 스토리텔링을 활용한 관용적 표현 지도
Teaching Idiomatic Expressions Through Storytelling Based on Narrative Thin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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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paper is to observe how efficiently idiomatic expressions are taught through storytelling based on narrative thinking. Storytelling is an enjoyable technique, and it is believed that students can learn cultural and historical knowledge from idiomatic expressions. Therefore, the combination of storytelling and idiomatic expressions can be an effective method for teaching sporadic EFL learners who struggle with consistent English study. Five working adult learners were selected as participants and provided with idiomatic expressions from YouTube Shorts. After 12 weeks, they took four tests: vocabulary, idiomatic expression translation, idiomatic expression memorization, and grammar. Additionally, participants’ responses were collected through a survey. Results showed that all participants performed excellently on the vocabulary test. The translation of idiomatic expressions was successful, with four participants achieving perfect scores and one missing only one item. In the idiomatic expression memorization test, all participants demonstrated good results. In the grammar test, they showed notable proficiency. In response to open-ended questions, all participants agreed that learning English with idiomatic expressions through storytelling was enjoyable. Based on these results, this study suggests that learning idiomatic expressions can enhance the interest and engagement of sporadic learners.
I. 서론
글로벌 시대에 대학 교양 영어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며, 대학은 새로운 교수법과 다양한 교재 개발 등으로 시대에 맞게 변화해 왔다. 이때 교육의 3요소인 교사, 학생, 교재 중에서 학생에 대한 이해도 중요할 것이다. 시대에 따라 우리가 교실에서 마주하는 학습자들도 변화했다. 지금의 대학생들은 대학에 머무르는 시간이 과거의 학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아졌다고 할 수 있다. 학기 중에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업을 병행하는 학생들의 수도 증가했고1, 교외 활동과 경험에도 적극적이다. 즉, 전공도 아닌 교양영어 수업에 꾸준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학업 환경과는 거리가 있다 하겠다. 이런 환경에서 영어 능력 상위권 학생들은 어려움이 없겠지만 중하위권 학생들의 경우 학습의 기회는 더 적어질 것이다. 이때 이들이 학습이 어려운 이유를 영어 학습 동기 부족이나, 학습의 필요성 인식 부족으로 바라보기 보다는 변화된 학습 환경으로 인해 영어 학습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바라볼 필요가 있겠다.
따라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수업 참여가 어려운 환경의 학생들도 참여하여 영어 학습이 가능한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겠다. 수업에 간헐적으로 출석하고, 수업에 출석했다 해도 집중과 참여가 낮은 학생들을 위한 학습법이 필요하다. 학습 동기가 높고, 학습 환경이 잘 갖춰진 학습자는 지속적이고 주도적인 학습이 가능할 것이다. 그 반대로 다양한 이유에서 수업과 학습에 규칙적이고, 지속적으로 참여하기 어려운 학습 환경이어서 학습 동기가 있어도 수업 참여율이 낮거나 잦은 결석으로 이어지는 학습자들이 있다. 이런 학습자들에게 효과적인 교수-학습법을 제안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더 필요할 것이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지속적 학습이 어려운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내러티브 사고 중에 하나인 스토리텔링 기법을 활용하여 관용적 표현을 지도하는 방법을 제안하고자 한다. 관용적 표현(idiomatic expression)을 활용하여 어휘와 문법, 문화 등을 배울 수 있고, 간헐적 참여에도 수업을 따라올 수 있는 수업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때 관용적 표현을 학습 내용으로 선정한 목적은 관용적 표현 학습 이상으로 관용적 표현을 활용하여 언어 능력 전반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것이다. 단순히 표현 하나의 의미를 익히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어휘, 문법, 그리고 문화 및 세상 지식(world knowledge)까지 학습할 수 있는 것을 목표로 한다.
최근 관용적 표현에 관한 연구들은 주로 관용적 표현 습득 전략이 다수이다(Alhaysony, 2017; Al-Khawaldeh 외, 2017; Nadeem & Almowalad, 2022; Orfan, 2020; Ta’amneh, 2021). 이 연구들은 언어 사용에서 관용적 표현의 중요성과 이를 효과적으로 배울 수 있는 전략 등을 공통으로 다루고 있다. 즉 관용적 표현 학습이 목표이다. 또는 관용적 표현의 정의가 의외로 어려워서 이에 대한 연구가 쉽지 않다는 연구들도 있으며(Haagsma 외, 2020), 관용적 표현을 비유적인 언어의 일부로 국한시키는 문헌도 있다(Berg, n.d.).
연구에 따르면 관용적 표현 학습이 어려운 이유 중의 하나는 표현 안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문화적 요소 때문이라고 한다(Blinova, 2021). 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관용적 표현의 문화적인 요소를 이야기 주제로 삼아 학생들에게 오히려 관심과 흥미를 유도하고자 한다. 이 방법에서 스토리텔링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야기는 학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기술이자 도구로 인정받아 왔다(Cohen 외, 2015; FasterCapital, 2024; Galea, 2024). Cohen 외(2015)는 이야기의 힘은 인간 경험의 기본적인 것들을 표현하는 것이라 하였다. 이야기는 인간의 본질과 삶 속에 깊숙이 자리를 잡고 있으며, 역사 속 등장하는 문화에서 이야기를 발전시키고 그 이야기를 공유한다고 한다. 구전되거나, 글로 기록되거나, 디지털 매체이든 매체의 변화와 무관하게 이야기는 인간에게 보편적인 현상으로 여겨져 왔다. 또한 FasterCapital(2024)에서는 이야기는 감정을 자극하는 힘이 있으며, 사람들은 이야기를 들으면 대화에 적극 참여한다고 한다. 본 연구에서는 이와 같은 이야기의 속성을 기반으로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관용적 표현을 학습하는 법을 제안하고, 이 방법이 지속적인 학습이 힘든 영어 학습자에게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는지를 가늠하고자 한다.
