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반 언어 학습에서 개인차가 긍정적 정의적 요인에 미치는 영향: 동기적 자아 체계, 그릿, 즐거움을 중심으로*
Effects of Individual Differences on Positive Affective Factors in AI-Assisted Language Learning: Focusing on Motivational Self System, Grit, and Enjoy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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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The aim of this study was to investigate how college English learners’ individual differences in gender, prior experience with AI-based classes, and frequency of AI tool use influenced positive affective factors in AI-assisted language learning, including the L2 motivational self system, grit, and enjoyment. To address this purpose, survey data were collected from participants and analyzed using multiple regression procedures. The results indicated that among the three individual difference variables, only the frequency of AI tool use significantly predicted learners’ positive affective responses. Neither gender nor prior AI course experience showed a statistically significant relationship with the affective variables. These results suggest that regular and voluntary engagement with AI tools plays an important role in fostering positive learning emotions in AI-assisted contexts. Given that positive affect contributes to learning outcomes and language use, instructional designs should incorporate opportunities for frequent AI tool interaction. Educational programs should also provide guidance on effective AI tool utilization, tailored to learners’ needs and learning contexts. Taken together, the findings highlight the importance of behavioral engagement in shaping emotional engagement and call for future research that considers a broader set of individual difference variables to build a more comprehensive understanding of AI-assisted language learning.
I. 서론
ChatGPT로 대변되는 생성형 AI(generative artificial intelligence: GAI) 시대를 살고 있는 지금,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이 미치는 영역은 점차 확대되어 가고 있으며 그 영향력은 이미 우리의 상상을 뛰어 넘어서고 있다. 이 가운데 제2언어(second language: L2) 교육 분야는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곳으로 예외가 될 수 없다. AI를 활용한 외국어 학습의 방향은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Fouser, 2024). 첫째, AI 시대에 외국어 학습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견해가 있다. 둘째, 언어 습득은 인간 고유의 영역이라는 전제 하에 AI를 외국어 학습 도구로 활용 가능하나 기계가 인간 간의 상호작용을 대체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 있다. 셋째, 절충적 입장으로 외국어 학습의 내용과 학습자의 반응을 통해 그 성과와 응용의 가능성을 파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ChatGPT와 같은 생성형 AI 도구가 외국어 교육에 활발히 도입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이 세 번째 견해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이미 국내외 많은 선행연구 사례를 통해 AI 도구 활용 외국어 교수-학습 방안과 교육 모델이 제시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교육적 효과와 긍정적인 활용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실제로 2025년 봄학기를 시점으로 최근 도입된 AI 디지털교과서(Artificial Intelligence Digital Textbook: AIDT) 활용 영어 학습의 사례를 보면, 개인별·수준별 맞춤형 학습경험 제공, 발음과 쓰기 및 문법 교정, 자동 평가 등 다양한 방식으로 영어학습자의 인지적 학습 효과를 높이고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Han, 2025). 여기서 활용된 AI는 학습자의 수준, 속도 및 필요에 따라 수준을 조정하고,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함과 동시에, 학습 과정을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피드백을 제공하고 있다(Bang, 2025). 또한, 첨단 기술을 적용한 챗봇 형태의 AI 튜터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영어 학습이 가능하도록 하며 학습자의 흥미를 유발하는 게임화(gamification)된 학습 환경을 제공하기도 한다(Han, 2025; Lee & Maeng, 2025). 물론 이러한 효과와 기대감과는 달리 교육에 미치는 파급과 이에 대한 부정적 견해와 우려가 공존하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외국어 학습에서 AI의 활용 범위를 바라보는 인식과 태도는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이러한 인식을 교육현장에서 간과하기란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기본적으로 학습은 학습자의 행동변화나 변화의 과정 가운데 경험이 결과로 발생되는 것을 뜻한다. 학습자는 새로운 지식과 정보, 기능 등을 습득하기 위해 인지적, 정의적 변화의 과정을 겪게 되며 교수자와 학습자, 학습 내용간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학습 결과를 이끌어 내게 된다. AI 도구 기반 언어학습과 관련하여 2025년 봄 현재 한국학술지인용색인(Korea Citation Index: KCI)에 등록된 AI 기반 외국어 교육 논문의 경우 AI 도구를 활용한 학습자들의 언어 능력 변화에 초점을 두고 진행된 사례가 주를 이루고 있다. 다만 Bloom 외(1956)가 밝힌 바와 같이 학습은 인지적 영역(언어정보, 지적기능, 인지전략 등) 뿐만 아니라 정의적 영역(가치, 태도, 동기 등)에서의 변화를 달성하는 것이 필요하며 특히 외국어 교육의 경우, 동기와 태도가 외국어 숙달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Oxford, 1990)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연구는 필요한 실정이다. 즉, 기존 사례 연구들을 통해 입증된 AI 도구 기반 외국어 학습의 성과를 토대로 이를 교육현장에 적용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동시에, 이러한 교수-학습이 외국어 학습자들에게 미치는 정서적 효과를 파악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볼 수 있겠다.
