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론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DX)과 생성형 AI(generative artificial intelligence, GAI)의 확산은 학교 수업의 설계·자료 제작·평가·피드백 방식 전반을 재구성하고 있다. 특히 영어교과는 언어 매개 수업이라는 특성상 상호작용 촉진, 자료의 다중양식화, 형성평가의 즉시화 등 에듀테크와 AI의 적용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새로운 도구를 많이 쓰는 것’이 곧 수업의 질을 담보하지는 않으며, 도구의 활용이 수업의 핵심 기능을 대체하거나 방해할 위험 또한 존재한다(Papert, 1987).
이러한 긴장, 다시 말해 혁신의 가능성과 도구 중심적 설계(수단의 우선화)의 위험은 예비교사 교육에서 특히 중요하다. 예비교사 단계에서 도구 활용은 종종 ‘기술 숙련’이나 ‘시연 능력’으로 축소되기 쉽지만, 실제 수업 전문성은 학습목표-활동-평가의 논리적 연결(정합성) 위에서 기술이 교수 기능을 강화하도록 설계·운영하는 판단에 의해 좌우된다(Biggs, 1996; Mishra & Koehler, 2006). 따라서 교사교육은 다양한 도구의 소개를 넘어, (1) 도구 선택의 교수적 정당화, (2) 정합성 기반 수업 설계, (3) 실행 후 성찰과 재설계를 경험하는 환류 구조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사범대 영어교육과에서 기존 ‘영어 수업 실기’ 과목을 DX 및 AI 활용 역량 강화 방향으로 개편하여 개설한 선택과목 ‘디지털·AI 수업역량 개발’ 강좌를 사례로 삼는다. 강좌는 에듀테크·생성형 AI 활용을 필수 요소로 포함하되, ‘도구의 다양성’보다 ‘목표 중심 정합성’을 핵심 준거로 삼아 운영되었다. 참여자들은 영어로 진행하는 모의수업 실연을 설계·실행하며, 수업 전 최소 1회의 리허설 기반 피드백을 통해 학습목표-의사소통 활동-형성평가의 연결을 점검하고 수정하였다(Lampert 등, 2013).
특히 영어로 진행하는 수업은 예비교사에게 언어적·정서적 부담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목표어 사용을 원칙으로 하되 과업 이해와 수업 흐름 유지를 위한 전략적 코드 스위칭(code-switching)의 기준을 함께 다루는 것이 필요하다. 국내 연구에서도 코드 스위칭은 단순한 ‘영어전용’ 실패가 아니라 의미 협상, 절차 안내, 정서적 지지 등 교수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음을 보고한다(Ko, 2015, 2018; Nam & Park, 2018). 본 강좌에서는 영어 사용의 최소 기준을 제시하되, 리허설 피드백을 통해 전략적 코드 스위칭을 허용·조정하는 방식으로 실행 가능성을 높였다.
본 연구는 ‘디지털·AI 수업역량 개발’ 강좌 맥락에서 이루어진 에듀테크 및 생성형 AI 통합 모의수업 실연 경험을 질적으로 분석하여, 예비 영어교사의 수업 설계 판단과 실행 전략이 어떻게 형성되고 변화하는지를 탐색하는 데 목적이 있다. 특히 생성형 AI가 준비 단계에서 언어적·구조적 발판으로 기능하고, 에듀테크가 수업 실행 단계에서 참여와 형성평가 기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통합되는 양상을 분석함으로써, 디지털 도 구 활용의 교육적 의미가 ‘도구의 다양성’이 아니라 학습목표-활동-평가 간 정합성 강화에 있음을 밝히고자 한다. 또한 리허설 기반 피드백이 도구 중심 설계를 교정하고 목표 중심 설계 판단을 촉진하는 조정 장치로 작동하는 과정을 규명함으로써, 에듀테크 및 생성형 AI 통합 수업이 예비교사의 교수설계 역량 형성에 어떠 한 교육적 함의를 가지는지를 제시하고자 한다.
II. 이론적 배경
1. 에듀테크 통합 역량: TPACK 관점과 국내 동향
에듀테크 통합 역량은 도구 조작 능력에 머물지 않고, 내용 지식(Content Knowledge, CK), 교수 지식(Pedagogical Knowledge, PK), 기술 지식(Technological Knowledge, TK)의 상호작용을 맥락적으로 조정하는 전문성을 요구한다. Mishra와 Koehler(2006)가 제안한 TPACK(Technological Pedagogical Content Knowledge) 프레임워크는 ‘기술’이 교수·학습의 목적과 분리된 외적 요소가 아니라, 내용과 교수 전략과 결합될 때 의미 있는 통합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한다(Figure 1). 따라서 예비교사 교육에서 중요한 과제는, 다양한 도구를 ‘소개’하는 차원을 넘어 교수 기능과 학습 목표에 비추어 도구를 선택·변형·정당화하는 설계 역량을 길러 주는 것이다.
국내 연구에서도 예비교사의 TPACK 역량을 진단하거나 향상 프로그램의 효과를 검토한 연구가 축적되어 왔다. 예를 들어, 초등 예비교사들이 영어 교과 TPACK의 중요성은 높게 인식하지만 실제 실행 수준은 상대적으로 낮게 보고하는 경향이 확인된다(Kim, 2022).