II. 문헌연구
1. 스토리텔링과 인간
Malita와 Martin(2010)은 스토리텔링은 기본적인 인간의 활동이며 이는 고대부터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다고 한다.
Storytelling has been around for thousands of years as a means for exchanging information and generating understanding. Throughout history, storytelling has been used to share knowledge, wisdom, and values. Stories have taken many different forms and stories have been adapted to each successive medium that has emerged. (p. 3061)
스토리텔링은 대화의 수단으로서 정보를 교환하기도 하지만 지식이나 지혜 그리고 가치관까지 공유하는데 사용되었다고 한다. 스토리텔링의 역사는 인간의 역사와 거의 같다고 말하고 있어서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을 짐작하게 한다. Green(2021)은 우화에서부터 텔레비전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엔터테인먼트 교육은 종종 스토리텔링을 도구로 사용하여 왔다고 한다. 그 이유는 독자나 청자들이 이야기에 몰입을 하게 되면 현재 살고 있는 세상에서 벗어나 저자들이 만들어낸 세상으로 들어갈 수 있게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사람은 이야기의 세계로 들어가게 되면 마음을 쉽게 사로잡히게 되고, 강한 감정을 경험하게 되면서 생생한 심상(mental images)을 가지게 된다고 한다. 그 결과 현실이나 시간의 흐름 등을 망각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내러티브 전송 이론(narrative transportation theory)의 핵심이다. Green과 Brock(2000)에 따르면 사람들이 이야기에 빠져 마치 그들이 이야기의 일부가 되는 것처럼 느껴지게 되면 그 이야기는 그 사람들의 실생활의 믿음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한다. 이때 깊게 빠지는 것을 전송이라고 부른다. 이렇게 되면 사람들의 집중력, 상상력, 감정 등이 결합되어 실생활에 대한 믿음까지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다.
Morris 외(2019)는 학생들에게 기후 변화에 대해 한 집단에는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설명을 하였고 다른 집단에게는 사실 전달을 기반으로 한 설명을 제공한 후 결과를 살펴보니 스토리텔링 기반으로 한 설명을 들은 집단이 집중력이 더 뛰어났으며, 환경에 대한 관심도 더 늘었다고 한다. 또한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현상들을 최소화해 나가는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이 실험을 통해서 스토리텔링은 청중들의 감정을 자극하여 집중도를 높인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스토리텔링이 설득력을 가진 것에 대해 확실한 이유가 밝혀지진 않았지만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관여하는 인지적, 정의적 기전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추론을 내놓고 있다(Vaccaro 외, 2021). 이 추론을 뒷받침해 주는 이론 역시 전송 이론(transportation theory) 이다. 심리학과 대화에서 사용하는 개념으로서 사람들이 스토리텔링을 듣게 되면 그 이야기에 빠지게 되어 마치 이야기 세계로 여행하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Green & Sestir, 2017). 다시 말해 전송 이론은 설득 효과를 가지고 있어(Hwang & Jeong, 2014), 메시지를 스토리텔링 구조 또는 형태로 전달을 하면 청중들이 그 메시지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스토리텔링은 인간의 역사와 함께한 기본적인 행위라 할 수 있으며, 청자의 집중과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강한 설득력을 가진 기법으로 이를 영어 학습에 활용한다면 지속적인 학습이 어려운 학습자들의 영어 학습을 도와줄 것으로 기대할 수 있겠다.
2. 내러티브와 뇌의 기능
최근의 내러티브(narrative)2에 관한 기능 자기 공명 영상법(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 fMRI)의 연구들의 목적은 인간의 뇌가 이야기를 어떻게 처리하는 지 이해하려는 것이다(Martinez-Conde 외, 2019; Vaccaro 외, 2021; Zak, 2015). Vaccaro 외(2021)는 내러티브에 초점을 맞춰서 fMRI의 연구들을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During the last few years there has been an increase in fMRI studies focusing on narratives. Many of these studies have highlighted an important role for the default mode network (DMN), and in particular, the posterior medial cortex (PMC) […]. PMC regions (which include the mesial precuneus, posterior cingulate cortex, and retrosplenial areas) are known to be important for self-related processes and selfconcept […]. (p. 2)
앞선 인용문에 등장하는 DMN은 Dingman(n.d.)이 기술한 것을 요약한 것이다. DMN은 뇌의 여러 지역들이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구체적인 과업에 몰두를 하지 않아도 활성화가 되는 네트워크이다. 오히려 과거나 미래에 대해 상상을 하거나, 마음이 방황할 때 활성화된다. 이런 기능의 DMN이 내러티브와 관련이 있다. 이야기에 몰두하게 되면 장면들을 상상하게 되고, 이야기와 유사한 경험들을 떠올리며 이야기에 나오는 인물들의 감정이나 의도를 이해하게 된다. 이러한 행위들이 DMN의 주요 기능이다.
또 다른 용어인 PMC(posterior medial cortex)은 DMN 안에 있는 PMN(posterior medial network)의 중요한 부분이며 내러티브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고, 두 가지 정보 처리에 관여한다. 하나는 의미적 정보로서 단어나 문장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에피소드 내용에 관한 것이다. 구체적인 개인의 경험과 기억에서 꺼낸 상세한 사건들을 통합한다. 이 두 개가 통합되어 내러티브의 응집성을 갖춘 정신적인 모델을 세우는 것이다(Branzi & Ralph, 2022).