따라서 본 연구는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AI 도구 활용 언어학습(artificial intelligence assisted language learning: AIALL)이 외국어 학습자들의 정의적 영역에 미치는 영향에 관하여 살펴 보고자 한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연구문제는 아래와 같다.
1. AI 기반 학습에서 학습자 개인차 요인은 L2 동기적 자아 체계에 영향을 미치는가?
2. AI 기반 학습에서 학습자 개인차 요인은 L2 그릿에 영향을 미치는가?
3. AI 기반 학습에서 학습자 개인차 요인은 L2 즐거움에 영향을 미치는가?
II. 이론적 배경
1. 인공지능 기반 외국어 학습과 개인차 요인
AI 기술이 빠르게 진일보함에 따라 기존의 전통적 외국어 교육의 패러다임도 변화하고 있다. 가령 교실에서 교사 1명이 주도하는 문어 중심 교수방법은 학습자들로 하여금 대개 암기와 반복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구어 또는 의사소통역량 증진에 있어 한계점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 AI 기반 교수-학습은 음성 인식은 물론 자연어 처리 기술을 접목하여 학습자들의 구어 능력 향상에도 도움을 제공하며 기존의 교수방법을 개선할 수 있다(Bang, 2025). 실제로 ChatGPT와 Gemini의 경우 학습자의 발화, 발음과 문법 오류를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는 우리나라와 같은 EFL 환경에서의 활용도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게임화된 학습 환경 제공을 통해 학습 동기 부여와 흥미 유발 학습과 같은 학습자의 참여도와 몰입에 있어서도 기존과는 다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게다가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학습자 개인별 수준과 니즈에 맞춘 콘텐츠를 기반으로 학습을 진행하게 함으로써 학습자 중심의 교육을 가능케 한다고도 볼 수 있다. 이렇듯 AI기술은 외국어 교육 분야에서 더욱 발전하여 학습자에게 더욱 효과적이고 편리한 학습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며 특히, 챗봇, 음성 인식, 자연어 처리 기술의 발전은 AI 기반 외국어 교육의 가능성을 더욱 확장시킬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일부 선행 연구사례를 살펴보면 우선 ChatGPT 기반 영어 작문, 문법, 즉답형 대화 연습 등은 영어학습자들의 실수에 대한 두려움 완화를 통해 정서적 안정감을 형성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보고되고 있다(Jeong, 2024; Kim, 2024; Richards & Jones, 2024). 실제 음성 대화 기반 AI 코치인 ELSA Speak 앱의 경우, 영어 대화 시나리오 제공으로 현실감 부여 및 학습에 대한 흥미 증가 등의 긍정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Anggraini, 2022; Hasbi & Nursaputri, 2024; Karim 외, 2023). 또한 게임형 학습 및 레벨별 코칭을 제공하는 Duolingo의 경우, 학습 보상 시스템 지원을 통한 학업 성취감 유도와 자기주도적 학습 습관 형성에 유익하다는 사례도 있었다(Ajisoko, 2020; Hidayati & Diana, 2019; Nushi & Eqbali, 2015). 이렇듯 선행연구를 통해 AI 기반 외국어 학습에 대한 긍정적 효과는 입증되는 추세이며 읽기, 쓰기, 말하기, 듣기, 발음, 어휘, 문법 등과 같은 영어능력에 있어서의 다차원적 실력 향상은 물론 L2 학습동기와 자기조절 전략 증진과 정서적 안정감 증진에도 도움이 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참고로 아래 Table 1은 외국어 학습에 활용되어 그 효과가 나타난 관련 최근 연구사례의 예이다.