예비교사의 TPACK 발달을 평가하기 위한 평가틀을 개발하고 발달 저해 요인을 분석한 연구는 교사교육에서 ‘통합’이 어디에서 막히는지를 구체화한다(Choe & Lee, 2015; Choe & Paik, 2021). 본 연구는 이러한 선행 논의를 바탕으로, 수업 산출물과 실행 자료(지도안, 실연 영상, 성찰지, 면담)를 연계하여 에듀테크·생성형 AI 통합이 실제로 수업 설계 구조, 도구 선택의 근거, 실행 전략, 교사의 의사결정 변화 양상에 초점을 둔다.
2. ‘도구 중심’의 함정과 수업 정합성: 주객전도, 정합성, 그리고 건설적 정렬
에듀테크 활용 수업의 대표적 비판 중 하나는 ‘도구가 목적을 대체하는’ 주객전도 현상이다. Papert(1987)는 기술중심주의(technocentrism)를 기술 대상 자체에 사고의 중심을 두고, 학습과 수업의 본질적 질문을 기술 효과로 환원하는 오류로 설명하였다. 생성형 AI의 등장 이후에는 ‘새로운 도구를 얼마나 많이 쓰는가’가 혁신의 지표처럼 소비되면서, 수업 목표와 평가가 도구 시연에 종속되는 도구 중심 설계가 강화될 위험이 있다. 따라서 교사교육 단계에서부터 도구 활용을 교수 기능(참여, 상호작용, 형성평가, 피드백 등)과 연결하여 의미화하는 설계 준거가 필요하다.
Papert(1987)가 경고한 기술중심주의는 생성형 AI 확산 국면에서 ‘도구가 교수목표를 규정하는’ 도구 중심 설계로 재현될 수 있다. 최근 국제 가이드라인은 기술을 교육의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위치시키고, 인간 중심·윤리·책임 사용을 포함한 교사 역량 준거를 명시할 것을 요구한다(Filo 등, 2024; UNESCO, 2023a, 2023b, 2024). 특히 GenAI 환경에서는 의도한 학습성과(intended learning outcomes, ILO)와 평가가 재설계되어야 하며, 학습목표-활동-평가 정합성을 강화하는 설계 준거가 교사교육 단계에서 핵심적으로 다뤄져야 한다(Nguyen 외, 2025; Weng 외, 2024).
국내 교육학·교육공학 분야에서는 ‘수업 정렬’보다 ‘정합성’(또는 ‘일치도’, ‘일관성’)이라는 용어가 더 널리 사용된다. 특히 성취기준-수업-평가-피드백 간의 정합성을 강조하는 논의는 성취평가제 및 형성평가 운영 맥락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수업 정합성은 학습목표(지식·기능·가치·태도), 교수·학습 활동(의사소통 과업 포함), 평가(형성평가 포함)가 하나의 논리적 구조로 연결되어 학습 경험을 구성하는지를 점검하는 개념으로 정리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정합성’을 기본 용어로 사용하되, 이론적 틀을 제시하는 수준에서만 건설적 정렬(constructive alignment)을 명시한다. Biggs(1996)는 학습자가 의미를 구성(construct)하도록 돕는 학습활동을 설계하고, 그 활동이 의도한 학습성과 및 평가와 정렬(alignment)되도록 수업을 설계하는 접근을 제안하였다. 정합성(실천 언어)과 건설적 정렬(이론 준거)을 결합하면, 에듀테크 통합 수업이 ‘도구의 다양성’이 아니라 ‘정합적 설계의 강화’로 평가될 수 있는 논리적 근거가 확보된다.
3. 영어로 진행하는 영어수업과 코드 스위칭: 목표어 사용의 원칙과 전략적 허용
영어로 진행하는 영어수업(Teach English in English, TEE)은 의사소통 기회를 확장하고 목표어 노출을 증가시키는 장점이 있으나, 학습자 수준·과업 난이도·교사의 언어 자신감에 따라 인지적 부담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현실적 실행을 위해서는 목표어 사용을 원칙으로 하되, 학습 이해와 과업 수행을 지원하기 위한 전략적 코드 스위칭을 어떻게 설계·운영할 것인지가 핵심 쟁점이 된다.
국내 영어교육 연구에서도 교사의 코드 스위칭이 무조건적 ‘영어전용’의 실패로만 해석되기보다, 의미 협상, 절차 안내, 정서적 지지 등 교수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음을 보고한다. 예를 들어, Nam과 Park(2018)은 초등 영어교사의 교실언어 선택을 분석하며 코드 스위칭이 학생의 이해와 참여를 촉진할 수 있음을 논의하였다. 또한 Ko(2015)는 TEE 쓰기 수업 맥락에서 활동 구성과 코드변환이 학습에 미치는 영향을 비판적으로 검토하였고, Ko(2018)는 수준별 수업에서 코드 스위칭 양상의 차이를 보고하였다. 이러한 연구는 목표어 사용을 단선적 ‘비율 관리’로 환원하기보다 맥락 기반의 ‘최적 사용’ 원리를 모색해야 함을 시사한다.
본 연구의 강좌 맥락에서 교수자는 ‘영어 사용 50% 이상’을 최소 기준으로 제시하되, 리허설 피드백을 통해 참여자의 부담을 고려한 코드 스위칭을 허용하는 접근을 취했다. 이는 목표어 사용을 수업 기능 수행과 학습자 이해라는 교수적 판단과 연결하여 운영하는 방식이며, 생성형 AI가 스크립트 초안·표현 다듬기·발음 및 말하기 연습(음성 기능 활용)을 지원함으로써 목표어 사용의 실행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음을 예견하게 한다.