이에 비하여 Reed(2023)는 보다 쉽게 내러티브에 대한 뇌의 역할을 설명하고 있다. 3개의 용어를 사용해서 설명하는데 첫째 신경 네트워크(neural network)이다. 이는 뇌에 있는 신경 세포(neuron)들이 서로 연결이 되어 집단을 형성하면서 들어오는 정보들을 처리하는데 사용 된다. 그 다음은 재배선(rewiring)이다. 뇌의 신경 네트워크는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라 불리우는 과정을 통해서 시간이 경과되면 변화하고 적응하려고 한다. 신경세포들 사이의 연결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강해지기도 하고 약해지기도 하는데 경험과 학습에 근거하여 새로운 연결이 형성이 되면 예전의 연결은 제거가 된다. 마지막으로 활성화의 반복되는 패턴(repeated patterns of activation)이다. 사람들이 이야기를 듣게 되면 내러티브를 처리하는데 관련된 뇌의 지역들이 반복해서 활성화가 되는 것이다. 이 3가지를 종합하여 보면 성인, 아동 상관없이 이야기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서 이야기를 이해하고 처리하는 일을 담당하는 뇌에 있는 신경 네트워크들이 지속적으로 활성화가 된다. 그리고 지속적인 활성화는 신경가속성(neuroplasticity)을 통해서 이 네트워크들을 강화하게 된다. 여기서 신경가속성이란 성장과 재조직을 통해서 뇌가 홀로 신경회로를 바꾸는 성질을 말한다. 결론적으로 이야기가 일상에 존재하기 때문에 뇌는 이야기 구조를 이해하고 또한 구조에 참여하는데 능숙하게 된다. 그리고 뇌에 있는 이야기 구조는 사람들이 이야기에 노출이 될 때 이야기를 이해하고 처리하는데 관련된 신경세포 네트워크들이 반복적으로 활성화되는 것을 돕는다(Reed, 2023).
이처럼 내러티브는 우리 뇌의 구조 및 기능과 깊이 연관되어 있다. 내러티브가 뇌의 특정 영역을 활성화시키고, 네트워트 형성 및 재조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은 내러티브 사고 기반으로 한 언어 학습의 타당성을 뒷받침한다고 할 수 있겠다.
3. 스토리텔링과 관용적 표현
스토리텔링은 언어 학습에서 활용 가능한 기법으로 관용적 표현을 배우는데 적합하다(Zarei, 2020). Zarei는 이란 여학생 80명(18세~23세)을 대상으로 영어 관용적 표현을 지도하기 위해 시각화(visualization), 스토리텔링, 게임, 그리고 어휘 자각력 총 4가지 기법을 사용해 학생들을 지도하였다. 그 결과 스토리텔링 기법을 활용한 지도의 학습 효과가 제일 높게 나타났다고 한다. Li와 Hew(2017)는 중국어 관용적 표현을 외국인들 대상으로 가르쳤다. 그들은 스토리텔링과 관용적 표현 사이에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강조하면서, 대화에서 중국 관용적 표현은 메시지를 생생하고 간결하게 전달하는데 효과적이라고 한다. 또한 관용적 표현이 지닌 문화적 유의미성은 언어 학습에서 역할을 갖는다고 하였다.
Li와 Hew의 주장은 영어에도 적용이 된다. 관용적 표현은 이야기거리를 풍부하게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관용적 표현은 이미지와 관련이 있다. Wolfley(2022)는 “Steady, Dickie, steady! said the deep voice in his ear, and the grip tightened. Bite the bullet, old man, and don’t let them think you’re afraid.” 라는 짧은 발화에서 “bite on the bullet”의 의미를 이미지와 연관시키고 있다. 본래 “bite the bullet”은 군인이나 환자가 수술을 받을 때 또는 엄청난 고통을 견딜 수 밖에 없을 때 소리내지 않고 견디는데 사용하던 표현이다. 이 발화에서 화자는 디키(Dickie)가 차분해지기를 바라는 심경을 나타내고 있다. 화자는 힘들고 고통스러운 상황에서 디키에게 격려와 지지를 하려는 메시지, “don’t let them think you’re afraid”를 전달한다. “Bite the bullet”의 이미지를 활용해 격려하고자 하는 기능의 관용적 표현이라고 하겠다.
관용적 표현은 진정성(authenticity)을 보강하여 문화적 맥락이 자연스럽고 진실하게 들리게 만든다. Heald(2023)는 배우들이 진정성을 추구하는데 관용적 표현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한다. 관용적 표현은 해당 언어의 문화와 역사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에 배우가 관용적 표현을 바르게 사용하면 극중 인물의 문화적인 배경과 사회적인 문맥을 들어내면서 극중 인물을 더욱 진정성 있게 묘사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또한 관용적 표현은 감정적인 깊이와 언어 외의 함의(connotation)를 전달하기 때문에 배우들은 극중 인물의 감정과 미묘함을 깊이 있게 전달하게 되어 공연의 신뢰도를 높이며 관객에게 감정적 공감(emotional resonance)을 이끌어낼 수 있다 하였다.
Miconi(2012)는 언어의 포괄적인 의미 영역에 관심을 보였다. 단어와 관용어가 문화적, 역사적 지식을 전달하는 최고의 도구라고 하였다. 그 중 단어는 사물이나 현상을 직접적으로 표현을 하여 문화적인 표현의 첫 수준에 머문다고 본 반면, 관용어는 문화를 담는 용기의 역할을 하여 해당 문화의 지혜, 유머, 가치, 그리고 역사를 품게 된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kick the bucket”은 문화적으로 죽음을 말하는 구체적인 방식을 반영하고 있다. Miconi는 관용어는 한 나라의 문화나 역사적 지식을 반영하거나 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함으로 무수한 이야기 거리를 남긴다고 하였다. 또한 그는 관용어는 언어학적으로만 흥미로운 존재가 아니라 문화적 그리고 감정적인 뉘앙스가 결합된 풍부한 지식을 담고 있다고 하였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이야기와 관용적 표현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하겠다.