이렇듯 AI 기반 외국어 학습의 효과는 다양한 영역에서 검증되고 있으나, 이러한 학습 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학습자 특성, 즉 개인차 요인에 대한 연구는 아직 부족하다. L2 습득 연구에서 개인차 요인은 학습의 성공과 실패를 예측 및 설명하는 핵심 요소로서 오랫동안 많은 연구자의 관심을 받아왔다(Skehan, 1989). AI 기반 L2 학습에서도 이러한 개인차 요인의 영향력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Kim, 2025). 일례로 성별의 차이는 학습자들의 기술 수용 양상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연구되어 왔다(Padilla-Meléndez 외, 2013). Aksakallı와 Daşer(2025)는 EFL 학습자의 ChatGPT 활용 양상을 분석한 결과, 남성이 여성보다 L2 작문을 위해 ChatGPT를 더 자주 사용했으나, 수용 태도에서는 성별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보고하였다. 한편, Xu와 Li(2024)는 AI와의 상호작용을 포함한 AI 행동 가능성(affordance)이 중국 EFL 학습자의 몰입(engagement)에 유의미한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특히 AI 행동 가능성은 저몰입 및 비몰입 학습자의 몰입 향상에 더욱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AI 사용 경험과 활용 양상이 AI 기반 언어 학습에서 학습자 몰입도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개인차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에 본 연구는 AI 기반 외국어 학습에서 성별, AI 사용 경험, AI 수업 수강 경험이 학습자 개인차 요인으로서 L2 학습 정서에 미치는 영향을 탐색하고자 한다.
2. 외국어 학습과 긍정적 정의적 요인: 동기적 자아 체계, 그릿, 즐거움
외국어 학습 환경에 있어 학습자들의 학습 수준과 정도는 매우 상이하다. Krashen과 Terrel(1983)이 주장한 바와 같이 언어 습득에 있어 학습자들의 심리상태를 편안하게 해주는, 즉 그들의 걱정과 불안, 근심, 실패에 대한 두려움 등을 해소하는 것이 성공적인 언어학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많은 학습자들의 동기 및 자신감 부족, 걱정과 불안요소는 학습자들의 입력 방해 요소로서 꾸준히 제기되어 왔으며 이에 대한 정의적 특성을 고려하는 것이 외국어 교육에 있어 성공을 담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AI 도구가 외국어 학습자의 긍정적 정서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연구 사례는 최근(2023-2025)에 활발히 발표되고 있으며, 특히 학습자의 흥미, 몰입, 자기효능감, 정서적 웰빙 등을 중심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 가운데 본고에서는 학습자들의 학습태도나 성취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되는 정서적 요인으로서 동기적 자아 체계, 그릿, 즐거움에 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1) 동기적 자아 체계
학습 동기는 학습자가 지식이나 기술을 습득하고자 할 때 나타나는 내적 혹은 외적 욕구를 의미하며, 이는 학습의 지속성, 몰입도, 태도 변화, 그리고 학습 성과 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언어 학습에서의 성공과 학습 동기 간의 연관성에 대한 선행 연구들은, 학습 동기가 높은 학습자일수록 언어를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습득함을 시사하고 있다(Cofer & Appley, 1964; Dörnyei, 1998, 2001; Gardner, 1985; Gardner & Tremblay, 1994; Skehan, 1989). 이는 동기가 단순한 학습 참여 요인을 넘어, 외국어 학습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임을 보여준다. 동기적 자아 체계(motivational self system)는 Dörnyei(1998)가 제안한 개념으로, 학습 동기를 보다 심층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이론적 틀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이 체계를 통해 일반적인 학습뿐만 아니라 외국어 교육 상황에서도 학습자의 동기를 설명하고자 하였다. 특히, 우수한 교수자, 흥미롭고 즐거운 수업, 과거의 학습 성공 경험 등과 같은 L2 학습 경험이 학습자가 되고자 하는 이상적인 자아상(ideal self)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다. 또한, 학습자의 자아상이 긍정적이며 구체적일수록, 해당 자아상에 도달하고자 하는 학습 동기가 더욱 강화되고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하였다. 다시 말해, 학습자가 미래에 지향하는 자기 이미지와 그 이상적 자아에 가까워지기 위한 실제 행동 사이의 상호작용이 동기 형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동기적 자아 체계는 학습 동기의 구조를 효과적으로 설명하는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