4. 모의수업 실연, 리허설, 성찰: 실천 기반 교사교육과 피드백의 역할
모의수업 실연(microteaching)은 예비교사가 제한된 맥락에서 수업을 설계·실행·분석하고, 피드백을 통해 재설계하는 경험을 제공한다. 최근 교사교육 연구는 실천 기반(practice-based) 접근을 강조하며, 실제 수업 상호작용을 교사교육의 핵심 학습 대상으로 삼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리허설(coached rehearsal)은 수업의 핵심 장면을 시뮬레이션하며 수업 결정을 분석 가능하게 만드는 교수 전략으로 제안된다.
Lampert 등(2013)은 리허설을 통해 교사교육자와 예비교사가 수업을 ‘연습 가능한 단위’로 분절하고, 학습자의 반응을 가정하며 대안적 교수 결정을 탐색할 수 있음을 제시하였다. 리허설은 단순한 ‘사전 연습’이 아니라, 수업 목표-활동-평가의 정합성을 점검하고 도구 선택이 교수 기능을 강화하도록 조정하는 장치로 기능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예비교사의 수업설계 과정에서 목표·활동에 비해 평가 설계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지적이 반복되어 왔다(Park 등, 2009). 리허설 기반 피드백은 이러한 취약 지점을 가시화하고 보완하는 데 유용하다.
Jeon(in press)은 예비 영어교사의 영어로 진행하는 모의수업 실연 경험을 분석하며, 리허설을 통한 피드백이 수업 실행의 부담을 낮추고 수업의 핵심 요소(목표, 상호작용, 평가) 정렬을 촉진할 수 있음을 논의하였다. 본 연구는 이 논의를 에듀테크·생성형 AI 맥락으로 확장하여, 리허설 기반 피드백이 ‘도구 과잉’에서 ‘목표 중심 정합성’으로 전환을 유도하는 과정을 심층적으로 탐색한다.
예비교사의 수업 준비 경험은 단지 기술 습득이 아니라 정서·동기와 결합된 학습 경험이다. Pekrun(2006)의 제어-가치 이론(control-value theory)은 학습자가 과제를 가치 있게 여기고(가치), 스스로 통제 가능하다고 인식할 때(제어) 긍정 정서가 촉발된다고 설명한다. 생성형 AI와 에듀테크는 자료 제작과 언어 표현 구성의 난이도를 낮추고 ‘해낼 수 있다’는 통제감을 강화함으로써 수업 준비를 부담에서 ‘즐거움’으로 전환시키는 조건을 제공할 수 있다.
제2언어 학습 맥락에서 즐거움(Foreign Language Enjoyment, FLE)은 학습 지속과 참여를 촉진하는 핵심 정서로 논의되어 왔다(Dewaele & MacIntyre, 2014). 최근 한국어/영어 등 언어학습 맥락에서 문화적 매력, 수업 환경, 학습자의 자율성이 즐거움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도 보고된다(Han 등, 2025). 본 연구 자료에서 보고된 ‘재미’, ‘성취감’, ‘창조자 같은 느낌’은 도구 자체의 새로움만으로 설명되기보다, 목표 달성을 위한 통제감과 가치 인식이 결합된 정서 경험으로 해석될 필요가 있다.
III. 연구 방법
1. 연구 설계
본 연구는 사범대 영어교육과 선택과목 ‘디지털·AI 수업역량 개발’ 강좌에서 수행된 에듀테크·생성형 AI 기반 모의 영어 수업 실연 경험을 질적으로 탐색한 질적 사례 연구이다. 연구의 초점은 (1) 예비교사의 준비·실행 단계별 도구 통합 양상, (2) 리허설 기반 피드백을 통해 ‘도구 과잉(주객전도)’이 목표-활동-평가의 정합성 중심으로 교정되는 과정, (3) 영어로 진행하는 수업 수행 경험과 정의적 경험의 의미를 설명하는 데 있다.
2. 연구 맥락
‘디지털·AI 수업역량 개발’은 기존 ‘영어 수업 실기’ 과목을 DX 흐름과 최근 생성형 AI 확산에 대응하여 재구성한 영어교육과 내 선택과목으로, 예비 영어교사의 디지털 및 AI 활용 수업역량 강화를 목표로 설계되었다. 강좌에서는 에듀테크와 생성형 AI를 활용해 영어로 진행하는 모의수업을 설계·실연하고, 학생당 최소 1회의 리허설 피드백을 거쳐 수정·재구성 후 성찰과 면담으로 환류를 완성하도록 운영하였다.
3. 연구 참여자
연구 참여자는 2024학년도 2학기 강좌에 참여한 예비교사 19명이다. 참여자는 연구 목적과 자료 활용 범위를 안내받고 동의 절차를 거쳤으며, 개인 식별 정보는 익명화하였다. 다음의 Figure 2는 본 연구가 진행된 강의의 과제방 중 하나로, A대학 사이버캠퍼스(LMS)를 통해 학생들의 활동을 과제로 교수자가 부여하고 확인하는 게시판이다. 이 게시판을 통해 19명의 학생들의 수업 지도안과 성찰지 등을 업로드하게 하였다.