III. 연구방법
1. 참여자
본 실험에 참여자들은 총 5명으로 모두 직장인이다. 성인 직장인으로 참여자들을 선정한 이유는 본 연구의 관심 대상인 꾸준한 학습이 힘든 학습자의 특징을 보이기 때문이다. 연구 목적상 학습에 집중하거나 지속적인 학습이 어려운 학생들이 필요하였고, 실제 대학생은 아니지만 본 연구가 우려하는 대학생들의 모습과 직장인이 유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연령대는 30대에서 40대 초반이며, 이들의 직장은 서로 다르지만 유사한 직업군에 속해 있었다. 전원 비영어 전공자이지만 업무상 외국인들과 소통할 기회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직장에서 영어 능력을 필수조건으로 요구하거나 업무를 영어로 처리하는 직장에 종사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Table 1과 같이 참여자들이 직접 언급한 토익 점수는 300점대 후반 1명, 400점대 3명과 600점대 1명이다. 이를 통해 이들의 영어 실력을 간접적으로 판단할 때 중이나 중하 정도의 실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또한 영어 학습 동기는 높은 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직장 퇴근 후 밤 10시 넘어 진행하는 본 실험에 자발적으로 참여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직장과 업무로 인해 학습 지속성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변수들이 존재한다. 그리하여 이들의 수업 참여를 출석, 결석으로 구분하기 보다는 좀 더 세밀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수업에 출석하였으나 피곤해서 조는 참여자도 관찰되었다. 이런 경우 출석하였지만 수업에 참여했다고 보기는 힘들 것이다. 지각하는 경우도 정시 출석한 것과는 수업 참여도가 차이날 것이다. 또한 온라인 수업이라는 특성상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지 않는 외부에서 스마트 폰으로 참여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처럼 다양한 이유와 조건으로 수업에 전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경우도 구분해서 기록하여, 다양한 수업 참여 양상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2. 연구 자료
본 연구에서 사용하는 수업 자료는 유튜브 쇼츠에 등장하는 다양한 관용적 표현들이다. 먼저 짧은 러닝타임의 동영상 쇼츠를 선정한 이유는 시간적 효율성을 제공하여 대학생들이 자신의 시간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하며, 이런 영상들의 창의적 요소와 혁신적인 내용은 대학생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나 접근법에 노출될 기회를 제공한다는 연구결과들이 있기 때문이다(Ahn 외, 2023). 또한 유튜브 쇼츠는 요즘 Z세대들이 영상을 시청하는 인기 매체3이고 영화와 TV 드라마와 같은 영상과는 달리 이전 내용을 몰라도 동영상 쇼츠 이해와 흥미에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특성들이 꾸준한 학습이 힘든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효과적인 영어 학습방법을 모색하는 본 연구 목적과 부합한다고 판단하였다.
선정된 관용적 표현들 간의 연계성은 중요하지 않다. 이번 연구가 학습을 지속하기 어려운 학습자들에게 적합한 학습방법을 제안하는 것이므로 다음 수업 참여 지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이다. 만약 지각이나 결석을 하더라도 배우는 관용적 표현의 개수는 적겠지만, 수업 참여에는 무리가 없는 것이 중요하다. 관용적 표현은 각각의 표현이 완성된 하나의 독립된 수업자료이기 때문에 수업을 지속적으로 참여하기 어려운 교육 환경을 갖고 있는 참여자들에게 적합한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관용적 표현을 사용하는 또 다른 이유는 관용적 표현 관련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있기 때문이다. 즉, 스토리텔링 할 수 있는 이야기 거리들이 풍부하다. 표현의 기원을 설명해 주기도 하고 문화적 배경 또는 역사적인 배경을 이야기하듯이 설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spill the beans”는 “비밀을 누설하다”의 뜻으로 어원이 고대 그리스 선거에서 나온 것을 알게 된다면 이 표현을 기억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Matveeva, 2022). 다음은 사용한 수업 자료의 예이다.
• Idiom: Let the cat out of the bag. (translation in Korean: 비밀이 누설되다.)
• Meaning: to reveal a secret carelessly or by mistake
• Origin: Way back in the 16th century, farmers used to cheat customers by putting a cat in a bag instead of a piglet. If someone let the cat out of the bag, the fraud was uncovered.
• Sentence example: I was trying to keep the party a secret from my brother but Mother let the cat out of the bag. (cited in Teoh, n.d.)
참여자들이 참여하여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고려해, 1회 실험에 사용하는 관용적 표현은 5개로 한정하였다. 다만, 언어 입력(language input)을 늘려 주기 위하여 관용적 표현과 함께 그 표현의 어원, 의미, 예시문 등의 보충 내용을 영어로 제공하였다.
3. 절차
본 사례 연구는 12주 동안 주 1회 1시간 가량 진행하였다. 먼저 교수자가 수업에 사용할 관용적 표현을 유튜브 쇼츠에서 선정한다. 관용적 표현의 분량은 1회차 기준으로 5개이며 각 관용적 표현들을 활용해 독립된 개별 수업 자료를 만든다. 내용은 관용적 표현의 의미, 어원 및 기원, 예문 등이 포함되며, 이를 통해 다양한 언어 기술을 지도하고자 한다.