2) 그릿
Duckworth 외(2007)에 의해 제안된 그릿(grit)의 개념은 끈기로도 일컬어지며 목표와 수행을 성취하기 위해 일관되고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개인의 속성을 나타낸다. 그릿은 긍정심리학(positive psychology)을 기반으로 ‘노력의 지속성’과 ‘흥미의 일관성’ 두 하위 구인으로 이루어져 있다(Duckworth 외, 2007). 이 정의적 요인은 학문적 영역뿐 아니라 비학문적 영역에서도 다양한 인간 행동의 성공을 예측하는 핵심 요인으로 확인되었으며, 특히 교육 현장에서는 개입을 통해 그릿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L2 연구자들은 L2 학습이라는 특정 맥락에서의 그릿은 일반적인 그릿과 다른 성격을 지닌다는 주장을 하기 시작하였고, 이에 따라 L2 그릿 측정도구 개발 시도가 주목을 받기 시작하였다(Teimouri 외, 2022).
L2 그릿 관련 사례를 살펴보면, Liqun과 Xinfan(2024)은 중국인 한국어 학습자 243명을 대상으로 L2 그릿이 한국어 학습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였다. 구체적으로 L2 그릿, L2 의사소통 의지 및 외국어 학습 불안 간의 관계를 살펴보았으며 결과는 L2 그릿의 두 가지 하위 구성 요소 모두 L2 의사소통 의지를 긍정적으로 예측하였으며, 노력의 지속성의 예측력이 흥미의 일관성보다 훨씬 더 강력한 것으로 드러났다. Paradowski와 Jelińska(2023)는 온라인 학습 환경(AI 도구 포함)이 학습 동기, 호기심, 학습자 자율성과 어떻게 상호작용하여 L2 그릿에 효과를 미치는지를 조사하였다. 총 69개국 615명의 원격 및 하이브리드 방식 언어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중 선형 회귀 분석을 실시한 결과, 높은 자율성(autonomy)과 호기심(curiosity), 언어 능력에 대한 마인드셋(language mindsets)을 가진 학습자들이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자기주도 학습을 통해 그릿을 함양할 수 있음을 밝혀내었다. 끝으로 Ling(2023)은 중국인 영어학습자 60명을 대상으로 AI 기반 수업과 전통적인 언어 수업반을 편성하여 실험 수업을 진행하였다. 연구는 이들의 전반적인 영어학습성취도(읽기, 문법, 어휘 등)와 L2 학습 동기(L2 motivation) 및 자기조절 학습 전략(self-regulated learning strategies) 사용 정도를 분석하였으며 연구 결과, AI 기반 수업은 학습자들의 영어 성취도 뿐만 아니라 학습 동기와 자기조절 학습 전략 사용의 향상을 이끌어 내는데 효과적인 방안임을 증명하였다.
3) 즐거움
즐거움(Enjoyment)은 학습 경험에서 느낄 수 있는 긍정적인 감정 상태를 의미하며 이는 감정 기반 동기를 자극하여 학습에 대한 태도를 긍정적으로 만들고, 보다 깊이 있고 지속적인 학습으로 이어질 수 있게 하는 토대를 형성한다(Chan, 2023). 학습에 대한 흥미와 몰입을 유도하여 긍정적인 경험이 반복되면 자기주도 학습으로 발전 정서적 안정과 함께 학습 지속율을 높이는데 효과적이라는 측면의 연구 사례(Hejazi & Sadoughi, 2023; Lin, 2022; Lumby, 2011)가 보고되고 있으며 특히 외국어 학습과 같이 장기적이고 반복적인 노력이 필요한 경우, 즐거움은 학습의 지속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심리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Pekrun(2006)의 제어-가치 이론(Control-Value Theory)에 따르면, 학습자가 과제를 가치 있게 여기고 통제할 수 있다고 느낄 때 즐거움이 극대화되며, 이는 인지적 노력, 자기조절 학습 전략, 성취도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즐거운 학습 경험은 학습자가 언어를 자연스럽게 반복 노출하거나 사용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실질적인 의사소통 능력도 함께 키워준다. 이처럼 학습 즐거움은 단순히 부수적인 감정이 아니라, 학습 효율과 태도, 동기의 촉진제 역할을 하는 중추적 요소라 할 수 있다.