IV. 연구 결과
본 연구의 핵심 결과는 에듀테크·생성형 AI 통합이 예비교사의 수업역량을 강화할 수 있으나, 그 효과는 ‘도구를 얼마나 사용하는가’가 아니라 ‘도구가 정합성 있는 수업 설계에 어떻게 기여하는가’로 설명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예비교사 단계에서도, 그리고 현장 교사에게서도 흔히 관찰되는 ‘도구 과잉(주객전도)’ 현상은 에듀테크 활용 수업에 대한 비판의 주요 근거가 되곤 한다. 본 연구는 이 위험을 전제로 강좌를 설계하고, 리허설 기반 피드백과 성찰을 통해 주객전도 가능성을 예방·교정하는 과정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질적으로 보여준다.
이하에서는 (1) 준비 단계와 실행 단계의 도구 사용 분화, (2) 리허설 기반 피드백의 교정 기능, (3) 영어로 진행하는 수업 수행 지원, (4) 정의적 경험 및 제도적 요구, (5) 면담을 통해 확인된 설계 의사결정의 근거를 중심으로 결과를 제시한다.
1. 준비 단계: 생성형 AI를 통한 ‘언어·구조적 발판’ 형성
여자들은 수업 준비 단계에서 생성형 AI를 집중적으로 활용하였다. 활용의 중심은 ‘수업을 멋지게 보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수업의 언어적·구조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었다. 구체적으로 (1) 영어 교사 발화 스크립트 초안 작성, (2) 활동 안내 문구 정련, (3) 지도안 문장화 및 구조 점검, (4) 형성평가 문항 초안 생성이 대표적이었다.
이 단계는 영어로 진행하는 수업에 대한 심리적 부담을 낮추고, 스크립트 기반 리허설을 가능하게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즉, 생성형 AI는 준비 단계에서 ‘교사 발화와 수업 흐름’을 먼저 세우게 하는 도구로 기능했고, 이는 이후 리허설 피드백과 결합되면서 정합성 중심 수업 설계로 연결되었다. 다음 Figure 3과 면담 발췌 1은 생성형 AI가 준비 단계에서 교사 발화(teacher talk) 스크립트의 언어적 적절성 점검과 초안 작성에 ‘발판(scaffolding)’으로 작동했음을 보여준다.
[면담 발췌 1]
교수자: 수업 준비에서도 생성형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나요?
학생 A: 네, 교수님. 수업 시간에 지난 학기부터 알려주신 ChatGPT를 활용하니, 제가 사용하는 교실 영어 표현이 중학생 대상 수업에 적절한지 점검할 수 있었고, 관련 활동을 위한 교실영어 스크립트 초안까지 제공받을 수 있어서 수업 준비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다른 동료들도 모의 수업 실기에서 스크립트 준비 단계부터 AI를 잘 활용하는 것 같아요.
2. 실행 단계: 에듀테크는 ‘참여’와 ‘형성평가’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통합
수업 실행 단계에서는 모둠 결과 공유를 위한 패들릿과 즉각적 형성평가를 위한 카훗 활용이 가장 빈번하게 나타났다. 이는 에듀테크가 단순한 시각적 효과가 아니라, 수업의 핵심 교수 기능인 ‘참여 촉진’과 ‘형성평가’ 강화를 위해 배치되었기 때문이다. 참여자들은 패들릿을 통해 학습자 반응을 수집하고 상호 공유·확장하는 구조를 만들었으며, 카훗은 활동 결과를 즉시 확인하고 피드백을 제공하는 형성평가 장치로 활용하였다. 또한 캔바, 미드저니, 뤼튼 등 시각 자료 제작 도구와 영상 편집 도구는 학습자의 이해를 지원하거나 동기 유발을 위한 자료를 생산하는 데 사용되었다.
중요한 점은, 도구의 ‘다양성’이 아니라 ‘수업 목표 및 평가와의 연결’이 수업의 질을 결정한다는 인식이 리허설과 성찰 과정에서 강화되었다는 점이다. 학생들은 초기에는 도구 사용 자체에 집중하여, 생성형 AI를 수업의 어느 단계에서 어떤 교수 기능을 위해 활용해야 하는지 판단하지 못하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교수자의 모의수업 전 개별 학생들의 모의 수업을 미리 보고 피드백을 제공하는 리허설과 동료 학생들의 수업 실연에 중·고등학생 역할로 참여하면서 다른 동료들의 수업 실행에서 어떤 도구가 유용했고, 어떤 도구는 수업의 정합성에 맞지 않는지를 인식하게 되었다. 다음의 면담 발췌 2는 학생들이 다양한 에듀테크 및 생성형 AI 도구를 수업의 정합성에 맞게 잘 사용하게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면담 발췌 2]
교수자: 에듀테크 및 생성형 AI 도구 중 어떤 것이 자신의 수업과 동료들이 진행하는 수업에 유용했다고 생각하나요?
학생 B: 저보다 먼저 모의 영어 수업을 진행한 친구들의 수업을 보니, 교수님께서 리허설 때 말씀해 주신 것처럼, 패들릿이 매우 효과적이었어요. 도입-전개-정리의 큰 단계에서 전개 부분의 끝에서 각 모둠이 한 의사소통 활동의 결과물을 발표할 때, 예전에는 종이에 기록한 모둠활동 결과물을 가지고 교실 앞에 나와서 발표했었는데요. 그때는 사실 뒤에서 볼 때 친구들의 결과물이 잘 안 보였거든요. 우리가 사진으로 찍어서 패들릿에 올리면, 수업자가 그것을 전자칠판에 크게 확대해서 보여주니 전체 학급이 모두 각 모둠의 결과물을 보아서 전개의 마지막 활동에 유용한 것 같아요.