이렇게 수업 자료가 완성되면, 줌(Zoom)을 사용해 참여자들과 만나 실험을 진행한다. 참여자들의 영어 능숙도가 높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기본 해석은 교수자가 주도한다. 사전에 참여자들에게 수업 자료를 배포하지만 별도의 예습을 요구하지 않았다. 이 역시 이번 학습자들이 특성에 따라 수업에 참여하는 부담감을 줄이기 위한 조치였다.
수업은 표현의 기원, 문화, 역사 등과 관련된 내용을 집중적으로 다루며, 이때 내러티브 구조를 활용한 스토리텔링 기법을 사용한다. 사실 기반 설명 보다는 교수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이야기 구조를 만들어 참여자들이 이야기에 몰입하고, 흥미를 느끼도록 한다4. 스토리텔링 기법을 통해 교수자는 최대한 수업이 편안하고, 즐거운 분위기가 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영어 학습의 부담감 보다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듣는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인다.
수업 마무리 단계에서는 평가와 설문을 통해 참여자들이 학습한 내용을 확실히 인식할 수 있도록 한다. 수업이 스토리텔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참여자들에게 평가와 설문을 통해 다시 한번 배운 내용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설계하였다.
4. 평가 및 설문
전술한 바와 같이 본 사례 연구는 관용적 표현을 가르치는 것이 목적의 전부가 아니고 관용적 표현을 통해서 영어 학습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이어서 평가도 다양하게 구성하였다. 첫째는 어휘 평가이다. 관용적 표현을 배웠을 때 참여자들의 어휘 학습 정도를 평가하였다.
둘째는 독해력이다. 관용적 표현의 우리말 해석을 통해, 문맥을 활용한 의미 파악 정도를 알아보도록 한다. 의미를 파악하려면 문맥이 조성되어 있어야 한다. 교수자가 별도로 제공한 표현 관련 보충 설명과 유튜브 쇼츠가 제공하는 시청각적 자료가 문맥이 될 것이다. 참여자들이 이런 문맥을 활용하여 영어의 의미를 이해하고 해석할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이를 우리말 해석으로 판단하고자 하였다.
셋째는 암기정도 평가이다. 본 수업에서 관용적 표현을 명시적으로 강조하지는 않았지만 암묵적으로 참여자들이 익숙하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측하였다. 만약 암묵적으로 가르친 표현들을 기억하고 있다면 그 표현들에 대한 참여자들의 관심이 컸다는 것을 의미하여 본 연구에서 관용적 표현을 소재로 수업을 구성한 것이 타당하다는 증거가 될 것이다.
넷째는 문법 평가이다. 문법 항목 역시 명시적으로 가르치지 않았지만 사용중심 이론(Bybee, 2013)에 따르면 암기한 관용적 표현이 일종의 예시(exemplar)로 작용하여 문법 습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하였다. 따라서 문법 평가에서는 관용적 표현에 포함되어 있는 전치사, 가정법과 같은 언어 항목의 기억정도를 측정하였다.
마지막으로 설문을 통해 참여자들의 반응을 알아보고자 한다. 이때 개방형 질문도 포함시켜 본 학습법에 대한 참여자들의 솔직한 소견도 알아보도록 한다.
IV. 결과 및 분석
1. 참여도
본 연구는 학습 지속성이 낮은 학습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출석 상황을 살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총 12회차시 중 출석과 지각 횟수를 기록하였다. 또한 출석은 하였으나 졸거나 외부에 있어 줌으로 진행된 수업에 집중할 수 없었던 경우도 불성실한 태도로 간주하고 표시하였다.
Table 2를 근거로 참여자들의 학습 환경을 살펴보면 참여자 A가 제일 무난하다고 말할 수 있겠다. 결석이 한 번도 없고 지각은 한 번 했으나, 불성실한 태도가 0%인 것을 보면 수업에 높은 집중도를 보였다고 하겠다. 참여자 B는 결석하지 않았으나 지각을 3번 하였고 태도에서 다소 산만한 모습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2번은 외부에서 수업에 참여했으며 3번은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래도 결석을 하지 않은 것을 보면 학습의지는 높게 평가할 수 있겠다. 참여자 C도 참여자 B와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결석은 한 번, 지각도 두 번으로 밖에 안 하였으나 수업 태도면에서는 몸의 컨디션이 좋지 않아 수업 집중도는 떨어졌다. 참여자 C도 비교적 학습 참여가 좋은 편이라고 판단된다. 반면 참여자 D와 E는 과반 출석 정도로 출석률이 낮았고, 특히 참여자 D는 출석을 하였어도 잦은 지각을 하였고 수업 태도면에서도 집중도가 떨어졌었다. 직장 생활의 피로로 자주 조는 모습이 관찰되었다. 참여자 E는 초반에는 결석이 잦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출석률이 좋았다. 불성실한 태도가 0%일 정도로 출석했을 때 수업 참여 태도도 좋았다.
지금까지 기술한 참여도 관련 데이터들을 보면 참여자들이 본 연구의 취지에 잘 부합되는 대상이라는 것이 확인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영어 공부의 의지와 동기는 있으나 공부할 적절한 학습 환경을 갖지 못한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적합한 방안을 간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2. 어휘 평가
Wilkins(1972, p. 111)는 “...without grammar very little can be conveyed, without vocabulary nothing can be conveyed”라 말하며 어휘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이처럼 학습자들이 충분한 어휘에 노출되도록 하고, 어휘를 학습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은 언어 학습에서 중요하겠다.
본 연구에서 어휘는 주로 관용구를 설명하기 위해 기술한 글을 통해 노출하도록 하였다. 이 중에서 20개 문제를 출제하여 참여자들에게 어휘 학습 정도를 평가하였다.