III. 연구 방법
1. 연구 참여자
본 연구는 2025년 봄학기 기준, 강원특별자치도에 위치한 4년제 대학에 재학 중인 대학생 영어학습자를 대상으로 실시되었다. 설문지를 활용한 연구에 참여한 인원은 총 64명의 학부생으로 이들은 모두 영어를 외국어로 학습하는 EFL 대학생 영어학습자였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21.55세(SD = 1.97)였으며, 성별은 남성 24명, 여성 40명으로 구성되었다. 설문 배포에 앞서 참여자들에게 영어 숙달도를 물었으며 영어 숙달도를 5점 척도로 자가 평가했을 때, 세부 영역별 평균 점수는 읽기(M = 4.02, SD = 1.24), 듣기(M = 3.95, SD = 1.34), 말하기(M = 2.88, SD = 1.28), 쓰기(M = 2.95, SD = 1.06)로 나타났다. 이들의 전반적인 영어 숙달도 평균값은 3.41점(SD = 1.26)으로 나타났으며 이를 통해 참여자들은 중급 수준의 영어학습자로 판단할 수 있었다.
2. 연구 자료
본 연구는 AI 기반 언어 학습에서 학습자가 경험하는 긍정적인 정의적 요인을 탐색하기 위함을 주 목적으로 하고 이를 위해 설문도구를 제작하였다. 총 24개의 문항으로 제작된 정의적 요인은 총 세 가지 구인으로 L2 동기적 자아 체계(n = 12), L2 그릿(n = 6), L2 즐거움(n = 6)을 포함하였다. 각 구인과 예시 문항은 Table 2와 같다.
Table 2를 보면, 첫째, AI 기반 언어 학습에서의 L2 동기적 자아 체계는 Rahimi와 Sevilla-Pavón(2025)에서 사용한 AIL2MSS(artificial intelligence L2 motivational self system) 설문문항을 사용하였다. AI 기반 언어학습에서의 L2 동기적 자아 체계에는 성과 지향적 도구성 인식(instrumentality-promotion), 회피 지향적 도구성 인식(instrumentality-prevention), 현재 L2 자아(current L2 self), 진정성 간극(authenticity gap) 네 가지 구인이 포함된다. 성과 지향적 도구성 인식이란 학습자가 AI 도구를 사용한 외국어 학습을 통해 자신의 미래 목표를 추구하는 것과 관련되고, 회피 지향적 도구성 인식은 요구되는 외적 동기를 충족시키기 위해, 이를 테면 학습자가 학과목에서 점수를 잘 받거나 통과하기 위해 AI 도구를 활용하여 언어 학습을 해야 함을 인식하는 것과 관련된다. 아울러 L2 자아란, AI 도구 사용을 통해 언어 학습을 할 수 있는 현재 자신의 언어 능력에 대한 인식을 말하고, 진정성 간극이란 전통적인 외국어 학습 상황에서의 자아와 AI 기반 언어 학습 상황에서의 자아 간의 비교에서 인식하는 거리감 혹은 불일치를 반영한다.
둘째, AI 기반 언어 학습에서의 L2 그릿은 Rahimi와 Sevilla-Pavón(2025)에서 사용한 문항을 수정하고 본 연구 목적에 맞게 반영하였다. L2 그릿은 흥미의 일관성과 노력의 지속성 두 구인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마지막으로, AI 기반의 영어 학습에서의 즐거움은 Dewaele와 Alfawzan(2018)과 Liu 외(2024)의 연구를 바탕으로 제작되었고 AI을 활용한 영어 수업에서 얼마나 학습자가 재미와 즐거움을 느끼는지 측정하고자 하였다.