3. 리허설 기반 피드백: 주객전도를 교정하고 정합성을 회복시키는 ‘조정 장치’
참여자 다수는 초기 설계에서 도구 활용에 몰입해 수업이 ‘도구 시연’처럼 흐를 위험을 경험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학생당 최소 1회 제공된 리허설 기반 피드백은 이러한 도구 과잉을 교정하고, 학습목표- 활동-평가의 정합성을 회복시키는 조정 장치로 작동했다. 리허설 피드백의 초점은 ‘도구를 빼라’가 아니라 ‘도구를 목표 안으로 넣어라’였다. 즉 (1) 목표가 지식·기능·가치·태도의 요소를 갖추는지, (2) 활동이 목표의 기능 수행을 실제로 요구하는지, (3) 형성평가가 활동에서 길러진 것을 동일한 형태로 확인하는지에 따라 수업을 재구성하도록 안내했다. 이 과정은 Jeon(in press)이 제시한 ‘지도안-리허설-실연-피드백-성찰’ 환류 구조가 수업 전문성 형성에 기여한다는 논의와 연결하여 해석할 수 있다.
리허설 단계에서 일부 참여자들은 ‘예비교사로서의 수업 설계’보다 ‘도구 자체의 완성도’에 몰입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이때 수업은 학습경험 설계가 아니라 도구 시연으로 흐를 위험이 있었다. 이에 대해 교수자는 특정 도구의 사용 여부를 지시하기보다, 각 활동이 어떤 학습목표(지식·기능·가치·태도)를 수행하게 하는지, 그 수행을 어떤 형성평가로 확인할 것인지, 그리고 중·고등학생 학습자가 혼란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절차와 상호작용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에 대한 발문을 통해 참여자들이 목표-활동-평가의 정합성을 중심으로 수업을 재구성하도록 지도하였다.
참여자들은 리허설 피드백에서 정합성 준거를 지속적으로 상기하며, 촌극(skit), 역할극(role-play), 정보격차 활동(information gap activity) 등 의사소통 중심 교수법을 모의수업에 일관되게 반영하였다. Figure 4는 2022 개정 영어과 교육과정에서 강조하는 이해와 표현 기능을 수업에 구현하기 위해 촌극을 활용한 모둠활동을 운영하는 장면으로, 에듀테크·생성형 AI를 활용하되 전통적 의사소통 활동을 핵심 교수전략으로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4. 영어로 진행하는 수업 수행: 최소 기준 안내, 전략적 코드 스위칭, AI 스크립트의 결합
영어로 진행하는 수업은 참여자에게 지속적 부담 요인이었으나, 생성형 AI 기반 스크립트 준비와 리허설, 그리고 수업 상황에 따른 전략적 코드 스위칭이 결합되면서 실행 가능성이 높아졌다. 참여자들은 영어 발화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스크립트를 초안으로 만들고 표현을 정련하는 과정을 반복했으며, 음성 기능을 활용해 발화 리허설을 수행했다고 보고했다.
이 경험은 목표어 사용을 최소 기준으로 안내하되 참여자의 부담과 이해를 고려하여 코드 스위칭을 허용하는 접근이다. 즉, ‘영어 비율’ 자체보다, 의사소통 기능 수행과 학습목표 달성이라는 관점에서 영어 사용을 설계·운영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점이 리허설과 성찰에서 반복 확인되었다.
Jeon(in press)에 따르면 A 사범대학의 영어 모의 수업 실기 관련 강좌에서 교사 스스로가 수업 실연 후 느끼기에 자신이 영어로 수업을 100% 진행했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30.8%, 90% 정도를 영어로 진행했다는 생각하는 경우는 34.6%였다. 그래도 80% 이상은 자신이 영어로 수업을 진행했다고 느꼈다(누적 비율: 76.9%). 마지막으로 자신의 영어 모의 수업 실연에서 50% 이상 80% 미만으로 영어로 수업을 진행했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23.1%의 학생에 해당하였다. 즉 모든 예비 영어교사가 수업 진행 언어로 영어를 50% 이상은 사용하였음을 해당 연구를 통해 알 수 있다.
5. 면담을 통해 확인된 설계 의사결정의 초점
본 연구의 면담은 참여자의 ‘도구 선택과 배치’가 어떤 근거로 이루어졌는지, 리허설 피드백이 어떤 수정 결정을 유발했는지, 영어로 진행하는 수업에서 어떤 전략이 실제로 사용되었는지를 구체 사례 중심으로 확인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본 절에서는 면담 질문 예시를 결과 맥락에서 함께 제시하여, 면담 자료가 결과 해석에 어떤 방식으로 기여했는지 명료화한다.
1) 모의수업 준비 단계에서 AI/에듀테크를 어떻게 활용했는가? 가장 도움이 된 지점은 무엇인가?
2) 리허설 피드백에서 받은 조언 중 수업을 바꾸게 만든 핵심은 무엇인가?
3) 영어로 진행하는 수업에서 가장 어려웠던 지점과 이를 해결한 전략은 무엇인가?
4) 도구 선택(패들릿, 카훗 등)을 학습목표 및 평가와 어떻게 연결했는가?
5) 본 경험이 향후 교육실습/임용 준비/공인영어 성적 준비에 어떤 영향을 줄 것 같은가?