Table 3에서 어휘 평가 정답율을 보면 85%에서 100%로 분포되어 있다. 이 결과를 보면 참여자들이 어휘 암기를 성공적으로 해냈고, 관용적 표현을 이용한 학습법이 효과가 있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혹자는 암기만 하면 되는 단조로운 평가 결과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꾸준한 학습이 환경적으로 힘든 참여자들이어서 평가 대비 공부가 힘들었을 것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의미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를 위해 교수자가 친절하게 어휘 목록을 제공했거나 별도로 어휘 학습을 도와준 것이 없었다. 참여자가 자발적으로 관용적 표현 설명 글에서 어휘들을 스스로 찾아 공부해야 했고, 때문에 이 정도의 어휘 암기를 해낸 것은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오답의 이유 중 failure of memory는 기억을 못 한 것으로 참여자가 답을 쓰지 못하고 빈칸으로 두었다는 것이다. False memory는 잘못 기억을 했다는 것으로 답은 적었으나 정답이 아니었다는 뜻이다. 참여자 A는 잘못 기억한 것이 오답 3개 중 2개이고, C는 오답 2개 중 1개, D는 오답 3개 모두 잘못 기억한 것이다. 확증할 수는 없지만 잘못 기억했다는 것은 문맥이 있었다는 증거라고 볼 수 있다. 관용적 표현마다 설명문이 달려 있었으므로 참여자들은 다양한 문맥에 노출이 되었고 혼란이나 혼선도 학습해야 할 내용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추측할 수 있겠다. 참여자들은 출석 정도와 무관하게 어휘 평가에서 모두 높은 점수를 받았다. 낮은 출석률을 보인 참여자 D와 E의 점수가 다른 참여자들과 큰 차이가 없었다고 보이기 때문이다. 어휘 평가에서 참여자들의 점수가 낮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예상과는 다르게 높은 점수들을 받았다. 참여자 B는 20개 모두 맞혔고, 제일 많이 틀린 참여자 A와 D가 3개를 틀렸다. 추후 설문의 개방형 질문에 대한 참여자 A의 답변에 따르면 관용적 표현의 의미가 강하게 머릿속에 자리를 잡아서 하나의 문맥으로 기능을 하고 있다고 하였다. 관용적 표현이 일종의 문맥으로 기능하여 그 표현을 설명하는 글에서 사용되고 있는 단어들을 기억하는데 도움을 주었던 것 같다. 개별적인 단어를 물어보는 평가였음에도 관용적 표현이 강력한 문맥으로 작용하여 개별 단어 암기를 도와주었다고 해석할 수 있겠다.
3. 관용적 표현 해석
본 연구의 목표는 관용적 표현을 암기 자체 보다는 관용적 표현을 활용해서 전반적인 언어 학습에 도움이 되는 방법을 제안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참여자들이 관용적 표현에 대한 기억을 잘 하고 있다면 그들이 관용적 표현에 주의를 기울였고, 집중했다는 증거가 될 것이다. 이를 알아보기 위해 총 10개의 관용적 표현을 제시하고 우리말 해석을 요구하였다.
Table 4에서 보듯이 참여자들 중 4명은 만점을 받았고 1명은 한 개를 틀렸다. 이는 참여자들이 관용적 표현에 대한 주의를 기울였다고 해석할 수 있겠다. 관용적 표현 해석은 쉬운 과업이라 할 수 없다. 관용적 표현의 의미적 비합성성(semantic non-compositionality)로 인해 개별 단어들의 의미 결합만으로 의미 파악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Zeng & Bhat, 2021). 그럼에도 참여자들 모두 의미 파악을 잘하였다. 수업 참여도 결과에 따르면 참여자 A를 제외하고는 수업 집중력이 높다고 할 수 없었다. 또한 참여자들에게 수업 전에 수업 자료를 제공하긴 하였지만 교수자의 도움 없이 읽고 이해하기는 쉽지가 않았을 것이다. 이런 조건들을 고려했을 때 참여자들의 뛰어난 해석이 가능했던 정확한 요인까지 정확히 밝혀낼 수는 없지만 최소한 참여자들이 관용적 표현과 그 사용에 주의를 기울였다고 해석할 수 있겠다. 관용적 표현 사용이 학생들의 주의와 집중을 유도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되는 바이다.
4. 관용적 표현 회상
관용적 표현 10개의 우리말 해석을 제시하고 참여자들에게 우리말 해석을 보고, 영어로 옮기게 하였다. 결과는 Table 5와 같다.
참여자 A는 총 3개를 틀렸고,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정관사 “the”를 생략 오류를 범했다. 관사 오류는 관사 체계가 없는 우리나라 학생들에게서 종종 볼 수 있는 실수이다(Kim, 2023). 이 오류는 의미적으로 큰 문제가 없기 때문에 회상하는 과정에서의 사소한 실수라고 볼 수 있다. 두 번째 오류의 원인은 의미에 있다. 비가 왔는데 비가 쏟아졌다고 의미로 생각해서 “never”가 빠져도 자연스럽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또한 같은 의미의 다른 형태의 관용적 표현 “when it rains, it pours”와도 혼동했을 것이다. 세 번째 오류도 의미와 관련이 있다. “Slip out”이 “무심코 말 실수하다”는 뜻으로 말 실수하는 주체인 사람을 주어로 생각하여 “I”를 사용한 것으로 사료된다. 참여자 B는 “독창적으로”라는 뜻을 가진 “out of the box” 표현을 단어 형태와 개념이 유사한 “box”를 “bag” 자리에 넣는 오류를 범했다. 참여자 C는 A, B와 동일한 오류가 발견되었고, 참여자 D는 오답은 한 개지만, 하나의 표현에서 문법적 실수가 2번 반복해서 관찰되었다. 참여자 E는 모든 표현을 정확히 기억해 내었다.