3. 연구 절차
본격적인 연구에 앞서 참여자를 대상으로 본 연구의 목적과 방향을 설명하였다. 온라인 폼으로 제작된 설문은 먼저, 참여자의 기초 정보와 외국어 학습 배경, AI 도구 사용 배경에 관한 설문 문항이 제시되었다. 이어서 AI 기반 언어 학습에서의 긍정적인 정의적 요인들을 측정하는 순서로 이루어졌다. 설문의 응답시간은 약 10-15분 가량 소요되었다.
4. 자료 분석
총 64명의 학습자 중 1명의 응답은 일부 무응답으로 제외되어 최종적으로 63명의 자료가 분석 대상이 되었다. 연구 참여자들의 L2 동기적 자아 체계, L2 그릿, L2 즐거움은 모두 리커트 5점으로 측정되었고, 응답 자료는 SPSS 21.0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양적으로 분석하였다. AI 기반의 언어 학습에서의 긍정적인 정의적 요인이 성별, AI 관련 수업 수강 유무, AI 도구 사용 빈도와 같은 개인차 변인들에 의해 영향을 받는지 알아보기 위해 다중 회귀 분석을 실시하였다. 예측 변인으로는 성별(남/녀), AI 관련 수업 수강 경험(유/무), AI 도구 사용 빈도(리커트 5점 척도)가 투입되었고, 종속 변인은 긍정적 정의적 요인들(L2 동기 자아 체계, L2 그릿, L2 즐거움)이었다. 끝으로 유의 수준은 .05(95% 신뢰수준)로 설정하였다.
IV. 연구 결과
1. 인공지능 기반 언어 학습에서의 L2 동기적 자아 체계
AI 기반 언어 학습에서의 L2 동기적 자아 체계(성과 지향적 도구성, 회피 지향적 도구성, 현재 L2 자아, 진정성 간극)가 성별, AI 수업 경험, AI 도구 사용 빈도에 의해 영향을 받는지 확인하기 위해 일련의 다중 회귀 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는 아래 Table 3에 제시하였다.
Table 3에 나타난 바와 같이 성별, AI 수업 경험, AI 도구 사용 빈도를 예측 변수로 투입한 회귀 분석 결과, 성과 지향적 도구성 인식을 유의미하게 예측하지 못하였다(F(3, 59) = 1.46; p = .236; R² = .069). 이는 해당 변수들이 종속변수의 변량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설명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반면, 회피 지향적 도구성 인식을 예측하기 위한 회귀모형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였다(F(3, 59) = 4.73; p = .005; R² = .194). 이 중 AI 도구 사용 빈도만이 유의미한 정적 예측 변수로 나타났으며(B = 0.296; p = .001), 성별과 AI 수업 경험은 유의한 변수가 아니었다. 현재 L2 자아를 예측하는 회귀모형 역시 통계적으로 유의미했고, 현재 L2 자아 점수의 분산 중 약 14.9%를 설명하였다(F(3, 59) = 3.45; p = .022; R² = .149). 이 회귀 모형에서도 역시 AI 도구 사용 빈도만이 유의미한 정적 예측 변수로 나타났다(B = 0.247; p = .003). 진정성 간극을 예측하기 위한 회귀 모형 또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였다(F(3, 59) = 3.33; p = .025; R² = .145). AI 도구 사용 빈도는 진정성 간극을 유의미하게 정적으로 예측하였다(B = 0.316; p = .002). 모든 회귀 모형에서 성별과 AI 수업 경험은 유의미한 예측 변인이 아니었다(ps > .05).
종합해보면 다른 변인(성별, AI 수업 경험)의 영향을 통제한 상태에서 AI 도구 사용 빈도가 1점 증가할 때, 회피 지향적 도구성 인식 점수는 평균적으로 0.296점, 현재 L2 자아는 0.247점, 진정성 간극은 0.316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 인공 지능 기반 언어 학습에서의 L2 그릿
AI 기반 언어 학습에서의 L2 그릿(artificial intelligence L2 grit: AIL2grit) (흥미의 일관성, 노력의 지속성)이 성별, AI 수업 경험, AI 도구 사용 빈도에 의해 영향을 받는지 알아보기 위해 다중 회귀 분석을 순차적으로 실시하였으며 그 결과값은 아래 Table 4와 같다.