면담 중 의미 있는 부분은 발췌하여, 각 결과 주제(준비 단계, 실행 단계, 리허설, 영어 수행, 정의적 경험) 아래에 배치하여, 지도안·실연 장면만으로는 드러나기 어려운 ‘도구 사용의 이유’와 ‘정합성 확보의 논리’를 참여자의 언어로 보완하는 근거 자료로 활용하였다.
특히 학생들에게 수업의 정합성을 유지하고, 지나치게 디지털에 의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모든 학생들에게는 아날로그 방식의 활동지를 제작하여 반드시 종이로 배포하게 하였다. 본 연구에 참여한 학생의 활동지는 앞에서 제시된 Figure 4와 같다. 기존의 활동지와 다른 점은 아날로그 방식으로 개인별 혹은 그룹별로 영어 의사소통 중심 활동을 하되, 활동지에 있는 QR 코드를 통해 수업자가 준비한 패들릿에 학생들이 해당 활동지를 업로드 하도록 안내하는 등의 에듀테크와 아날로그 활동을 접목하도록 되어 있는 점이 기존 활동지와의 차별점이다.
본 수업 후 참여자들은 에듀테크·생성형 AI 통합을 통해 수업 준비에 대한 주도권이 강화되었고, 구현이 어려웠던 수업 아이디어를 실현하면서 ‘재미’와 ‘성취감’을 경험했다고 보고하였다. 반면 무료 버전 제한, 사용 횟수 제한 등 도구 접근성 문제는 유료 지원 및 제도적 지원에 대한 요구로 이어졌다.
[면담 발췌 3]
교수자: 에듀테크 및 생성형 AI 도구를 활용한 수업을 준비하면서 도움이 되었던 부분과 어려움을 겪었던 부분을 말해 줄래요?
학생 C: 제가 영어로 모의 수업 실연을 수업시간에 동료들 앞에서 20여분 이상의 시간동안 잘 해 낸 것은 리허설을 통한 교수님의 피드백이 정말 큰 도움이 되었어요. 심지어는 한 번이 아닌 세 번, 네 번까지 저희가 원하는 만큼 리허설을 해 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그리고 현직 영어교사분이 오셔서 이번 학기 초에 해 주신 특강은 정말 큰 도움이 되고 신선했어요. 그리고 나이가 많으신 데도 열정을 가지시고 AI를 활용한 훌륭한 수업을 하시는 현직 선생님을 보고 예비교사인 저희들이 수업 준비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수업 실력을 키워 나가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수업 준비에 더욱 힘을 낼 수 있었어요.
다음은 에듀테크와 AI를 활용한 수업을 하는 현직교사의 특강 장면이다. 사범대학 교수자와 현장 교사의 팀티칭 혹은 현장교사의 특강 초빙을 통한 예비교사에게 현장에 대한 생생한 상황 전달 및 실제 영어 수업에서 에듀테크와 AI를 교사들이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보는 것은 가장 큰 도움을 준 부분이다.
현장 영어교사를 대학 강의실로 초빙하여 예비 영어교사와 함께 에듀테크 및 생성형 AI 도구를 실제 수업 맥락에서 활용해 보는 참여형 실습을 운영한 결과, 해당 활동은 참여자들로부터 유용한 학습 경험으로 반복적으로 언급되었다. 인터뷰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활동은 단순한 사용법 설명이나 이론 중심 강의가 아니라, 고등학교 현장에서 실제 활용되는 AI 프로그램(예: 뤼튼, 헤드라 등)을 적용한 수업을 직접 설계하고 실행해 보는 실습 중심 형태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인식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현장 교사 초청 특강 외에도 본 연구에서는 예비 영어교사들이 현장 교사의 학교를 방문하여 해당 수업을 뒤에서 참관하는 방식도 도입하였다. 이 방식의 특징은 실제 중학생이나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에듀테크와 AI를 활용한 수업에 예비 영어교사들이 함께 중학교 45분, 고등학교 50분의 전 수업 과정을 함께 함으로써, 4학년 1학기에 있을 학교 현장 실습(교생)에서 본인이 어떻게 수업을 해야 하는 지까지 접목하여 배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정리하면, 에듀테크의 교육적 가능성은 ‘멋짐’ 자체가 아니라, 정합성 있는 설계 안에서 학습자의 참여와 형성평가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통합될 때 실현된다. 또한 현장에서 흔히 제기되는 주객전도 비판은 예비교사 단계부터 ‘정합성 중심 설계’와 ‘리허설 기반 피드백’으로 예방·교정할 수 있으며, 이는 에듀테크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교사교육의 핵심 과제로 제안될 수 있다.
연구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준비 단계에서 생성형 AI는 교실영어 점검, 교사 발화 스크립트 초안, 지도안 구조화, 형성평가 문항 초안 등 ‘언어적·구조적 발판’으로 기능하며 영어로 진행하는 수업 실행의 심리적 부담을 낮추었다. 둘째, 실행 단계에서 패들릿과 카훗의 집중적 활용은 ‘도구의 새로움’보다 참여 촉진과 형성평가 강화라는 핵심 교수 기능을 중심으로 에듀테크가 통합되었음을 시사한다. 셋째, 리허설 기반 피드백은 도구 중심 설계를 교정하고 학습목표-의사소통 활동-형성평가의 정합성을 회복시키는 조정 장치로 작동하였다.