정리해 보면 관용적 표현의 회상에서 전반적으로 참여자 모두 우수한 결과를 보여 주었다. 그들의 실수를 살펴보면 기초 문법 능력이 부족한 것을 알 수 있었지만 관용적 표현을 암기하는데 문법이 큰 걸림돌이 되지 않았던 것 같다. 이를 바탕으로 문법적 기초가 부족한 학습자라고 해도 관용적 표현을 활용한 학습을 진행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고 판단할 수 있겠다.
5. 문법
관용적 표현 10개를 대상으로 문법 항목 학습을 확인하기 위한 빈칸 채우기 평가를 하였다. 빈칸에서 요구되는 문법 사항은 불변화사 2개, 부정 대명사1개, 가정법 과거 1개, 부사 1개, 부정관사 1개, 전치사 2개, 3인칭 단수 1개, 그리고 사역 동사 1개이다. 이전 평가 결과를 통해 참여자들은 관용적 표현을 의미적으로는 잘 이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이번에는 형태에 해당되는 문법의 학습 정도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결과는 Table 6과 같다.
참여자들 중 3명은 만점을 받았다. 오답이 있는 참여자 D는 “makes”가 들어갈 자리에 “make”를 사용하여 3인칭 단수의 규칙을 어겼다. 참여자 E는 전치사 “from”이 들어갈 자리에 “of”를 사용하였고, 사역 동사 “got”을 기억해 내지 못해 총 2개를 틀렸다. 따라서 수치상으로 보면 참여자들이 모두 문법적 현저성이 높았다고 해석할 수 있으나,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참여자들의 뛰어난 암기력이 문법 현저성보다 더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참여자 D의 동사의 3인칭 단수 형태 사용 오류나 참여자 E의 전치사 사용 오류를 볼 때 이들의 기초 문법 실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짐작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한번의 평가 결과를 근거로 참여자들의 문법 능력 향상을 판단하는 것은 한계가 있어 보인다.
그럼에도 참여자들이 관용적 표현을 쉽게 암기한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 이렇게 암기가 된 관용적 표현은 영어 사용시 일상 생활에서 자주 활용되는 표현이므로, 향후 영어 학습 과정에서 다시 마주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험들은 참여자들이 실제 영어 사용시 학습 동기 부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암기된 표현들이 일종의 예시가 되어 유사한 다른 문장들을 학습하고 기억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6. 설문 결과
참여자들에게 간단한 설문으로 이번 실험에 대한 전반적인 반응을 살펴보았다. 결과는 Table 7과 같다.
참여자들에게 관용적 표현 학습이 직장 생활과 병행하기에 무리가 없는지 물었다. 참여자 5명 모두 이 방법이 어렵지 않다고 답하였다. 수업 참여 정도가 우수했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실제 평가 결과는 우수해서 참여자들이 수업에 성실히 참여했다고 판단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응답 결과를 볼 때 관용적 표현을 활용한 학습 방법이 학습 환경이 잘 갖춰져 있지 못한 직장인들에게 부담스럽지 않고, 적합했다고 말할 수 있겠다.
두 번째 질문은 관용적 표현을 다루고 있지만 문법이나 어휘력 학습에도 이 방법이 도움이 될 것 같은지를 물었다. 참여자들 모두 가능하다고 답변하였다. 참여자들은 스스로 이 방법을 통해 영어가 향상될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 다만 실제 참여자들의 영어 실력 향상 정도를 측정하지 못한 것은 본 연구의 한계이다.
세 번째 질문은 참여자들의 자유로운 의견을 묻는 개방형 질문이었다. 참여자 C를 제외하고는 모두 관용적 표현을 학습하는 것이 흥미롭다고 했다. 참여자 A는 관용적 표현의 의미가 재미있어서 학습할 때 흥미를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교사가 관용적 표현에 대한 의미, 기원 등을 설명해 주니까 다른 단어들도 알게 되어 단어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였다. 단어와 관용적 표현의 의미를 같이 공부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암기되는 단어도 종종 있었다고 적었고, 또한 관용적 표현이 흥미롭고 재미있어서 문법 공부도 딱딱하거나 지루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참여자 B는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였다. 영어 문장 기억하기가 용이하다 보니 비슷한 관용적 표현을 보면 직관적으로 어떤 의미인지 알게 되어 효과가 좋았다고 한다. 또한 관용적 표현의 배경이 되는 이야기와 함께 풀어주니 머리에 더욱 오래 남는 것 같다고 응답했다. 이외에 수업이 부담 없어서 좋았다고 응답하였다. 이전의 영어 공부하고는 다르게 문화도 함께 배워, 공부하고 있다는 생각보다는 상식이 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하였다. 참여자 D는 관용적 표현은 상황을 상상하게 해 이미지로 문장과 단어를 생각하게 되어 기억에 오래 저장이 되는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주입식이 아니고 상황을 상상하게 되니 문법도 쉽게 익혀 지는 것 같다고도 응답하였다.