먼저, 흥미의 일관성을 종속변수로 한 회귀모형은 유의수준 .05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으나, 경계선상에 있는 경향을 보였다(F(3, 59) = 2.73; p = .052; R² = .122). 예측 변수 중 AI 도구 사용 빈도만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정적 예측 변수로 나타났다(B = 0.135; p = .007). 이는 AI 도구 사용 빈도가 증가할수록 학습자의 흥미의 일관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나타낸다. 즉, AI 도구 사용 빈도 점수가 1점 증가할 때, 흥미의 일관성 점수는 평균적으로 0.135점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노력의 지속성을 종속변수로 한 회귀모형은 세 예측 변인이 투입되었을 때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F(3, 59) = 1.95; p = .131). 하지만 개별 예측 변수 중 AI 도구 사용 빈도는 유의미한 예측 변수로 나타났으며(B = 0.219; p = .023), 이는 AI 도구 사용 빈도가 높을수록 학습자가 외국어 학습에 더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는 경향이 있음을 나타낸다. 성별과 AI 수업 경험은 그릿의 두 모형에서 모두 유의미하지 않았다(ps > .05).
3. 인공지능 기반 언어 학습에서의 즐거움
AI 기반 언어 학습에서의 L2 즐거움(artificial intelligence L2 enjoyment: AIL2enjoyment)이 성별, AI 수업 경험, AI 도구 사용 빈도에 의해 영향을 받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다중 회귀 분석을 수행하였다. 그 결과, 전체 회귀모형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였다(F(3, 59) = 6.94; p < .001; R² = .261). 이는 투입된 세 예측 변인이 L2 즐거움의 분산 중 약 26.1%를 설명함을 의미한다.
위의 Table 5에 제시되었듯이, 세 예측 변수 중 AI 도구 사용 빈도만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정적 예측 변수로 나타났다(B = 0.357, p < .001). 다른 변인들이 통제되었을 때, AI 도구 사용 빈도가 1점 증가하면 AI를 기반한 언어 학습의 즐거움이 0.357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AI 도구를 더 자주 사용하는 학습자일수록 외국어 학습 과정에서 더 큰 즐거움을 느낀다는 것을 말한다. 성별과 AI 수업 경험은 AI 기반 언어학습에서의 즐거움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예측하지 않았다(ps > .05).
V.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AI 기반 언어 학습에서 L2 동기적 자아 체계, 그릿, 즐거움과 같은 긍정적 정의적 요인이 성별, AI 수업 경험, AI 도구 사용 빈도와 같은 개인차 요인에 의해 어떠한 영향을 받는지를 탐색하였다. 분석 결과, 모든 회귀 모형에서 AI 도구 사용 빈도만이 긍정적 정의적 반응을 유의미하게 예측하는 변수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AI 활용 경험과 친숙함이 학습자의 몰입을 증진시킨다는 Xu와 Li(2024)의 연구 결과를 지지한다. 즉, AI 활용 경험이 많은 학습자는 도구의 기능과 한계를 보다 잘 이해하며, 이에 따라 긍정적인 학습 정서가 강화되고 정서적 몰입이 촉진될 수 있다.