한편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제한점을 가지고 있음을 밝힌다. 단일 강좌(단일 기관) 사례이며, 참여자 수가 제한적이고, 학습자(중·고등학생) 실제 성취 자료를 수집하지 않았다는 한계를 가진다. 후속 연구에서는 (1) 교육실습/현장 수업으로의 전이 여부, (2) 정합성 기반 설계 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루브릭 개발, (3) 리허설 피드백의 유형(개별/집단, 언어/평가/상호작용 중심)에 따른 효과 비교, (4) 생성형 AI 활용의 윤리(저작권·데이터)와 교수자 통제(감시가 아닌 코칭) 방식에 대한 탐색이 필요하다.
V. 결론 및 시사점
본 연구는 에듀테크 및 생성형 AI 통합 모의수업 맥락에서 예비 영어교사의 수업 설계와 실행 경험을 질적으로 탐색하였다. 결과는 디지털 도구의 수나 다양성보다, 도구가 학습목표-활동-평가 간 정합성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활용될 때 교육적 의미가 형성됨을 보여준다. 생성형 AI는 준비 단계에서 언어적·구조적 발판을 제공하였고, 패들릿과 카훗 등은 참여와 형성평가 기능을 강화하는 도구로 선택되었다. 특히 리허설 기반 피드백은 도구 중심 설계를 교정하고 목표 중심 설계 판단을 촉진하는 핵심 환류 장치로 작동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교사교육에서 에듀테크 활용을 기술 숙련 중심 접근이 아니라 정합성 기반 교수설계 역량 강화의 관점에서 재구성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향후 교사교육 프로그램은 반복적 리허설, 구조화된 피드백, 설계 판단 근거의 명시화를 통해 도구 사용이 교수 기능을 실질적으로 강화하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를 통한 실천적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예비교사 교육과정에서 에듀테크·생성형 AI 활용 과제를 부여할 때, ‘도구 목록’ 제출이 아니라 ‘정합성 근거(학습목표-활동-평가 연결)와 도구 선택의 교수 기능’에 대한 설계 근거서를 함께 요구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 도입한 리허설 기반 피드백의 교육적 의미는 ‘정합성 회복’과 ‘주객전도 예방’의 제도화를 가능하게 하였다.
이러한 변화는 TPACK 관점에서 ‘통합’이 성립하는 방식을 보여준다(Mishra & Koehler, 2006). 기술 지식은 그 자체로 교육적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 교수 지식 및 내용 지식과 결합될 때 의미가 생긴다. 국내에서도 예비교사가 기술의 중요성은 높게 인식하지만 실행 수준이 낮거나(Kim, 2022), 통합이 특정 지점에서 막히는 요인을 진단할 필요가 있다는 논의가 제기되어 왔다(Choi & Paik, 2021).
본 연구는 ‘어떤 도구를 얼마나 많이 썼는가’가 아니라 ‘왜 그 도구가 그 단계에서 필요한가’라는 설계 정당화가 강화될 때 통합 역량이 구체화된다는 점을 사례 자료로 보여준다. 이를 위해서는 리허설 기반 피드백을 최소 1회 이상 제도화하고, 피드백 초점을 실행 기술뿐 아니라 목표어 사용 전략(전략적 코드 스위칭 포함)과 형성평가 설계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대학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며, 예비교사의 수업 역량을 신장하기 위한 교육부 차원의 지원도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 학생들의 건의 사항으로 에듀테크 및 생성형 AI의 유료 버전 지원이 있었다. 도구의 무료/유료 제약은 실제 수업 실행을 좌우하므로, 교원양성기관 차원의 라이선스 지원이나 대체 도구 안내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둘째, 예비교사들은 영어 수업 실연 준비를 통해 자신의 미래의 학생의 수업을 생성형 AI 도구를 활용하여 준비하는 기쁨을 느꼈음을 면담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본 연구에 참여한 학생들은 수업 역량 신장뿐 아니라, 영어로 진행하는 영어 수업을 준비하였기에 영어 실력 자체도 성장하였음을 보고하였다. 이를 통해 과업 해결을 통한 즐거움을 주는 영어 학습을 한 것으로 파악될 수 있었다.
외국어 학습 즐거움은 학습 지속과 참여를 촉진하는 핵심 정서로 논의되어 왔으며(Dewaele & MacIntyre, 2014), 비형식 디지털 학습 경험과 같은 자율적 경험의 축적이 학습 참여의 다양성과 양을 확대할 수 있다는 논의도 존재한다(Lee, 2019). 따라서 본 연구의 정의적 결과는 ‘도구 사용’ 자체가 아니라 ‘자율적 설계 경험’이 촉발한 정서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며, 이는 교사교육이 설계 자율성과 정합성 준거를 동시에 제공해야 함을 시사한다.