이에 반해 참여자 C는 이번 유튜브 쇼츠로 관용적 표현을 공부하는 방법과 영화 한편을 공부하는 방식을 비교하면서 자신은 관용적 표현 학습이 흥미면에서 영화대본 학습보다 못한 것 같다는 응답을 하였다. 물론 관용적 표현을 공부하면서 문화적인 차이를 경험하게 되는 것은 흥미롭다는것은 인정하지만 개인적으로 영화가 더 좋다고 하였다. 그러나 학습적인 측면에서는 도움이 되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응답했다. 예로 전치사에 대한 감각이 생기는 것을 보면 문법 학습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응답했다. 또한 암기가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말하였다. 참여자 E는 관용적 표현을 공부하니 즐겁게 공부를 할 수 있어서 좋다고 답변하였다. 몰랐던 단어도 많이 배우게 되고 우리나라와 다른 사고 방식도 알게 되어 흥미를 느낀다고 한다. 다만 문법 학습은 어렵게 느껴진다고 응답하였다.
요약해 보면 참여자 A, B, 그리고 D는 관용적 표현을 가지고 학습하는 것이 직장 생활과 영어학습을 병행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참여자 E도 전적으로 관용적 표현을 활용한 학습에 동의하지만 자신에게는 문법과 같은 영역에서는 효과가 있는지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하였다. 참여자 C는 암기가 중심이 되는 학습은 꺼려진다고 하여 관용적 표현 학습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V. 결론 및 제언
본 연구에서는 변화된 학생들의 학업 환경을 고려하여 영어 학습 동기는 있으나 지속적인 영어 학습에 어려움이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현실적인 영어 학습 방안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그리하여 일상생활에서 자주 활용되며, 흥미로운 문맥이 풍부한 관용적 표현들을 내러티브적 사고에 기반한 스토리텔링 기법을 활용하여 가르치는 방법을 제안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직장인 5명을 대상으로 12주 동안 온라인 줌으로 실험을 진행하였다. 먼저 참여도를 봤을 때 출석했어도 피로하여 졸거나, 책상 앞에서 참여하지 못하고, 외부에서 이동 중에 참여하는 등 집중하여 수업들을 수 있는 학습 환경을 갖추지 못하는 경우가 관찰되었다. 이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관용적 표현을 활용한 영어 학습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어휘, 독해, 표현 암기, 문법을 묻는 총 4가지 평가를 시행하였다.
그 결과 어휘 평가에서 참여자들은 수업 참여도의 큰 영향 없이 모두 높은 정답률을 보였다. 관용적 표현의 의미가 흥미로워 인상적으로 기억되어, 관용적 표현 자체가 일종의 문맥 역할을 해 어휘 암기를 도왔을 것으로 추측되었다. 관용적 표현을 우리말로 해석하는 평가에서도 개별 단어들의 뜻 조합만으로는 의미 파악이 어려운 특성에도 불구하고 관용적 표현의 의미를 잘 해석하였다. 또한 반대로 우리말 뜻을 보고 회상하여 영어로 관용적 표현을 쓰는 평가에서도 전반적으로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문법 평가에서도 참여자들의 낮은 기초 문법 능력을 고려했을 때 준수한 결과를 보여주었다. 이를 통해 문법적 기초가 부족한 학습자라고 해도 관용적 표현을 활용한 학습을 따라가는데 무리가 없다고 판단할 수 있었다. 이번 학습법에 대한 참여자들의 반응은 먼저 바쁜 생활 속에서도 병행할 수 있는 무리 없는 학습 방법이라고 응답하였으며, 또한 영어 학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응답하였다.
이상 관용적 표현을 스토리텔링 기법을 통해 학습한 방법은 집중해서 지속적인 학습이 어려운 학습자들에게 학업에 부담을 덜 느끼게 하고, 흥미를 유지하며, 학습을 지속해갈 수 있는 영어 학습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그동안 영어 학습을 포기하는 학생들을 동기와 의지 부족으로 바라보는 시각에서, 학습자들의 학습 환경을 충분히 고려한 학습방법이 제공되었는가를 재고하고, 적합한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할 수 있겠다. 실제 이번 참여자들은 바쁜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밤 늦게 진행된 수업에 참여하려는 노력을 보여주었고, 평가에서도 전반적으로 좋은 결과들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이 연구는 소수의 참여자를 대상으로 한 사례연구로 처치 전, 후 변화를 관찰할 수 없었으며, 실제 대학생이 아닌 성인 학습자를 대상으로 했다는 연구의 한계가 있다. 향후 이 방법으로 다양한 영어 학습의 어려움을 갖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활발한 후속연구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Notes
알바몬이 2024년 2월 전국 남녀 대학생 105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대학생의 81.0%가 용돈 마련을 위해 개강하면 아르바이트를 병행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Park, 2024).
내러티브는 이야기보다 커다란 개념으로서 이야기를 조직하고 전개하기 위해 이용된 다양한 전략이나 형식 등을 가리킬 때 쓰이는 개념이다(Lee, 2010; Story Society, 2023). 간략하게 말을 하자면 이야기는 벌어진 일을 말하며, 내러티브는 이 이야기를 어떻게 전달하는지를 가리키는 것이다(Beemgee, n. d.). 예를 들어 신데렐라 이야기를 신데렐라 입장에서 이야기하였다면 그것은 내러티브가 될 것이다.
2022년 7월 대학내일20대연구소에서 만 15-26세 남녀 351명을 대상으로 Z세대의 숏폼 콘텐츠 시청 정도, 주로 이용하는 플랫폼 등을 조사한 결과 숏폼 콘텐츠 하루 평균 시청 시간은 평일 75.8분, 주말 96.2분으로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주로 이용하는 플랫폼은 유튜브 쇼츠로 조사되었다(Son, 2022).
언어 교육에서 스토리텔링 기법은 학습자가 재미있게 몰입할 수 있으며 맥락 하에서 언어 기술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학습한 어휘, 문법 구조, 발음을 더 잘 기억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인식되어 있다(Lucarevschi,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