이러한 해석은 학습자의 행동적 몰입이 정서적 반응 및 자기결정화(self-determination)와 연결된다는 기존 선행연구(Fredricks 외, 2004; Pekrun, 2006)와도 일치한다. Fredricks 외(2004)는 몰입을 행동적 몰입(behavioral engagement), 인지적 몰입(cognitive engagement), 정서적 몰입(emotional engagement)이라는 세 차원으로 구분하였다. 본 연구에서 측정된 AI 도구 사용 빈도는 학습자의 가시적 참여를 나타내는 행동적 몰입의 한 요소로 볼 수 있으며, L2 동기적 자아 체계, 그릿, 즐거움은 학습자가 학습 과정에서 경험하는 긍정적 정서를 반영하는 정서적 몰입의 범주에 해당한다. 따라서 본 연구의 결과는 행동적 몰입(AI 도구 사용)이 정서적 몰입(긍정적 학습 감정)을 유의미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경험적 증거를 제공한다. 이는 AI 기반 언어 학습에서 학습자의 적극적인 참여 행동이 긍정적인 학습 정서를 촉진하며, 행동과 감정 간의 상호작용을 조명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반면, 성별과 AI 수업 수강 경험은 AI 기반 언어 학습에서의 긍정적 정서를 유의미하게 예측하지 못하였다. 성별의 영향력 부재는 Aksakallı와 Daşer(2025)가 보고한 성별이 AI 도구의 수용 수준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는 결과와도 일맥상통한다. 이는 성별에 따른 기술 수용 경로나 학습 태도의 차이가 AI 기반 학습 맥락에서는 상대적으로 약화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AI 학습 도구는 맞춤형 피드백, 학습 속도 조절, 개별 학습 목표 설정 등 개별 맞춤형 교육을 제공한다. 이에 따라 학습자들이 성별과 무관하게 자신의 학습 스타일에 최적화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전통적인 교실 환경에서 관찰되던 성별에 따른 참여도나 태도 차이를 감소시킬 가능성이 있다. 또한 긍정적 학습 정서는 학습자의 학습 경험의 질에 더 큰 영향을 받으며, 성별과 같은 인구통계학적 요인보다는 AI와의 상호작용 질, AI 컨텐츠의 적합성, 자기 효능감 등의 심리 및 인지적 요인에 의해 주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Pekrun, 2006; Yuan & Liu, 2025). 이러한 해석은 성별 차이를 절대적 변수로 보기보다 다양한 인지적, 정의적 및 사회문화적 요인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이해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본 연구에서 AI 관련 수업 수강 여부가 긍정적 정서를 유의미하게 예측하지 않은 결과는 단순한 수업 참여가 곧바로 학습자의 정의적 반응을 향상시키지 않는다는 점을 의미한다. 수업 수강 자체는 학습자가 AI 도구를 깊이 이해하고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경험을 보장하지 않으며, 수업 내용이 학습자의 필요나 흥미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을 경우 긍정적 정서 형성에 제한적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Pekrun(2006)의 제어-가치 이론에서 제시하듯, 학습자가 과제를 가치 있게 여기고 직접 통제 가능하다고 인식할 때 정서가 촉발된다는 원리와도 연결된다. 따라서, 학습자가 생활 속에서 AI 도구를 능동적으로 사용해보고 자주 경험해보는 것이 AI 기반 언어 학습에 더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 자기 주도적인 실제적 AI 도구 사용 경험이 AI 기반 언어 학습에서의 긍정적 정서를 촉진하는 핵심 동인이라는 점에서 학습자의 AI 도구 사용의 맥락, 목적, 전략 등에 대한 구체적인 후속 연구를 기대한다.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한계점을 지닌다. 첫째, AI 사용 빈도, AI 수업 수강 경험과 같은 주요 변수는 모두 학습자의 자기보고식 설문 응답을 통해 수집되었다. 특히 AI 사용 빈도나 수업 경험은 객관적 로그 데이터나 학습 기록을 통해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측정의 정확성에 한계가 존재한다. 향후 연구에서는 자기보고식 자료와 함께 학습 플랫폼의 사용 로그, 과제 제출 기록, 관찰 자료 등 객관적 행동 데이터를 병행하여 분석함으로써 측정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본 연구는 AI 기반 외국어 학습에서 학습자의 성별, AI 사용 경험, AI 수업 수강 경험이라는 세 가지 개인차 요인에 초점을 맞추어 분석을 진행하였다. 그러나 L2 습득 연구에서 개인차 요인은 매우 폭넓게 논의되어 왔으며 작업 기억, 학습 전략, 언어 불안, 자기효능감 등 다양한 변인이 학습 성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이 선행연구를 통해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의 결과는 개인차 요인을 제한적으로 설정한 데에서 오는 해석상의 한계를 지니며, 향후 연구에서는 보다 다양한 개인차 요인을 포함한 확장적 분석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AI 기반 외국어 학습에서 학습자의 특성이 미치는 영향을 더욱 폭넓게 규명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 결과는 AI 기반 언어 학습의 설계 및 수행에 있어 교육적 시사점을 제공한다. AI 기반 언어 학습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우선 학습자가 자발적으로 AI 도구를 자주 접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AI 도구 사용이 긍정적인 학습 정서 형성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수업에서 AI 도구 사용을 유인하는 설계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나아가 학습자들이 AI 도구를 자신의 상황과 요구에 맞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육 프로그램 개발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