참여자들이 반복적으로 언급한 ‘재미’, ‘성취감’, ‘창조자 같은 느낌’은 에듀테크 자체의 화려함만으로 설명되기 어렵다. Pekrun(2006)의 제어-가치 이론에 따르면, 학습자가 과제를 가치 있게 여기고 스스로 통제 가능하다고 인식할 때 긍정 정서가 촉발된다. 본 연구에서 생성형 AI와 에듀테크는 자료 제작과 언어 표현 구성의 난이도를 낮추고 ‘해낼 수 있다’는 통제감을 강화함으로써, 수업 준비를 부담에서 ‘즐거움’으로 전환시키는 조건을 제공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본 연구는 Jeon(in press)이 모의수업을 평가 중심으로 운영하기보다 사전 리허설과 개별 피드백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환류 체계의 필요성을 강조한 논의와도 맞물린다. 나아가 Park 등(2009)이 지적한 바와 같이 예비교사의 수업설계 과정에서 평가 설계가 취약해지기 쉬운 맥락을 고려할 때, 리허설 피드백은 ‘형성평가가 목표와 같은 기능을 평가하고 있는가’라는 핵심 질문을 수업 설계에 포함시키는 효과적인 장치가 될 수 있다. 결국 본 연구의 시사점은 단순히 “리허설이 좋다”가 아니라, 에듀테크 통합 수업에서 가장 논쟁적인 지점인 ‘도구 중심적 설계(수단의 우선화)’를 예방·교정하기 위해 리허설 피드백을 구조적으로 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Lampert 등(2013)이 제안한 리허설은 교사교육에서 수업을 ‘연습 가능한 단위’로 분절하고, 학습자 반응을 가정하며 대안적 교수 결정을 탐색하게 하는 실천 기반 도구이다. 본 연구에서도 리허설은 ‘도구 과잉’의 문제를 표면화하고, 목표-활동-평가의 연결을 점검하도록 만드는 계기로 작동했다. 본 연구에서 리허설 기반 피드백이 단순한 사전 연습이 아니라, 수업의 정합성을 회복시키는 조정 장치로 기능할 수 있음을 제시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셋째, 실행 단계에서의 에듀테크 선택의 기준을 명확히 할 수 있었고 영어로 진행하는 영어 수업에 있어서도 코드 스위칭을 통해 영어로 100% 진행해야 한다는 불안을 줄일 수 있었다. 수업 실행 단계에서 패들릿과 카훗의 사용이 두드러진 점은 기능 중심 통합의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패들릿은 학습자 반응을 수집·공유·확장하는 참여 구조를 제공했고, 카훗은 활동 결과를 즉시 확인하고 피드백을 제공하는 형성평가 장치로 작동했다. 즉, 참여자들은 도구의 ‘신규성’보다 수업의 핵심 교수 기능(참여·상호작용·형성평가)을 강화하는 도구를 선택·배치하는 방향으로 이동했다.
본 연구의 강좌 운영은 영어 사용을 최소 기준으로 안내하되, 과업 이해 및 수업 흐름 유지를 위한 전략적 코드 스위칭을 허용하는 접근(Jeon, in press)과 연결된다. 국내 연구에서도 코드 스위칭이 단순한 목표어 사용 실패가 아니라 의미 협상, 절차 안내, 정서적 지지 등 교수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음을 논의해 왔다(Ko, 2015, 2018; Nam & Park, 2018). 본 연구는 이러한 논의를 ‘생성형 AI 기반 스크립트 준비+리허설’이라는 실천 구조 속에서 구체화한다. 즉, 예비교사가 목표어 사용을 ‘비율 관리’로만 이해하지 않고, 수업 기능 수행과 정합성 확보를 위한 전략으로 이해하도록 돕는 설계가 필요하다.
참여자들이 생성형 AI를 가장 많이 사용한 지점은 수업 실행 단계가 아니라 준비 단계(교실영어 표현 점검, 교사 발화 스크립트 초안, 지도안 구조화, 형성평가 문항 초안)였다. 이는 생성형 AI의 교육적 유용성이 ‘실시간 수업 운영’보다 ‘설계·표현·구조화’와 같은 전(前)수업 단계에서 두드러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영어로 진행하는 수업은 예비교사에게 높은 인지적·정서적 부담을 유발할 수 있는데, 생성형 AI가 제공한 언어적 발판은 ‘말할 수 있게 하는’ 최소 조건을 마련해 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마지막으로, 준비 단계에서의 생성형 AI의 ‘언어·구조적 발판’이 영어매개 실행을 가능하게 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에서 이 문제를 교정한 핵심 장치는 리허설 기반 피드백이었다. 리허설 과정에서 교수자는 ‘도구를 빼라’가 아니라 ‘도구를 목표 안으로 넣어라’는 논리로 피드백을 제공했고, 이는 Biggs(1996)의 건설적 정렬 관점과 정합적이다. 학습자가 의미를 구성하도록 설계된 활동이 의도한 학습성과와 평가와 정렬될 때 학습 경험이 강화된다는 이론적 준거는, 에듀테크 통합 수업에서 ‘도구 선택’이 ‘교수 기능 강화’로 정당화되어야 한다는 점을 명료하게 해준다. 따라서 본 연구는 예비교사 교육에서 에듀테크 활용을 ‘기술 숙련’이 아니라 ‘정합성 기반 설계 판단’으로 재정의할 필요성을 경험적으로 뒷받침한다.
본 연구의 가장 중요한 발견은 에듀테크·생성형 AI 활용 수업의 성패가 ‘도구의 풍부함’이 아니라, 학습목표-의사소통 활동-형성평가가 서로 연결되는 정합성에 의해 좌우된다는 점이다. 참여자들은 초기 설계에서 새로운 도구를 최대한 많이 보여주려는 경향을 보였고, 이는 Papert(1987)가 지적한 기술중심주의와 맞닿아 있다. 즉, 수업의 핵심 질문(무엇을, 왜, 어떻게 배우게 할 것인가)이 ‘무슨 도구를 쓸 것인가’로 대체되는 순간, 수업은 학습경험 설계가 아니라 도구 시연으로 흘러갈 위험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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